Be An Artist Microdot

래퍼 또는 연예인, 아티스트 또는 어부. 사람들이 마이크로닷을 규정하는 동안 그는 26곡으로 꽉 찬 정규 음반 <Prophet>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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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락은 STUSSY by WAPTSHOP 제품

사랑과 이별, 슬픔과 외로움, 음악과 꿈. 저의 첫 정규 음반 <Prophet>에는 저의 모든 게 담겨 있어요. 무려 26곡이에요. 원래는 제 나이 스물다섯 살에 맞추려고 했는데, 빼기 아쉬운 곡이 있어서 하나 더 넣었어요. 싱글만 내는 시대에 웬 26곡짜리 정규 음반이냐고요?

제가 처음 힙합에 빠졌던 10년 전만 해도 음반이라고 하면 18곡에서 20곡은 기본이었다고요. 그때 제가 그런 음반들에서 느꼈던 뮤지션의 진심을 저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1~2곡으로 진심을 다 전할 수는 없잖아요. 곡마다 메시지도 다르고, bpm도 제각각이에요. 제 성격이 그래요. 한없이 긍정적이다가도 우울감에 빠지기도 하고, 다 좋아 보이다가 아닌 것 같을 때도 있고요.

그래서 이 음반이 지루하지는 않을 거라는 건 장담해요. 아마 한 번에 모든 트랙을 다 들어보는 사람이 흔치는 않겠지만요. 다들 언제 그렇게 작업을 한 거냐며 놀라는데, 사실 음반에 들어가지 않은 곡을 모두 더하면 50곡이 넘어요. 작업하는 것도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음악을 만들고 무대에 오르지만, 한 번도 그걸 직업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작업하는 시간을 따로 두지 않아요. 운전할 때도 만들고, 자기 전에도 만들어요.

이 음반의 70%는 헬스장에서 유산소운동을 하던 와중에 만든 거예요. 26곡 중에 지금의 저와 가장 가까운 곡을 꼽자면 ‘Dining Table’이나 ‘Back in Time’, ‘Artist’예요. 모두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내용이 담겨 있어요. 부모님에 대한 것부터 비싸고 좋은 것을 사는 게 순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 이야기, 그리고 음악을 대하는 저의 태도 같은 것. 저를 붙잡았던 것들을 천천히 놓으면 또 다른 기회가 온다는 것을 이 음반을 만들면서 깨달았거든요. 어쩌면 어른이 되는 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갑자기 저 되게 늙은 것 같죠? 낚시 프로그램 <도시어부>를 하면서 이경규 형님이랑 이덕화 형님이랑 가까워져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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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은 FUZZ by WARPED 제품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에 비하면 정말 많은 변화가 생겼어요. 사실 이번 음반의 멜로디컬한 곡을 두고 변했다거나 팔리는 음악을 한다는 사람들도 있을 거예요. 안 믿겠지만 원래 그런 음악도 좋아했어요. 그런데 예전에는 자신감이 없었어요. 멜로디에 얹을 가사를 제대로 쓰기엔 한국말이 부족했거든요. 콤플렉스였어요. 그런데 지금이면 할 수 있고, 해도 되겠다는 생각에 만들었어요. 물론 윤종신 씨처럼 시적인 표현을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요. 뭐, 어떻게 말해도 욕할 사람은 하겠죠.

그래서 트랙 배열을 비슷한 곡끼리 이어지지 않도록 했어요. “뭐야. 변했어”라고 할 때쯤 다음 트랙은 정통 힙합이 나오는 거죠. ‘변했다’는 말이 꼭 음악만 두고 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알아요. 아마 제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걸 보고 이제 연예인이 되려고 한다는 말도 있을 거예요. 괜찮아요. 예능도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거든요. 유명해지려고 하는 것도, 돈 때문도 아니에요. 뉴질랜드에 있을 때부터 낚시를 좋아해서 <도시어부>에 출연하는 거고, 연애 감정에 관심이 많아서 <모두의 연애>도 즐겁게 하고 있어요.

최근에 스스로 세운 목표가 있어요. 누구보다 TV에서 자주 볼 수 있고, 누구보다 곡을 많이 쓰는 아티스트가 되는 거예요. 어느 쪽에서도 부정할 수 없는 존재가 되는 거죠. 전에는 막연히 ‘랩을 하니까 나도 아티스트’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제가 스스로 아티스트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시작부터 완성까지 모두 직접 만들기 때문이에요. 예술적인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그걸 0부터 100까지 과정을 거쳐 완성하는 기술이 있어야 진짜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번 음반 <Prophet>을 그렇게 만들었고요. 그렇지만 어떤 식으로 불려도 괜찮아요. 사람들의 생각까지 관여하고 싶지 않거든요. 경규 형님처럼 ‘마닷’이라고 하든, <쇼미더머니>에 나왔던 애로 기억하든 상관없어요. 낚시 잘하는 어부든 뭐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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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강예솔
  • 포토그래퍼 허재영
  • 헤어 김지혜
  • 메이크업 김지혜
  • 어시스턴트 김연유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