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아닌, 에즈라 밀러

"예술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저는 아마 죽었을 거예요. 아주 옛날에 죽었을 거예요."

“담배 한 대 피울까요?” 웨스트 할리우드 호텔에서 눈물을 닦고 있던 내게 물었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에서 ‘크리덴스 베어본’ 역을 맡은, 26살 배우 에즈라 밀러(Ezra Miller)는 현재 영화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라이징 스타다. 내가 호텔에 도착한 뒤에도 쭉 마리화나를 피었다. 우리가 대화하는 동안 엉엉 울다시피 하고 있는 나에게도 나눠주기로 결심한 것. 한 모금 빨아들인 나는 민망할 정도로 기침을 해댔다.

인터뷰가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다. 지금까지 한번도, 그것도 일하는 중에 울음을 터뜨린 적이 없었다. 그렇게 그와의 인터뷰는 예측할 수 없었다. 그의 방으로 갈 생각도 없었다. 그가 요구했던 버니 머리띠, 망사 스타킹 그리고 14 사이즈의 힐로 완성된, 남성과 여성을 넘나드는 플레이보이 촬영이 진행될 스튜디오에서 이야기할 참이었다. 그는 스태프가 면도를 해줄 동안에도 마리화나를 피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홍보담당자가 다음 날 아침 호텔 1층 레스토랑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다. 아침 11시 30분에 예약을 해뒀다.

다음 날, 그는 레스토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나를 발견하고 방으로 데려갔다. 그는 방으로 들어가기 전 방이 지저분하다며 사과를 했다(나는 레스토랑 예약담당자였던 사람으로 그의 방으로 올라가기 전, 예약을 취소하지 않았던 것을 공개적으로 사과하기에 지금이 딱 좋은 타이밍인 것 같다. 앞으로 다시는 그럴 일이 없을 것이다).

이제 막 퀴어가 된 사람으로서 이해해주는 존재들을 찾으려고 했어요. 그리고 그들과 25번째 전생에서 결혼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폴리아모리’ 집단 같은 거죠.

그는 객실의 테라스로 안내했다. 나는 큰 크리스털 그릇이 있는 테이블 의자에 앉았다. 그는 곧 따라와 내게 송홧가루를 건네주며 혀 아래로 조금씩 맛보라고 했다. 아마 타는 듯한 느낌을 받을 거라며 내 앞에서 해 보였고, 나는 아주 조금씩 짜 넣어야 한다는 것을 늦게 깨달아버렸다. 그는 나를 보며 웃었다. 그러던 중 그가 어제와 똑같은 옷을 입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죽음의 저주 중 하나인 ‘아바다 케다브라’라고 쓰인 티셔츠도 똑같았다. 그 티셔츠는 에즈라 밀러같은 <해리포터> 열성 팬에게는 딱이었다. 몇 주 후 그가 영국 시사회에 등장했다. <해리포터>의 부엉이를 오마주한 깃털 옷을 입고 ‘아바다 케다브라’를 문신으로 새긴 채 말이다.

철학, 역사, 정치 이론까지 언급하며 이야기하는 그는 에너지 넘치고 수다스러웠다. 이 순간만큼 열정 가득한 시간이 또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가 내게 했던 예상치 못한 질문은 “물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어요?”라는 거였는데,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대화는 이어졌다.) 그는 2011년 영화 <케빈에 대하여>, 2012년 영화 <월 플라워>로 스타덤에 올랐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레드 카펫 스타일로 다수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오히려 팬들은 흥행은 저조했던, 슈퍼히어로가 대거 출연한 영화 <저스티스 리그>에서의 재간둥이 ‘플래시’를 가장 좋아한다. 플래시가 등장하는 슈퍼히어로 물은 현재 진행 중이라고 한다. 언제 개봉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렇게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는 그의 대표작이 되었다.

“에즈라 같은 사람을 본 적이 없어요.”라며 데이비드 예이츠가 말했다. 그는 <해리포터> 시리즈,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 등 총 6개의 작품을 에즈라 밀러와 함께했다. <신비한 동물사전> 출연진들 모두 그를 ‘감탄스러운 배우’라고 표현했다. “그는 촬영장에 항상 즐거움을 가져오는 배우에요. 테이크 중간에 이누이트 전통 노래를 부르거나 기공을 연습하거나 스태프들과 웃으면서 시간을 보내요.”

가끔 오랫동안 섹스를 하지 않아요. 하는 것만큼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거든요. <크레덴스>를 연기할 때 안 할 때가 많았고 외롭게 지내는 시간이 많았어요.

11월 16일,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가 개봉하기 전 영화를 둘러싼 미디어의 관심은 끊이지 않았다. 아마도 가장 화제를 모았던 건 주드 로가 연기한 젊은 ‘알버스 덤블도어’와 조니 뎁이 연기한 ‘겔러트 그린델왈드’의 로맨스였다. J.K 롤링이 해리포터 시리즈를 완결한 후 덤블도어 교수가 게이라고 발표한 일도 한 몫했다. 하지만 그는 준비돼있었다. 무엇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지 알기도 전에 알고 있었다.

“로맨스에 대해 결론지었어요. 첫 편을 작업할 때부터요.” 자신을 퀴어로 구분하는 그는(퀴어는 성 정체성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것을 아우르는 ‘우산’이라고 했다) 덤블도어의 성 정체성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았다는 몇몇 편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올바른 선택을 내릴 것이라고 믿었다. “조가 모호한 느낌을 사람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을 알아요. 특히 우리가 선과 악을 구분하는 것처럼, 그녀도 분명히 그 영역을 탐험하는 일에 관심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영화의 또 다른 이슈는 조니 뎁과 관련 있었다. 이 주제는 밀러가 장황하고 또 깊게 이야기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고, 딱히 불편해하지도 않았다. 2017년, 새로운 영화에서 조니 뎁이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는 소식에 이어 전부인 앰버 허드가 그를 폭행으로 고소했다. 그 당시 롤링은 조니 뎁 부부는 원래 헤어질 마음이 있었다며 그를 옹호했다.

나는 밀러에게 롤링이 조니 뎁의 출연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는지 물었다. 그는 “아니요. 아무도 그 이야기를 한 적 없어요. 아무도 몰랐어요.”라고 답했다. 조니 뎁과 연기하는 것이 괜찮았는지 물었을 때 더욱 대답하기 어려워했다. “저는 일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요. 그리고 최선을 다해요.”라고만 할 뿐. 긴 침묵 끝에 대답을 이어갔다. “사실 인생의 많은 일들이 저에게 괜찮지 않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괜찮다’라는 범주가 얼마나 넓은지 깨달았어요.”

또 다른 이야기는 영화의 악역인 ‘그린델왈드’와 트럼프 대통령의 유사성으로 흘러갔다. 영화의 배경이 제2차 세계대전 직전으로, 마법사는 그의 추종자들에게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배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밀러처럼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는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세계 정치에 대한 걱정이 많을 거예요.”라고 말한다.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도망치려는 하는 거예요. 이 영화가 전하는 스토리는 사실 꽤 보편적이죠.” 그는 영화가 전달하는 반파시즘 메시지는 현실의 우려를 반영해 ‘적당히 알맞은 때’에 개봉했다고 말했다. “뭔가 잘 못 됐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출연했던 2015년 영화 <더 스탠포드 프리즌 엑스페리먼트>의 감독 카일 패트릭 알바레즈는 그와 작업하는 것이 아주 좋았다고 한다. “밀러에 대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말은 ‘그 어디에도 그와 같은 사람이 없다’라는 겁니다. 카메라 안팎으로요.”

그는 할리우드 스타가 하지 않을 법한 생각들을 한다. 일례로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아주 많이. 얼마나 자주? “매일. 항상이요. 사무라이 방식이에요.” 라면서 즉흥적으로 노래를 만들어 부른다. “헬로, 헬로! 네 물론이죠. 불교에서는 죽음에 대해 하루에 5번 이상 생각하라고 해요.” 마법과 초자연적 현상에 매료된 그에게 우리가 핼러윈 날에 만난 것이 너무 적절한 것 같다고 언급하자, 그는 “아마 영혼들도 이 인터뷰에 참여할 수도 있어요. 이미 말을 하고 있을 수 있어요.”

살아오면서 여러 번 공격당했어요. 편견이 아주 심한 사람들에게 공격을 당했죠. 물론 성 정체성이 중요한 역할의 오디션에서도요.

뉴저지에서 태어난 그는 힘든 성장과정을 겪었다. 실제로 성장통을 겪기도 했다. “그거 알아요 저는 뼈가 이상해요.” 잘 모르겠다고 답하니 그는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그의 팔과 목 뼈 부근으로 가져갔다. 역시 의사가 설명할 것 같은 뼈를 갖고 있었다. 종종 통증이 찾아온다고 한다.

그는 어릴 때 언어장애 때문에 괴롭힘을 당했다. 그래서 부모는 그에게 언어 치료를 받게 했는데, 치료받기를 무척이나 싫어해 “누군가 나를 고치려 할 바에 그냥 고장 난 상태로 있을래요”라고 했다고. 대신 주술 형태의 노래를 통해서 언어 장애를 극복했다고 한다. “유치원 음악선생님이 어떤 마법을 보여주곤 했는데, 그 덕분에 노래를 시작하게 됐어요. 창의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는 진정한 아티스트만이 할 수 있는 거예요. 일단 지팡이를(물론 손가락으로) 아이를 가리킨 다음 ‘너는 아티스트다’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는 유치원 때다. 같은 반 남자아이에게 빠져서 그의 누나한테 자신이 게이인지 물어봤던 일이 있었다고. 그리고 처음으로 성적인 꿈을 꿨을 때를 기억했다. 4살 당시에 꿨던 꿈의 일부는 마녀가 그를 물기둥에 가두는 장면이었는데, ‘애가 타지만 기분이 좋았던’ 경험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나중에 성적인 꿈과 특이한 뼈와 관련해 “웃기게도 인터뷰를 시작할 때면 한번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주제에 대해 대화할 거라는 사실을 깨달아요.” 그에게 어린 시절 <플레이보이>에 관한 기억이 있는지 물었을 때, 초등학교 때 친구와(친구이자 성 파트너) 친구의 어머니가 숨겨둔 섹시한 물건들을 발견했다고 한다. 거기에 <플레이보이>, 카마수트라(“영향력이 굉장히 강력한 것으로 기억해요.”) 그리고 란제리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우리는 그 물건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면서 서로 ‘그곳’을 만져주곤 했어요.”라고 하며 어떻게 개인적인 일을 털어놓게 됐는지 생각하며 능글맞게 웃었다.

양성애자인 그는 얼마나 많은 이별의 상처를 받았는지도 털어놨다. 실패한 연애 때문에 일부일처제가 자신과 맞지 않다며 더 이상 완벽한 파트너가 되기를 포기했다고 한다. 본인을 ‘성적인 존재’로 부르며, 다자간 연애를 의미하는 ‘Polyamory’와 분자를 뜻하는 ‘Molecule’의 합성어 ‘Polycule’라고 불리는 무리의 사람들과 동료애를 느낀다고 한다.

그 사람들 중에는 그가 속한 밴드 Sons of an Illustrious Father의 멤버들과 자신이 ‘Polycule’에 속한다 생각하는 사람들, 그리고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도 포함된다고 했다. 그가 생각하는 ‘Polycule’의 소속되기란 쉽지 않다. “저는 이제 막 퀴어가 된 사람으로, 그런 저를 이해해주는 퀴어들을 찾으려고 해요. 그리고 왠지 그들과 25번째 전생에서 결혼했던 느낌이 들어요. 그들은 ‘폴리아모리’ 집단에 속해요.”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어떤 ‘Polycule’라는 그룹에 속하게 된 거예요. 우린 같은 그룹에 속하고 또 서로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룹에 속한 모두를 좋아하기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어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카마수트라를 접했던 그는 섹스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때 탄트라 불교의 단어를 사용했다. 그는 “저는 주로 황홀경에 달하는 수행에 중점을 두지만 정적인 수행도 가끔 해요. 그래서 가끔은 오랫동안 섹스를 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섹스를 하지 않는 것은 섹스를 하는 것만큼 중요하거든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확실히 그가 다른 사람들과 관계 맺기를 어려워하고 또 학대 당하면서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크레덴스 베어본(<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중 그가 맡은 역)’을 이해할 때 정말 도움이 됐다고 한다. 촬영에 돌입하기 전 그는 유럽으로 떠나 고독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낯선 사람에게 그 답지 않게 자신을 소개하며, 심지어 도둑질까지 시도했다고 한다(물론 훔친 돈은 재빨리 돌려놨다). “크레덴스를 연기할 때는 확실히 섹스의 횟수가 적고 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완전히 혼자, 혼자, 혼자, 혼자, 혼자요.”

그는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의 주요인물이지만, 다른 역할로는 아마 ‘플래시’로 알려진 베리 알렌일 것이다. 이미 4년 전, 영화 <플래시>에 캐스팅된 그는 이후 베리 알렌으로 두 편의 영화에 카메오 출연했음에도 단독 영화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다시 플래시 팬들에게 전해지는 슬픈 소식은 그가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를 촬영할 수 있도록 영화 제작이 연기됐다는 점이다.

그는 단독 영화가 무산될 수 있다는 것을 걱정할까? 물론이다. 그것보다 그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우리 행성이다. “인류는 우리의 ‘에어비앤비’ 계정을 완전히 망치고 있어요. 지구를 대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해요.”라며 알 듯 말듯한 농담을 던진다.  할리우드 영화 시리즈의 운명은 그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모양이다.“ 이 세상에서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도 일이 확실해질수록, 우리는 엄청난 영화를 만들 거라는 걸 알아요.”라며 말했다. “제 인생의 꿈 중 하나에요.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베리 알렌을 알고 있는 누구나 그가 늦게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베리 알렌이 나타나는 순간 모든 것이 해결돼요. 우리는 그저 믿음을 갖고 있기만 하면 돼요.”

예술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저는 아마 죽었을 거예요. 아주 옛날에 죽었을 거예요. 아마 직접 목숨을 끊었을 거예요.

‘헨리 카빌의 슈퍼맨과 벤 에플렉의 배트맨 등 배우 캐스팅이 바뀔 거라는 루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라고 물었다. “사람들이 어떤 정보를 어떤 방법으로 얻든 주로 믿을 수 없는 정보들이에요.”라며 비밀스럽게 대답했다.

그는 영화계의 ‘두 번째 황금기’에 속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했다. 왜냐하면 그는 그 이전 황금기는 아주 옛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타임스 업’ 운동 이전을 “아직도 남아있는 인종차별, 성차별, 성폭행이 난무하는 문화”라고 했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경험이 있는지 물어봤을 때, 그는 할 말이 아주 많다고 했다.

“저는 꽤 어린 나이부터 여러 가지 상황의 학대로부터 살아남았어요.”라고 말한다. “성적인 관계를 갖기도 했던 가까운 친구가 매우 폭력적으로 돌변했던 적도 있어요. 그래서 영화 <월 플라워>는 저와 꽤 비슷한 점이 많았어요.”라며 영화에서 맡았던 ‘패트릭’ 역할을 언급했다. 패트릭은 고등학교에서 몰래 만남을 가졌던, 인기 많은 미식축구 선수에게 폭행당하는 캐릭터다. 이때부터 그는 자기가 당했던 일에 대해 설명했다. 나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고 곧 흐느끼며 울었다.

“살아오면서 여러 차례 공격당했어요. 편견이 아주 심한 사람들에게 공격당했거든요. 물론 성 정체성이 중요한 역할의 오디션에도 마찬가지였죠. 이런 고통을 겪어본 사람들, 모든 성별, 모든 타입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주는 것이 너무 중요해요. 모든 사람이 피해자고, 모든 사람이 생존자예요.”

 아니에요. 지금 당신의 심정을 이해해요. 저도 울고 있어요.

어떻게 참고 견뎌냈는지 물었을 때, 그도 함께 울었다. “저에게는 예술밖에 없어요. 예술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저는 아마 죽었을 거예요. 아주 옛날에 죽었을 거예요. 아마 직접 목숨을 끊었을지도 몰라요.” 밀러는 범죄 행위 그 자체보다 범죄의 이유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그를 학대했던 사람들을 감옥으로 보내지길 원치 않고, 감옥을 간다고 해도 달라질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했다. “제가 보기에는 내가 당신이고 당신이 저에요. 우리는 서로의 마음에 남았어요. 모든 세상이 당신의 마음에 남아 있어요. 그리고 누구나 자신의 몸을 가마솥으로 삼고 부교감 신경의 마법을 이용해 이 세상을 고칠 수 있어요. 아무나 할 수 있어요. 그저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을 뿐이에요. 그래서 우리 모두 아직까지 여기에 있는 거예요. 아직 아무도 시도를 안 했거든요. 우리는 그저 기다리는 중이죠.”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그에게 사과하자 그는 “아니에요. 당신의 심정을 이해해요. 저도 울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기침을 하자 그는 정겹게 말하며 “개인적인 일로 가슴 아파하고 또 눈물 흘릴 수 있는 기자의 글이 제가 바로 읽고 싶은 글이에요.” 그러면서 요즘 시대에 기자로 일하는 것은 “스페인 공화국군에 입대하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기자님은 이제 정말 큰일 났어요!”라며 웃었다. 공간은 하루 중 가장 따뜻한 웃음으로 채워졌다.

결국 비행기 시간에 늦었다고 연락이 왔다. 그는 속도를 올리며 보라색 여행가방을 들고 몇 없는 물건을 집어넣었다. 물론 크리스털 그릇도 빼먹지 않았다. 곧바로 문밖으로 나가 기다리고 있던 차에 올라탄다. 그리고 그는 내 손을 그의 머리로 가져가며 인사했다. 에즈라 밀러는 할리우드만 바꾸고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그는 그날 이후 기자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놨다.

Credit

  • 에디터 김민지
  • 번역 김윤진
  • 모델 Ezra Miller
  • 포토그래퍼 Ryan Pfluger
  • Ryan Gajewski
  • 사진제공 Playboy.com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