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X의 독립 선언

“온전히 내 스타일대로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건 정말 자유로운 기분이 들어요"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리지 플래핑거(Lizzy Plapinger)는 당신의 삶 속에서 10년 넘게 자리해왔다. 부티크 레코드 회사 네온 골드(Neon Gold)를 이끄는 팀 중 한 팀인 플래핑거는 젊은 아티스트를 대표하고 새로운 밴드에 국제적인 명성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 모든 것은 그가 늘 인디 음악의 통통 튀는 사운드를 표현하고자 노력하고 신시사이저를 다양하게 시도하는 작업을 통해 일궈낸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일뿐 아니라 플래핑거는 MS MR의 멤버로 당신의 귓가에 음악을 전해주기도 한다. 그런 플래핑거가 이제 또 다른 도전을 하려고 한다. 솔로 활동을 하려는 것이다.

“사람들을 특정 공간 안에서 당신에게만 집중하도록 하는 일은 아주 불편한 대화를 하는 것과 비슷해요”라고 플래핑거는 전화기 너머로 이야기한다. LPX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녹음하고 공연을 하면서 플래핑거는 자신의 소리와 이미지에 관해 자주적으로 정립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듀오로 활동하던 그였기에 팀의 일원으로 생각하고 움직이던 습관부터 바꿔야 했다. “저는 다른 사람을 지지하고 격려해주기가 쉬워요. 함께 일하는 아티스트나 심지어는 함께 일하지 않은 아티스트에게도 전 치어리더 같은 역할이거든요. 프로페셔널한 치어리더요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을 정말 좋아해요.” 플래핑거의 말처럼 그는 정말 훌륭한 치어리더다. 하임(HAIM), 엘리 굴딩(Ellie Goulding), 아이코나 팝(Icona Pop), 패션 피트(Passion Pit) 외에도 여러 아티스트가 네온 골드를 통해 커리어를 시작했다. 반면, 그의 회사에 소속되었던 아티스트로는 찰리 XCX(Charli XCX), 크리스틴 앤 더 퀸스(Christine and the Queens), 마리나 앤 더 다이아몬즈(Marina and the Diamonds) 등이 있다.

다른 아티스트를 대표하던 플래핑거가 정작 본인의 음악 활동에서는 힘든 싸움이 많았다. “LPX의 입장에서는 좀 더 불편한 점이 많아요”라고 그는 한숨을 쉬다 웃으며 말한다.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또 혼자 모든 것을 처리하고 헤쳐 나간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끼는 것이 무척 중요했어요. 더 어렸다면 솔로 아티스트가 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이 서른 살의 아티스트는 <LPX> EP, <Junk of the Heart>에서 팝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밀도 높은 음악을 지양하고 오히려 날 것 느낌의 보컬과 솔직함이 담겨있는 가사를 선보인다. 간단하게 말해, LPX에게 사실을 말하는 것이 쉽다: “지금은 저의 가장 솔직하고 진짜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최고의 모습이라고 판단했어요. 모든 걸 너무 애지중지하지 않고 불편한 모습에서 벗어나 제 흉터와 속내도 더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죠.”

플래핑거는 인디 음악가로 성장한 과정에 관해 자부심으로 가득했다.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고 온전히 제 스타일대로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건 정말 자유로운 기분이 들어요.” 그녀는 자신의 팬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타협하지 않는다. “스마트 폰을 보면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셜미디어 활동으로 보냈는지 알 수 있잖아요. 가끔 그 시간을 보면 정말 최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플래핑거는 화가 난 듯 흥분하며 말한다. “그걸 보면서 정당화해보려 해요. 어찌 보면 네온 골드와 LPX를 위해 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일일 수도 있잖아요. 제가 가진 유일한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이자 직접적인 홍보 수단이니까요. 소셜미디어에 푹 빠져 있어서 감당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좀 이상할 때도 있지만요. 가짜 현실과 세상에 저를 내보이는 것. 그래서 어떤 일들이 진행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 그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고 해요.”

그는 네온 골드 소속 아티스트와는 달리, 플래핑거에게는 언제나 그의 곁에서 힘을 주는 치어리더가 없다. “소셜미디어는 홍보와 영감, 그리고 팬들과 소통하기에 아주 훌륭한 도구예요. 다른 많은 사람보다 전 소셜미디어를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라고 그는 솔로 아티스트의 장단점에 관해 이야기하며 말한다. “하지만 저는 라이브로 공연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화면에 제 곡이 몇 위인지 보는 것도 좋지만, 뮤지션이 관객들 앞에 서서 인간 대 인간으로 교류하고 소통하는 것이 없다면 순위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좋아하는 건 그런 것들이에요. 만약 평생 라이브 투어만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어요.”

LPX라는 이름으로 전국 클럽에서 공연하는 것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각종 페스티벌에서도 공연을 하고 싶어한다. 지금까지 나온 모든 음악(최근 출시된 EP와 현재 계획 중에 있는 세 번째 EP, 그리고 연이어 나올 LP)은 그의 팬들이 모여 따뜻한 저녁 공기를 마시며 듣는 것을 염두하고 만들었다고 한다. 솔로 아티스트가 된 플래핑거에게는 무엇보다 사람들을 자신의 팬으로 만드는 것이 더 어렵고 오래 걸리는 작업이었다고 한다. “처음 LPX로 활동을 하기 시작했을 때에는 완전히 독립적인 아티스트가 됐다는 사실에 자부심이 느끼고 기분 좋기만 했어요. ‘이거 진짜 끝내준다! 난 이 업계에서, 여자로서, 얼터너티브 록 분야에서 개척자가 될 거야! 그리고 CEO이자 사업가로서, 내가 가진 모든 지식을 바탕으로 스스로 성공해낼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마 첫 EP였던 <Bolt in the Blue>를 발표하고 난 후로 기억하는데, 그렇게 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그런데도 그는 자신이 훨씬 강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곤 현재 겪고 있는 약간의 불편한 마음을 떨쳐 버리기로 했다. “짓눌리는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그 순간에는 ‘젠장, 내가 너무 욕심을 부렸나 봐’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러다 생각을 바꿔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저를 다독이기 시작했어요. 멋진 기분이었답니다. 전 아티스트로서 아주 유연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음원 발표 스케줄이 어떻게 되든 어떤 장애물이 등장하든 그 모든 것은 어차피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 잘 해결해낼 거라 믿고요. 지금 당장 해답이 없을지 몰라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거예요.”

LPX로서 그녀의 꿈에 대해 이야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플래핑거는 다시 최고의 치어리더로서그의 역할에 관해 이야기한다. “우리 회사의 아티스트가 페스티벌에서 공연하거나 쇼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정말 미치도록 행복해요”라고 소속 아티스트에 대해 자랑스레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관계를 이어 나가는 것을 아주 중요시해요. 네온 골드에서도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답니다. 우리와 함께 작업한 모든 아티스트는 다 제 가족을 만난 적이 있고 저도 그들의 가족을 만나기도 하는 정도예요. 업무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사람 간의 관계는 제 삶의 아주 큰 부분이에요. 지금까지 성실하고 충분히 존경할 만하고 일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돼 정말 행운이라 생각해요.”

그러던 중 그는 갑자기 하던 말을 끊고 그의 솔로 커리어에 관한 주제로 화제를 바꿨다. 하지만 그는 “자학적 관계”라고 말하는 음악 산업에 대한 넘치는 애정과 그의 친구들을 향한 자랑스러움, 그리고 플래핑거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과 흥분. 그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고 만끽할 준비가 돼 있었다.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이 하는 일과 자기 자신에 대해 뿌듯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결국에는 제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반영해주는 것 같아요. 솔로 활동을 하는 데에도 그런 선의가 힘을 줬어요. 경외심이 느끼고,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사람과의 관계에 관한 이런 헌신적인 마음은 그의 삶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전 대너리스가 이겼으면 좋겠어요(인터뷰 당시, 왕좌의 게임 시즌 8이 방영 중이었다)! 다른 사람들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들 그렇게 원할 거라 생각해요”라고 그는 웃으면서 말한다. 그는 <왕좌의 게임> 줄거리를 예측하는데 무척이나 진지하다. 이렇게 드라마의 전개에 대한 그의 바람을 외치듯 이야기한 후, 플래핑거는 자립적인 여성이자, 음반사의 대표, 그리고 음악적 파트너를 통해 그가 터득한 모든 재능을 바탕으로 그의 예측을 다시 곱씹었다. “저는 프로그램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더 큰 전투는 그들끼리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훨씬 큰 존재와 싸우는 것이라는 사실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모두 힘을 합쳐 그 존재와 전투하고 결국엔 모두가 공존해야 한다는 자연의 균형을 깨닫게 됐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때에도 대너리스가 우두머리로 공존해야 하겠죠!”

모든 것을 견뎌내고 평화를 지켜 온, 역경 속에서 더욱 번성하는 독립적인 여성이라니? 어디서 많이 들어본 사람 같다.

Credit

  • 에디터 김민지
  • 번역 이연정
  • 포토그래퍼 Tafv Sampson
  • Bailey Pennick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