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 모델 박솔나리

"10년 뒤 훨씬 여유 있고 멋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 같아요. 이상하게 그런 확신이 들어요."

Q1 피트니스 모델 일을 시작할 때 어땠어요? 계기가 있을까요?
피트니스 대회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촬영이 들어왔어요. SNS에 보디 셀카나 대회 사진을 많이 올렸는데, 그 모습을 보고 연락이 오더라고요. 사실 연극영화과를 졸업했어요. 카메라 앞에 서는 걸 좋아하기도 해요. 대학교 때는 단편영화 같은 걸 많이 찍어봤지만, 모델은 피트니스 대회 출전 후 시작하게 된 일이라 새로웠고요. 무엇보다 촬영하는 과정이 즐겁고 결과물이 나올 때 정말 행복해요.

Q2 피트니스 선수로 챔피언 자리에도 올랐죠. 대회에 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피트니스 대회를 출전하게 되는 계기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데, 크게 두 가지인 것 같아요. ‘운동’ 자체를 너무 좋아해 자연스럽게 대회로 이어지거나, ‘무대’를 동경하거나. 저는 후자였어요. 우연히 피트니스 잡지를 봤는데 무대 위에 서 있는 선수들 사진이 너무 멋지더라고요.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도 저렇게 설 수 있을까?’ 싶었지만 서른을 앞두고 바로 도전했죠. 서른이 되기 전, 도전하기 좋은 타이밍이잖아요.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고 또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어요. 대회 출전하기 전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긴 했지만, 목표가 없었죠. 무대에 서기 위해서는 그보다 멋진 몸을 만들어야 했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어요. 모든 것을 절제해야만 했고요. 목표량을 채워야 하니까요. 편하고 싶은 모든 욕구를 절제해야 하고, 뭐 식단은 말할 것도 없어요. 인간이 가진 모든 욕구를 다 통제하는 시간이었죠(하하). 제한된 생활 패턴 때문에 같이 대회 준비하는 사람 외에는 거의 만나지도 않았어요. ‘이러다 몸에서 사리 나오겠다’ ‘고기 먹는 스님’이라고 농담을 주고받았죠.

Q3 대회 사진을 봤어요. 조명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라고요. 그 순간을 기억해요?
가장 떨리는 순간이었어요. 번호와 이름이 호명되면 당당하고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면서 무대로 걸어 나가야 하거든요. 조명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다가 1분 정도 지나면 서서히 심사위원의 얼굴과 객석이 보이기 시작해요. 그 틈에서 저를 응원해 주는 친구들의 목소리와 얼굴을 보면서 여유를 찾았어요. 그 순간을 떠올리면 시간이 지난 지금도 떨려요. 생각하는 것 만으로요!

Q4 지금은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무대 위 선수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볼 때마다 멋지죠. 모두가 다 같은 고통을 이겨낸 선수들이잖아요.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알기 때문에 긴장한 선수를 보면 긴장을 풀어주고 싶은 마음도 크고요. 포즈를 취하다가 삐끗하거나 실수하면 특히 안타깝고 그래요. 그중에 눈빛, 표정에서 간절함이 느껴지는 선수가 있거든요. 그런 선수가 좋은 결과를 받고 눈물 흘릴 때는 같이 울 때가 많아요(하하).

Q5 수많은 선수의 몸을 봤을 것 같아요. 본인 몸을 포함해서요.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모습은요?
스스로 관심 두고 애정으로 관리한 몸이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것 같아요.

Q6 그렇다면 박솔나리의 뮤즈가 있나요?
절대적인 뮤즈는 없지만 요즘은 제니퍼 로페즈를 보며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50대라고 느껴지지 않는 건강미. 엄마로서 아티스트로서 사업가로서 또 자기 자신으로서 모든 면에서 프로인 것 같아요. 최근 베르사체 패션쇼의 피날레를 장식한 모습을 봤어요. 그순간 ‘나도 저런 멋진 여자이고 싶다’ 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정말 멋진 여자예요.

Q7 미인대회 같은 대회가 한편으로는,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제시한다는 의견이 있어요. 참여도 했고 또 심사하는 입장에서 박솔나리님의 생각이 궁금해요.
몇 년 전만 해도 그런 분위기가 없지 않았어요. ‘얼굴 예쁘고 날씬하면 된다’는 평도 많았죠. 하지만 요즘은 달라요. 근육의 강도도 높아야 하고 보통의 경험으로는 입상하기가 어려워질 정도로 대회 수준이 많이 올라갔거든요. 그야말로 ‘피트니스’ 그 자체예요. 미인대회와는 차이가 크죠. 획일화된 미의 기준이라기보다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기준이라는 건 어느 정도 획일화가 되기 마련이고, 그 기준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기도 하잖아요. 전에는 큰 눈과 높은 코가 절대적인 미의 기준이었다면 요즘은 쌍꺼풀 없는 눈과 오목조목한 동양적이고 수수한 얼굴이 미인이라고 여겨지기도 하는 것처럼요.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이 건강에 관심 가지면서 ‘건강미’ 있는 모습이 기준점으로 자리 잡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아요.

Q8 오늘 촬영 콘셉트는 정적이었어요. 고혹적이기도 했고요. 촬영은 어땠는지, 충분히 즐겼는지 궁금해요.
그동안 해온 촬영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힘 빼고 촬영했어요. 새로운 느낌이라 더 즐거웠어요. 현장에 있던 스텝들 덕분에 더 편하고 재미있게 했어요. 저한테 촬영은 힐링이에요.

Q9 박솔나리에게 ‘섹시하다’는 것은 어떤 걸까요?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 줄 아는 것.

Q10 촬영이나 대회 준비가 없는 날에는 어떻게 지내요?
본업인 트레이너 일을 하면서 지내요.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라 힘들 때도 있어요. 처음 시작했을 때는 마냥 즐거웠다가 한동안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했지만(하하). 30대가 되면서 회원과 더 깊이 있는 대화를 하게 되어서 그런지 예전보다 깊게 소통하고 도움 드리는 순간이 의미 있고, 감사하게 느껴져요.

Q11 SNS를 보면 먹고 싶은 욕구 사이에 항상 갈등하는 것 같아요. 하루 중 하는 가장 큰 고민일까요?
솔직히 촬영이나 프로젝트가 잡힐 때 식단관리를 엄격하게 하는 편이고, 평상시에는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먹어요. 다만 적당히요. 과식이나 술을 마시지 않고요. 적정 체중을 정해 놓고 그 이상이 넘어가지 않게 스트레스받지 않을 정도로 관리해요. 주변에서 ‘먹어도 안 찌는 체질’이라고 얘기하지만 나름의 관리하고 있는 거죠(하하).

Q12 최근 몰두하거나, 푹 빠져버린 것이 있어요?
좋은 노래 찾아 듣기.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아침 식사할 때, 출근길, 퇴근길에 노래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정말 커요. 그 작은 것 하나로 아침 먹는 시간이 좀 더 여유 있게 느껴지고, 출근길은 괜히 상쾌한 기분마저 들기도 하고, 퇴근길에는 온종일 일에 치였던 몸과 마음이 평안해지거든요. 원래 노래 듣는 걸 좋아했는데 한동안 너무나 바쁘고 신경 쓰는 일이 많아서 잊고 살았었어요. 그러다가 요즘 다시 다양한 노래를 추천받고, 혼자 열심히 찾아 듣기도 하고 있어요. 특히 커피 한 잔에 토스트를 먹으면서 노래 들을 때가 제일 평화롭고 행복해요.

Q13 일상생활을 편집한 영상도 봤어요. 박솔나리 님을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요?
유튜브는 잠시 접었고요(하하). 인스타그램을 가장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계정에 놀러오세요! 다소 조잡하지만 보는 재미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Q14 마지막 질문이에요. 10년 후 박솔나리의 모습은 어떨까요?
어떤 위치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또 어떤 환경 속에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내면이든 외면이든 분명히 지금보다 훨씬 여유 있고 멋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 같아요. 이상하게 그런 확신이 들어요.

Credit

  • 에디터 김민지
  • 포토그래퍼 강인기
  • 영상 이종룡, 황필원
  • 헤어 마준호
  • 메이크업 재롬
  • 스타일리스트 배보영
  • 장소 ACE FOUR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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