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이 히로시는 여름을 갈망한다

진한 그림자와 도드라진 음영으로 '여름'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Pictured Resort’, 캔버스에 아크릴, 410×410mm, 2017

시티팝이 일본 안팎에서 한창 인기라는데, 그는 그런 얘길 들은 적이 없다고 말한다. “제가 아는 한, 당시엔 그 런 음악을 아무도 시티팝이라 칭하지 않았습니다. 요즘에서야 그렇게 부르는 것 같고요. 하지만 최근 ‘시티팝 리바이벌’ 덕분에 저 는 더 많은 일거리가 생겼네요.” 나가이 히로시는 일러스트레이터다. 주로 여름을 그린다. 그러나 여름을 상징하는 오브제를 지워도 그의 작품은 곧장 알아볼 수 있다. 진한 그림자와 도드라진 음영, 그리고 그가 아크릴물감으로 만든 수많은 파랑의 ‘그러데이션’. “야자수나 파라솔처럼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 오브제는 그림을 더 밝아 보이게 합니다. 초현실주의의 영향도 있죠.”

‘Untitled’, 캔버스에 아크릴, 530×455mm, Unknown(1980년대 초)

그의 작품을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건, 일본의 1970~1980년대 시티팝 음반 커버에서다. 오오타키 에이치의 <A Long Vacation>, 마쓰 오카 나오야의 <The September Wind> 등이 대표작이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나가이 히로시는 시티팝이 시티팝이라 불리기 전부터 그림을 그려왔다. “환기되는 기운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뉴질랜드 남섬이나 LA 같은 곳의 정경이랄까요. 1970년대 작업을 막 시작할 무렵, 그런 풍경을 갈망했죠. 그때의 기억을 여전히 안고 그림을 그립니다.” 풀장과 바다와 야자수와 어떤 도시를 갈망 하는 마음. 다만, 꼼짝없는 휴양지라기보다 길 하나 건너면 도시 가 있고, 해변 대신 해변이 보이는 풀장에서 몸을 식히는 쪽에 가까운 마음이 아닐까.

‘Untitled’, 캔버스에 아크릴, 410×318mm, Unknown(1980년대 초)

“사실 그맘땐 미국 솔과 훵크에 빠져 있어서, 동시대에 시티팝을 들었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대신 도쿄 사람 들이 근교 요코하마나 쇼냔 같은 곳으로 떠나 취미 생활과 레저를 즐긴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게 시티팝의 무드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고요.” 그는 도쿠시마현에서 태어나 도쿄에서 활동했다. 종종 여행을 떠났고, 거기서 보고 느낀 것들을 그렸다. “제게 도시란 결국 도쿄입니다. 도쿄에서 그리고, 일하고, 놀고, 표현하고 있으니까요. 아, 호놀룰루의 여름을 가장 좋아합니다.” 나가이 히로시 는 갈망하지만, 그 갈망을 품고 저 멀리 바다를 내다볼 뿐이다.

‘Untitled’, 캔버스에 아크릴, 530×455mm, Unknown(1980년대 초)
‘Speedo Winter 2017’, 캔버스에 아크릴, 530×455mm, 2017
‘Untitled’, 캔버스에 아크릴, 455×380mm, Unknown(1980년대 초)

Credit

  • 에디터 유지성
  • 영상출처 유튜브 'Don Quixote'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