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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티톨로

요리와 술로 맛있게 무르익는다.

오픈 키친의 에너지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바 테이블.

청담동 어느 호젓한 골목. 간판을 발견하곤 묵직한 문을 밀고 들어선다. 낮은 조도의 조명과 벽돌로 멋을 낸 내부. 문을 경계로 모던과 클래식이 나뉘듯 유럽의 작은 다이닝 바를 떠올리게 하는 <티톨로>다. 촛농이 흘러내린 중앙의 바 테이블이 오픈 키친을 둘러싸고 있다. 이탈리아어로 ‘타이틀’, ‘주제’라는 의미의 다이닝 앤 와인 바. “손님 개개인이 느낀 대로, 또 기억하는 대로 타이틀을 붙여줬으면 하는 마음에서요. ‘무제’처럼요. 이곳의 정의는 손님이 내려주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강윤석 오너 셰프의 설명이다. 키친에서는 각각 이탈리아와 호주에서 경험을 쌓고 돌아온 강윤석, 최효의 셰프가 분주하게 요리를 내놓는다. 유쾌한 에너지로 가득한 키친. 그 에너지가 요리에도 고스란히 전해지는지, 먹음직스러운 요리가 금세 테이블에 오른다. 셰프도 어느새 키친에서 나와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리스식 소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식재료는 그리스 산이 아니라 이탈리아 산으로 했고요. 이렇게도 드셔보세요. 더 맛있을 거예요” 셰프와 손님 사이, 허물이 없다.

키친에서 요리 중인 강윤석 오너 셰프.

요리는 브루스케타, 앙트레, 파스타, 스페셜 메뉴로 나뉜다. 새벽 두 시까지 운영하는 이곳은 와인과 함께 곁들일 수 있는 작은 바이트 요리부터 비정기적으로 선보이는 스페셜 메뉴까지 아우른다. <소르티노스>, <그라노>, <스코파 더 셰프>, <파스토> 등 이탤리언 레스토랑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요리의 베이스는 이탤리언. 여기에 젊은 셰프들답게 재미있는 요소를 줘 개성을 더했다. ‘램 레그(Lamb Leg)’는 <티톨로>식 브루스케타다. 직접 구운 사워 도우 빵 조각에 허브를 넣고 저온 조리한 양 다릿살을 두둑하게 올렸다. 여기에 마늘, 그리스 식 요거트 타지키 딥과 매콤한 토마토 처트니로 마무리. 짭조름하면서도 신맛이 조화로운 이 요리. 와인을 부른다.

오븐에서 노릇노릇하게 구워낸 컬리플라워.
그 위에 튀긴 퀴노아를 곁들인다.

그다음 요리 ‘로스티드 컬리플라워(Roasted Cauliflower)’는 오븐에서 갓 꺼내 접시로 옮긴다. 앤쵸비 스코달리아 딥소스를 접시에 깔고 그 위에 노릇하게 구운 컬리플라워를 얹는다. 다채로운 식감을 위해 튀긴 퀴노아와 헤이즐넛을 청키하게 부셔낸다. 구운 컬리플라워는 버터리한 맛이 은은하게 도는데. 말그대로 즙이 가득하다. 컬리플라워에서 이런 맛도 나다니! 식재료의 새로운 발견. 

이탈리아의 어란 파스타인 ‘보타르가(Bottarga)’은 <티톨로>에서만큼은 특별하다. 앤초비, 잣, 캐이퍼로 만든 브래드 크럼(Bread Crumbs 맛을 낸 빵가루)이 특별함을 만든다. 여기에 이탈리아 사르데냐 산 어란을 수북하게 갈아 올리면 끝. 녹진한 어란이 주는 향긋함과 페페론치노의 매콤하면서도 깔끔한 풍미가 꿈틀꿈틀 미뢰를 자극한다. 여기에도 와인 한 모금이 빠질 수 없다.

와인은 <루이쌍끄> 출신의 한선종 소믈리에가 직접 골랐다. 화이트, 레드, 샴페인까지 모두 60여 종. 이탤리언 요리에 이탤리언 와인을 매치하는 뻔한 공식보다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위해 칠레,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와인으로 셀렉션을 채워나갈 예정이란다. “와인도 편안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아요. 어렵게 설명하면 더 어려워질 거예요. 이를테면 저는 와인을 사람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람의 성격처럼 와인의 성격을 설명하면 손님들도 쉽게 즐길 수 있거든요.” 두 셰프가 만들어내는 맛깔스러운 요리에 소믈리에의 말랑말랑한 설명이 더해지니, <티톨로>의 밤은 자정을 넘어 2시가 되도록 무르익는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162길 27-3 문의전화 02-6205-9998 영업시간 18시~02시, 일요일 휴무

Credit

  • 에디터 김민지
  • 포토그래퍼 이재훈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