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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 바, 라뷸

샴페인으로 시작해 샴페인으로 끝을 본다.

한쪽 벽을 채운 셀러에는 오로지 샴페인뿐이다. 그 흔한 카바(Cava, 스페인에서 생산하는 발포성 와인)도 찾아볼 수 없다. 그렇게 꾸린 컬렉션만해도 250여 종에 달한다. 프랑스어로 ‘버블’이라는 뜻의 샴페인 바 <라뷸>. 샴페인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직접 수입까지 하게 된 양세열 대표가 심혈을 기울여 오픈한 곳이다. 샴페인은 곧 ‘식전주’, ‘파티용 술’이라는 편견을 깨고자 시작된 일이다. “식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샴페인과 페어링해 보셨나요? 일반 와인 못지않게 모든 요리와 두루 잘 어울려요. 하물며 디저트까지도요.” 그런 그의 의지는 <라뷸> 곳곳에서 묻어난다. ‘블링블링’한 겉치레를 뺀 공간부터 엄선한 희귀 샴페인 리스트, 페어링에 최적화된 메뉴까지. 샴페인으로 시작해 샴페인으로 ‘끝장’을 보는 곳답다.

샴페인과 음식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 테이블

지하 저장고의 테이스팅 룸을 연상시키는 공간은 나지막한 테이블로 채우고 모두 중앙 다이닝 홀을 향해있다. 도서관처럼 각 테이블에 놓인 스탠드 조명은 테이블 위 음식과 샴페인을 밝히는 정도다. 모두 샴페인과 음식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물론 단체 손님을 위한 소파 테이블도 한 켠에 마련됐다. 리스트는 대중적인 것부터 고가의 희귀 샴페인까지 다양한데, 직접 포도밭을 일구며 샴페인까지 생산하는 소규모 와이너리 RM(Récoltant-Manipulan)의 샴페인이 전격 포진됐다. 이런 이유에서 와인 애호가마저도 이곳의 샴페인 리스트는 생소한 편이라고 한다.

에르메스 접시와 마크 토마스 글라스가 이곳의 기본 세팅
이날의 하우스 샴페인은 빅터 드라그비니 오마주 브륏

요리는 양세열 대표가 애정하는 <톡톡>의 김대천 셰프와 함께 고민했다. 김대천 셰프의 식빵 전문점 <식부관>에서 버거 번, 치아바타, 브리오쉬 등을 가져다 쓴다. 여기에 방배동의 샤퀴테리 숍 <메종 조>의 육가공품과 청담동의 한우 숯불구이 전문점 <소풍>이 사용하는 1++등급의 한우를 사용한다고. 이런 노력 덕에 미식가들 사이에서 ‘청담동의 떠오르는 맛집’으로 통한다. 그중에서 ‘4가지의 치즈가 들어간 리가토니 파스타’는 이탈리아 치즈의 진수를 보여주는 메뉴. 그라노 파다노, 프로볼로네, 고르곤졸라 피칸테, 페코리노 로마노 등 진득한 치즈 풍미가 오롯이 담겨있다. 페어링 샴페인은 후레시한 풍미와 섬세한 버블의 ‘페르낭 딜 2008 블랑 드 블랑’을 추천하는데, 치즈의 다양한 감칠맛을 살리면서 샴페인의 개성을 은은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소믈리에의 서비스가 샴페인의 맛을 좌우하기도 한다
탄산이 코르크를 밀어내며 경쾌하게 ‘퐁’

‘산머루 소스와 즐기는 으깬 감자와 고기가 어우러진 파이’는 양파와 다진 고기, 감자로 속을 채운 <라뷸>식 미트 파이다. 이때, 쇠고기는 1++등급의 한우를 고집하는데, 오븐에 구운 페이스트리의 버터리한 풍미와 바삭한 식감이 군더더기 없이 어우러진다. 여기에 쌉싸래한 루꼴라를 곁들이면 아삭한 식감까지 갖춘 셈. 묵직한 미트 파이에는 ‘샤를 타뉴 끌로 데 푸티 2009’를 함께하는 것이 좋겠는데, 존재감 있는 빈티지 샴페인의 복합적인 풍미가 음식과의 균형있는 마리아주를 선사하기 때문. 샴페인에 해박한 지식을 갖춘 조수민 소믈리에의 물 흐르듯 편안한 서비스도 <라뷸>을 다시 찾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80길 34 지하 1층 문의전화 02-511-5692 영업시간 18시~02시, 일요일 휴무

<라뷸>의 대표 메뉴인 리가토니 파스타와 미트 파이

Credit

  • 에디터 김민지
  • 포토그래퍼 이재훈
  • 영상 윤경욱, 김원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