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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두야 퇴사하자!

퇴사 이후의 아름다운 삶에 대한 영화 <대관람차>를 소개한다.

강두야 퇴사하자!
영화 <대관람차>의 주연 ‘우주’역을 맡은 강두의 모습.

영화 <대관람차 The Goose Goose South>의 줄거리는 ‘퇴사’ 전과 후로 나뉜다. 선박회사에 다니는 주인공 ‘우주(강두)’가 퇴사 후 동경하는 무언가를 찾아 오사카 거리를 헤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우주는 자신의 삶을 기차로 표현한다. 선로를 따라 잘 달려온 이전의 시간을 포기하고, 비록 느리지만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자유로운 시간을 택한다. 퇴사가 곧 자유를 안겨주는 건 아니니 우주처럼 섣부른 판단은 마시길. 다만 커다란 대관람차에 앉아 작디작은 세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평화를 넉넉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강두야 퇴사하자!
술에 취한 우주가 기타 소리에 이끌려 작은 바 피어 34에 들어서는 장면.

대관람차를 타듯, 느리지만 가슴 벅찬 줄거리 선박사고로 실종된 선배 ‘대정’ 대신 오사카로 출장 온 선박회사 대리 우주. 출장 마지막 밤, 대정과 닮은 남자를 보고 무작정 쫓아간다. 다이쇼(대정이라는 뜻)라는 낯선 동네에 도착한 우주는 기타 소리에 이끌려 ‘피어 34’라는 작은 바에 들어선다. 바 주인 스노우의 연주를 들으며 맥주에 거나하게 취한 우주는 다음 날 귀국 비행기를 놓치고 만다. 한순간 모든 일이 뒤틀리고 설상가상 부장의 쓴 소리까지 받아낸 우주는 퇴사를 결심한다. 곧장 그는 스노우와 바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실종된 대정을 찾아 나선다. 언젠가 전 세계를 돌며 밴드 공연을 할 거라는 대정의 말만 믿은 채 오사카에서 열리는 거리 공연을 찾아 나선다.

“부장님 저 그만두겠습니다.” 아마도 영화에서 가장 스릴 넘치는 장면이 아니었을지. 회사 일이 완전히 꼬여버린 우주는 고래고래 난리 치는 부장의 통화 중에 나지막이 말한다. “부장님 저 그만두겠습니다. 계약서와 사직서는 우편으로 보낼게요.” 살면서 수십 번 머릿속으로 되뇌었던 말이 육성으로 나오는 순간 전율이 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주가 통쾌하게 사표를 던진 순간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정말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자두 멤버 ‘강두’ 소싯적에 밴드를 했던 직장인 ‘우주’로 등장한 강두. ‘언더그라운드에서 밴드 할 때 행복했었지’라고 회상하는 그의 눈빛은 어딘지 자두 멤버로 이름을 날렸던 모습과 겹친다. “나는 지금 달리는 열차에서 탈선을 한 것 같아요”, “느려도 괜찮아”, 등 깊이 있는 대사를 담백하게 연기해낸 강두는 영화 배우로서 진정성 있는 첫 인상을 남겼다. 한편 강두는 거의 모든 대사를 일본어로 구사했다. 캐스팅 당시 강두는 일본어라고는 한 마디도 몰랐다고 하니 그가 영화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게다가 영화의 막바지에 갈수록 우주는 오사카의 사투리까지 익힐 정도로 능숙하게 일본어를 구사한다. 이 또한 치밀하게 계획한 결과라고.

강두가 직접 부르는 달콤한 라이브 영화 <대관람차>는 뮤직시네마다. 강두가 직접 연주하고 부른 루시드폴의 곡들과 프로듀서이면서 ‘스노우’역을 맡았던 스노우의 음악을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다. 한적한 오사카의 골목을 걷거나 느리게 움직이는 대관람차를 배경으로 들리는 기분 좋은 음악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지난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두는 “노래를 못해서 가수를 그만두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지만, 담담하고 여전히 멋있는 그의 목소리를 놓치지 말 것. 8월 30일 개봉.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사진제공 영화사 무브먼트(MOV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