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스니커 수트라

"스니커에 스키니진 내게는 비키니 보다 더 섹시해"

발칙한 스니커 수트라

빈지노는 스니커에 스키니진이 비키니보다 더 섹시하다고 노랠 불렀다. 미초바도 나이키슈즈를 자주 신었을까? 각설하고, 얇은 발목에 꼭 맞는 스니커즈를 신은 누군가에게 쉽게 마음을 뺏겨버리는 사람이라면 런던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을 볼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바로 안드레아 로씨(Andrea Locci)가 최근에 선보인 연작 ‘스니커 수트라’에 관한 얘기다. 그의 그림에는 컬러풀한 스니커즈를 신은 두 사람이 등장한다. 오로지 신발 4개만 보여주는데 그 맥락이 심상치 않다. 신발들은 자동차 안, 좁은 코너, 부엌, 소파 등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장소에서 ‘무언가’를 한다. 

안드레아아가 스니커즈에 빠져서 이번 시리즈를 그리게 된 것은 운동화가 한 사람의 정체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한술 더 떠서 ‘영혼을 보여주는 창문’이라고까지 운동화를 묘사했다. “사람들은 꼭 맞는 스니커즈를 신었을 때 편안함을 느껴요. 코트 같은 다른 옷가지들은 계절에 따라 껴입거나 걸치면서 표면상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잖아요. 그런데 운동화는 계절이 어떻든 항상 우리 눈에 잘 보여요. 한 사람의 성격이 어떤지, 어떤 취향인지 드러내는 효과적인 수단처럼 느껴졌어요.”

그가 운동화를 그리겠다고 마음먹은 후 떠오른 것은 사람의 행동이나 자세에 따라 스니커즈가 담을 수 있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 그 순간 안드레아아의 머릿속에 어떤 상황이 스쳐 간 지는 모르겠으나, 스니커 수트라가 탄생했다. 그는 수컷 공작새가 암컷 앞에서 자신의 깃털을 과시할 때처럼 알록달록한 컬러로 스니커즈를 그렸다. 또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몇 가지 힌트를 던져서 각자의 이야기에서 그림의 내러티브를 엮어나가도록 만들었다.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섹스 시나리오가 많아요. TV 쇼, 패션 광고,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도 있어요. 물론 우리 일상 곳곳에도요. 친구가 상처 입지 않을 정도만 그들의 경험으로부터 영감을 얻기도 해요.” 누군가는 짐작했겠지만 시리즈의 제목도 성애에 관한 경전이자 교과서인 ‘카마수트라’에서 따왔다. 교묘하게 ‘스니커즈’라는 단어와 참 잘 어울린다. 그의 목표도 남다르다. 이번 시리즈를 딱 69개만 만들 거라나. 안드레아아가 그린 두 쌍의 스니커즈들을 감상하면서 일상에서 ‘발칙함’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겠다.  

발칙한 스니커 수트라

발칙한 스니커 수트라

발칙한 스니커 수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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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스니커 수트라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일러스트 Andrea Locci
  • 사진제공 Andrea Locci 인스타그램(@sneakersutra)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