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고백, 나의 살인자에게

연쇄살인범 오빠를 둔 동생의 기록

나의 살인자에게. 간담이 서늘해지는 제목 때문에 앞뒤 안 보고 이 책을 들었지만 한 챕터를 읽자마자 끝까지 읽는 게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최악’이라 칭하는 가정폭력, 아동학대, 연쇄살인, 마약중독, 여성차별이 집약돼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이 모든 것은 실화다. 하이네켄 납치사건의 주범이자 연쇄 살인범인 오빠를 둔 동생의 처절한 고백을 기록했다. 첫 장에서 주인공이자 이 책의 실제 저자는 영문도 모른 채 총살을 당할 뻔했던 언니와 형부, 그리고 갓 난 조카를 위로한다. 이후 저자는 오빠 빌럼 홀레이더르와 어떤 유년 시절을 보냈는지에 대해 서술한다. 아버지는 매일 어머니를 때렸고, 자신을 ‘보스’라고 부르라 강요하며 어린 자식들을 무참히 폭행했다. 저자가 어렸을 적 친구네 집에 처음 놀러 가던 날 아빠라는 존재를 마치 악마처럼 무서워하거나 눈치를 살펴야 할 존재가 아님을 처음으로 깨달았다던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홀레이더르 집안의 폭력은 고스란히 첫째 오빠 빌럼에게 스며들었고 그 역시 아빠처럼 엄마와 동생들을 때리고, 이용하며 급기야 살인을 계획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위협 속에서도 어린 소녀였던 저자는 변호사로 성장했고, 결국 오빠를 법정에 세울 수 있게 된다. 오빠는 감옥에서도 저자를 죽일 살인 청부를 하지만 아스트리드 홀레이더르는 지금까지 살아 있고 이 모든 폭력의 굴레에 대해 용감하게 고백한 이 책을 발간했다.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영상 백가경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