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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맥주 잘하네

요즘 잘하는 로컬 크래프트 맥주를 골랐다.

‘맥파이 귤 쾰쉬 & 첫차’ by 김민지 에디터
‘까치’를 보면 우선 사고 보는 편이다. 그들만의 개성 있는 비어 레시피는 언제든 만족스럽기 때문인데, ‘소장욕’ 자극하는 패키지도 한몫한다. 그중 ‘귤 쾰쉬’는 쓴맛이 적고 탄산이 풍부해 한 모금만으로 ‘맛있다’를 연발하게 되는 맥주다. 에일이지만 라이트한 청량감은 쾰쉬를 사랑하는 또 다른 이유다. 제주 청귤 껍질이 들어가 기분마저 산뜻하게 하는데, 시즈닝이 잔뜩 들어간 소시지나 숙성된 사큐테리와 함께해도 좋을 만큼 뒷맛이 깔끔하다. 맥파이의 또 다른 맥주 ‘첫차’는 모닝커피처럼 잠든 세포를 깨워줄 맥주다. 프릳츠와 컬래버레이션한 첫차는 갓 로스팅한 듯 강한 커피 향이 코를 사로잡는데, 모닝 커피처럼 아침부터 홀짝이다가는 혼쭐난다. 발틱 포터로 알코올 도수 6.5%다. 견과류의 고소한 맛이 살짝살짝 감지되는 첫차는 곁들이는 스낵 없이 오롯이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에디터가 추천한 두 종류 맥주와 ‘백일몽’은 영국 크래프트 비어 정기 구독 서비스인 ‘Beer52’에서 한국 대표 크래프트 비어로 소개돼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앞서 소개한 캔 제품을 찾기 어렵다면 경리단 맥파이와 제주 맥파이에서 탭 비어로 먼저 즐겨볼 것.


‘핸드앤몰트 소원 페일 에일’ by 윤다랑 에디터
그냥 지나치기 힘든 맥주 하나를 만났다. 한지를 연상케 하는 하이얀 백지 위에 강한 붓글씨로 쓰인 단어 ‘소원’. 어릴 적 흥얼거리던 노래가 단번에 생각나는 맥주? 아니나 다를까, ‘핸드앤몰트 소원 페일 에일’은 남북의 화합과 평화를 염원해 백두산의 물과 남한의 물을 합쳐 양조한 최초의 맥주다. 평소 밍밍한 밀맥주를 좋아하는 터라 홉 향이 강하고 알코올 함량이 센 에일은 늘 뒷전이었는데, 알콜도수도 4.5%의 페일 에일이라 그런지 목 넘김도 부드럽고, 은은하게 퍼지는 과일 향이 좋은 기분을 만든다. 요즘엔 소주를 너머 활어회에 탄산수를 곁들여 먹는데, 오늘 밤엔 제철 맞은 보리숭어회 한 점에 소원 페일 에일 한 모금을 나눠볼까 한다.


‘칼리가리 브루잉 바나나 화이트’ by 백가경 에디터

칼리가리 브루잉은 그 시작부터 꽤 짜릿하다. 영화학도였던 박지훈 대표가 1920년대 오래된 공포 영화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에서 모티브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여기서 만든 ‘바나나 화이트’는 이름대로 바나나 맛이 짙은 바이젠으로, 2019년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탄산 입자가 작아서 목넘김이 부드러우며 적당한 달콤함이 입술을 댄 순간부터 완전히 마실 때까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고수를 즐길 줄 아는 ‘멋진 당신’이라면 강렬한 향의 멕시칸 타코와 페어링해볼 것을 추천한다.


‘플래티넘 퇴근길 필스너’ by 박준우 PD

맥주 캔의 서울 N타워는 꺼졌지만 빌딩의 불들은 켜져 있는 거로 보아 패키지 디자이너는 무척 늦은 시간에 퇴근한 듯하다. 여전히 밝은 도심과 그 위로 무심하게 내려앉은 무거운 어둠 속 무드 넘치게 적혀있는 제품명은 퇴근길 밤하늘에 보일 것만 같은 기분이다. 첫맛은 플래티넘 특유의 숙성된 꽃향기로 가득 차 있다. 깔끔한 목 넘김과 무겁지 않은 청량감을 느끼는 사이 어느새 농도 진 한 홉의 씁쓸함이 남아버린다. 다음 목 넘김을 서두르게 하는 정도다. 사이사이 적당히 짜고 부드러운 치즈를 먹는 게 좋겠다. 하루 일이 잘 풀린 날도, 온종일 모니터만 쳐다본 날도, 노곤한 퇴근길의 직딩과 오버랩되는 이 맥주의 쌉싸름한 맛은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현실을 놓지 못하게 한다. 이름 참 잘 지었네.

Credit

  • 에디터 김민지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