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한 대화에 관한 영화

개봉을 앞둔 영화 <논-픽션>은 말한다. “끌려가지 말고 원하는 변화를 선택해요”

영화 <논-픽션>의 한 장면.

당신이 글을 쓰거나 출판 업계에 일하고 있거나 책을 홍보하는 일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적 있다면 이 영화는 더할 나위 없이 위트 넘치는 영화가 될 것이다. 처음 접하는 사람이더라도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2019년을 공유할 수만 있어도 분명 흥미로울 테다. 삶은 매순간 양극단의 선택을 하게 만든다. 종이책 vs E-북, 픽션 vs 논픽션 같은 작은 문제부터 진실 vs 거짓, 사랑 vs 배반 등 가치 갈등까지. 누구나 겪는 선택의 기로이지만 최대한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 영화는 이 극단은 동시에 취하기도 하고 어느 한 편에서 패배를 맛보면서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어렵지 않다. 그저 영화 속 이들처럼 물살에 몸을 맡기면 된다.  

개성 강한 다섯 명의 등장인물 영화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파리의 아름다운 카페, 레스토랑, 집에서 디지털과 아날로그에 대한 토론을 하거나 몰래 사랑하고 권태에 대해 이야기 하는 영화다. 다섯 명의 개성 넘치는 인물이 등장한다. 종이책과 E북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 성공한 편집장 알랭, 알랭과 부부 관계이며 부부는 욕망만으로 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아름다운 스타 배우 셀레나, 자신의 사사로운 연애사를 소설로 옮기는 작가 레오나르, 그의 외도를 눈치채지만 자신의 일에 열심인 정치인 비서관 발레리, 종이책의 시대를 바꾸고 싶다고 말하는 당차고 젊은 디지털 마케터 로르. 등장인물의 부연설명만 들어도 이들이 어떤 사고관을 갖고 있을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겉으로 드러나는 관계보다 셀레나와 레오나르의 외도, 알랭과 로르의 ‘쿨(?)’한 연애는 영화에서 조미료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한다.

고혹적인 배우 줄리엣 비노쉬 줄리엣 비노쉬는 1993년 <세 가지 색: 블루>, 1997년 <잉글리시 페이션트>, 2010년 <사랑의 카피하다>로 베니스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 칸영화제까지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모두 거머쥔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다. 그녀는 이번 영화에서 알랭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겉으로는 완벽한 삶을 사는 ‘셀레나’를 연기한다. “부부는 욕망만으로 살지 않는다”며 알랭의 외도를 확신하면서도 자신의 연애사를 소설에 쓰는 레오나르의 주인공이 되는 일탈을 즐기기도 한다. 우아한 태도 그리고 열렬한 사랑을 쫓는 정 반대의 면모를 섬세하게 잘 표현했다.

섹시한 야망가 크리스타 테렛 이번 영화에서 긴장감을 조성하는 역할로 나오는 크리스타 테렛은 <웃는 남자>, <르누아르> 등을 통해 얼굴을 알린 배우다. 영화 초반부터 편집장 알랭을 대하는 태도가 남다르다고 느꼈다. 디지털 분야에 대해 야망 있게 말하는 모습, 동성인 애인을 두고 알랭과 은밀히 만나는 모습 등 젊고 섹시한 로르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알랭과의 마지막 만남에서도 아직도 디지털인지, 아날로그인지 갈등하는 알랭에게 “끌려가지 말고 원하는 변화를 선택해요”라고 말하는 로르의 담담한 대사가 잊히지 않는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대화, 섹시한 토론 문화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문제를 두고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대화한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얘기를 할 때도 있고, 쉽사리 꺼내기 힘든 자신의 가치관이나 직업관에 대한 이야기도 캐주얼하게 나눈다. 작은 플레이트에 몇 가지 음식을 떠서 여러 명이 이야기하는 문화가 정말 섹시해 보인다. 그들의 대사 중 몇 가지는 그냥 흘려넘길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거나 허를 찌를 정도로 명쾌하다. 섹시한 대사의 향연은 변화의 상황에 놓인 파리지엥들과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모를 이번 영화에서 직접 확인해보길 바란다. 5월 16일 개봉.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사진제공 씨네블루밍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