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으로 느끼는 <플레이보이>

1970년대 미국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플레이보이> 점자판이 있었다.

보는? 느끼는 &lt;플레이보이&gt;

최근 디자인 전문 매거진 <It’s Nice that>에 스튜디오 덤버(Dumbar)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리자 에네베스(Liza Enebeis)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평소 책 수집가로도 잘 알려진 그녀가 에로스에 관한 아끼는 책 몇 권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그중에서 에디터의 눈을 사로잡은 매력적인 책이 있었으니, 바로 <플레이보이> 점자판이다. 크라프트지가 황금색으로 빛나고 중앙에는 클래식한 <플레이보이> 버니 로고가 박혀있으며 정사각형 판형의 이 책은 시각 장애인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1979년 1월호 점자 에디션이다.

리자 에네베스와의 서면 인터뷰에 따르면, 그녀는 기사를 통해 <플레이보이> 점자판의 존재를 알게 되자마자 5년 동안 이 책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찾을 수 없었고 거의 포기할 무렵인 지난 3월, 절친이 그녀를 위해 이 특별판을 구해줬다고 전했다.

<플레이보이> 점자판의 시작은 1970년대 초반이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문화, 정치뿐만 아니라 당대 새로운 언론의 분위기까지 이끈 힘 있는 매체였던 이 매거진은 미국 국립 도서관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점자판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여느 <플레이보이> 매거진과 달리 아름다운 플레이메이트도 광고도 존재하지 않지만 헨리 밀러, 트루먼 카포트, 아니이스 닌과 같은 걸출한 소설가들의 작품을 점자로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시각에 가장 민감한 매거진이 한동안 점자판을 만들었다는 패러독스는 꽤 흥미롭고 멋지다.

보는? 느끼는 &lt;플레이보이&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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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사진제공 Liza Enebeis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