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한 티키타카, <투카와 버티>

3분이면 사이다 같은 '섹드립'에 빠져들 것이다.

왼쪽은 큰부리새 투카, 오른쪽은 노래새 버티.

요즘 넷플릭스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성인 만화 한 편을 소개한다. 몸에 달려 있던 가슴 한 쪽이 집을 나가거나 ‘섹스 벌레’ 때문에 사타구니를 벅벅 긁어대는 우스꽝스러운 새 두 마리가 주인공이다. 최근 시즌 1을 선보인 <투카 앤 버디>는 큰 부리를 가진 자신감 넘치는 투카와 신경증적인 버디가 때로는 가족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아주 가끔 남남처럼 싸우는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당장 넷플릭스를 켤지 말지는 아래의 몇 가지 키워드로 가늠해보길 바란다.

특별한 밤을 위해 서로의 ‘최애’ 포르노를 공유하는 버티와 그의 남자친구 스펙클.

섹스 좋아하는 게, 뭐 어때서? 큰부리새 ‘투카’는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고 자유분방하며, 노래새 ‘버티’는 근심이 많지만 공상을 즐길 줄 안다. 원래 룸메이트로 같이 살던 둘은 버디가 남자친구와 동거하면서 자연스레 따로 살게 된다. 하지만 다른 층에 살 뿐 한 건물의 이웃으로 전보다 더 오래 붙어다닌다.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이 두 새의 공통점을 찾자면 30살이라는 것과 섹스에 관심이 많다는 것. 그래서인지 무심코 에피소드를 틀었다가 형형색색의 캐릭터가 섹스포지션을 적나라하게 구사하는 광경에 놀랄 수도 있다. 하지만 캐릭터들이 워낙 귀엽고 해맑아서 얼굴을 붉히지 않아도 된다는 게 이 만화의 장점이다. 게다가 오래 만난 남자친구와 어떻게 창의적으로, 더 열정적인 섹스를 할 수 있는지 두 주인공과 함께 고민해볼 수 있다. 버티는 만화 속에서 남자친구와의 특별한 밤을 위해 서로가 좋아하는 포르노를 공유한다. 투카는 ‘섹스 벌레’가 그곳에 잠복하는 기간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다시 말하면 섹스에 관한 잡다한 정보를 섭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사무실에서 스트레스 받을 땐 매운 감자칩으로 점심을 떼우는 버티.

한 번쯤 회사에 불 지르는 상상을 했다면 미국에 사는 새들이라서 그들의 유머에 공감할 수 없을 것 같다면 큰 오해다. 특히 잡지사에서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는 버티는 한국에서 일하는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회사원들이 격하게 감정이입할 만한 캐릭터다. 버티는 미치도록 승진하고 싶지만 팀에 재수없는 ‘누군가’ 때문에 매번 수포로 돌아간다. 화장실에서는 본능적인 일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소리로 통화하는 사람을 내쫓지 못한다. 아무렇지 않게 성희롱 발언은 하는 닭 벼슬을 단 직원에게 복수하고 싶다. 사장과 친해지기 위해 스몰 토크를 하고 싶어도 체질상 마음에 없는 행동은 못한다. 이 모든 답답함을 투카가 해결해주는 장면은 두 번 돌려볼 정도로 통쾌했다. 투카는 버티의 회사에 임시직원으로 채용되어 기죽은 그녀를 위해 ‘닭 벼슬’을 보기 좋게 내쫓고 화장실에서 통화하는 여자에게 공중전화박스로 가라고 소리를 질러버린다. 끝으로 그녀가 승진할 수 있도록 힘써 도와주고 회사를 ‘쿨하게’ 떠난다. 

정확히는 이웃사촌이지만 룸메이트 보다 붙어다니는 버티와 투카 그리고 스펙클.

지금, 당장, 신속하게 즐거워지고 싶다면! <투카 앤 버티>는 최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성인 만화 <보잭 홀스맨> 제작진이 선보인 신작이다. <보잭 홀스맨>의 경우 사회 비판적이고 우울한 분위기가 감도는 반면, <투카 앤 버티>는 쉴 새 없이 밝고 유쾌하다. 물론 혼자 사는 외로움, 말 못할 트라우마 등 밀레니얼이 지닌 밑바닥의 감정을 충분히 담고 있지만, 그 마저도 ‘흥’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유년 시절 인명구조원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던 버디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땅콩섬까지 헤엄쳐간다. 그 와중에 투카는 보트를 타고 따라가면서 엉덩이를 쭉 빼고 격렬한 춤으로 응원한다. 버티의 트라우마는 슬프지만 지금 당장 투카의 우스꽝스러운 댄스에 눈을 뗄 수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영상의 편집 역시 빠르고 다채롭다. 클럽 비트에 맞춰 일련의 사건이 속사포처럼 흐르다가도 흡사 <라라랜드>처럼 뮤지컬적인 연출이 등장한다. 색색깔의 폭죽이 작거나 크게, 빵빵 터지는 것처럼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유명 코미디 영화 <걸스 트립>의 티퍼니 해디시(투카)와 알리 웡(버티), 스티븐 연(스펙클)이 각각의 캐릭터에 딱 맞는 목소리 연기 역시 놓칠 수 없는 재미다.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사진제공 넷플릭스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