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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돌아보는 ‘서울퀴퍼’

서울을 무지갯빛으로 물들였던 서울퀴어퍼레이드의 현장을 키워드로 다시 돌아본다.

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는 2000년에 첫 회를 장식한 후 올해는 스무 번째가 된 해였다. 스무 살 성년을 뜻하는 나이답게 올해에는 반대 집회와의 큰 불화 없이 평화롭게 진행되었다. 20회 기념으로 열린 연속강연회도 인상적이다. 총 20회의 강연 중에는 지난 20년간 언론이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다루는 방식을 분석하여 그 의미망을 추적하는 강연, 70세를 목전에 둔 커밍아웃 레즈비언의 강연 등이 있었다.

7만 명 이번 퍼레이드에 참가한 사람 수다. 19회 때보다 1만 명 증가한 인원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사람이 성소수자의 인권에 대해 지지하는 뜻을 표하고 있다.

핑크닷 2009년 싱가포르에서 처음 시작된 핑크닷 퍼레이드는 성소수자와 성소수자 인권 지지자들이 빛나는 분홍색 불을 들고 커다랗게 보여 하나의 점을 만드는 행사다. 퍼레이드 전날 열린 핑크닷 행사에도 많은 사람이 참여해 장관을 이루었다.

종교인, 다국적 기업, 주한대사관 서울퀴어문화축제에는 퍼레이드 참가자 말고도 다양한 분야의 단체가 지지를 표명하며 참가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3년 전부터 해마다 참가해왔다. 러쉬, 텐가코리아, 구글코리아 등 다국적 기업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실제로 구글코리아에서는 6년 전부터 직원 1명이 축제에 참여하면서 여러 직원을 모으기 시작했고, 올해는 20~30명이 함께 참여했다. 이외에도 캐나다, 프랑스,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등 9개 국가의 주한 대사관의 부스가 참가해 성 소수자 인권운동에 연대의 뜻을 보였다.

한국퀴어영화제 단 2일간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지 못해서 아쉬운 사람이 있다면 주목할 것. 오는 6월 5일부터 6월 9일까지 대한극장에서 제19회 한국퀴어영화제가 열린다. 개막작으로는 제레미아 자가 감독의 <위 디 애니몰스>가 상영된다. “우리는 단일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는 영화로 매일 똑같은 모양으로 머리를 밀고 같은 집에 살고 부모의 위태로운 관계와 폭력을 겪어내는 세 친구의 이야기다.

여전한 혐오 큰 폭력 시위는 없었지만 서울퀴어문화축제에 맞불을 놓는 동성애 혐오 집단은 여전했다. 동성애 차별금지법에 대해 극단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동성애 독재”, “동성애는 인간의 정신과 육체에 큰 해를 준다”, “동성애 박멸, 동성애 퇴치” 등이 쓰인 깃발을 들기도 했다.

블루드 4월 30일 SNS를 통해 서울퀴어문화축제의 후원기업 ‘블루드(Blued)’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블루드는 게이 채팅앱으로 홍콩에 설립된 법인 회사인데 게이나 성 소수자들에게 대리모를 알선하는 ‘블루드 베이비’ 사업을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 문제가 되었다. 경북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등 국내 몇몇 대학의 여성주의 모임에서는 “자본주의 아래 여성의 몸을 재생산의 도구로 상품화하는 여성 착취 산업”임을 표명하고 공식적으로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이탈하겠다는 대자보를 선언한 바 있다. 이러한 문제가 제기된 후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대리모 알선에 대한 합의된 입장을 마련할 수 없음”을 표명하고, 블루드와의 합의를 통해 후원을 중단한 해프닝이 있었다.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사진제공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닥터 플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