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트렌드 7월 2

관능의 끝, 엑스터시 다이어리

이 영화는 노출 수위가 상당하다는 것 말고도 봐야 할 이유가 있다.

18일 미스터리한 영화 한 편이 개봉했다. 뉴스가 온통 ‘약국’으로 도배되는 시국에 ‘엑스터시 다이어리’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다. 포스터 역시 눈을 쉽사리 뗄 수 없을 정도로 자극적이다. 강렬한 붉은 색 조명 아래 나체 여성의 뒷모습. 그 위로 적힌 한 문장 “생애 최고의 섹스 그 기억이 불러온 관능적 판타지!” 눈에 띄는 시각적 요소로만 판단하면 정말 포르노그라피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감독 로프 피터 칼이 “에로티시즘과 죽음은 하나”라는 조르주 바타유의 철학에서 영감을 받아 이 영화를 만들었으며, 제35회 뮌헨 국제영화제, 제21회 탈린 블랙나이츠 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에서 초청받은 전력을 보면 그저 ‘야동’으로 치부할 수 없음을 금방 깨닫게 된다.

영화는 주인공 ‘프랭크’가 자동차를 타고 사막을 달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전체 줄거리는 프랭크가 베스트셀러인 한 권의 책이 20년 전 떠난 애인 ‘마리’의 일기라고 믿으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는 마리를 찾기 위해 책에 나오는 공간을 찾아 헤매고 그 과정에서 정체불명의 여자들의 유혹을 받는다. 영화 전반에 걸쳐 지겹도록 나오는 사막의 풍경을 그나마 참을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프랭크가 만나는 여성 중 첫 번째는 책의 편집자이자 이 영화의 책임 프로듀서인 데보라 웅거다. 그는 마치 TV 드라마 <레드 슈 다이어리>에서처럼 허스키하고 섹시한 목소리로 내레이션을 한다. 또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영화 <크래쉬>에서처럼 치명적인 팜므파탈로 등장한다. 두 번째 여성은 니나다. 그녀는 성노동자로 일하며 자신의 고객들에게 성적 판타지가 담긴 영상을 제작한다. 니나의 등장은 꽤 강렬한데, 두꺼운 고무 가면을 쓴 고객이 그녀를 벽에 묶어두고 가죽 끈으로 허벅지를 때리는 장면이다. 그 수위는 점점 높아지는데, 한 가지 힌트를 주자면 <엑스터시 다이어리>는 개봉 전부터 각종 영화제에서 성기 노출과 실제 성행위 장면이 나온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다.

마지막 여성은 레나 모리스로 프랭크는 가끔 그녀와 철학적인 대화를 나누곤 한다. 그녀는 프랭크가 찾아 헤매는 애인과 닮았고, 그때부터 영화의 상황과 시제는 메타텍스트처럼 꼬이고 뒤엉키기 시작한다. 심지어 주인공은 사막 어딘가에서 자신의 이름과 같은 프랭크와 마리의 무덤을 보기도 한다.

‘설마 프랭크는 이미 죽은 걸까?’라는 의심이 들기 무섭게 그는 차 안에서 자살한다. 암전 후에 그 지긋지긋한 사막 한가운데서 주인공은 나체로 살아나고 또 여자가 찾아온다. 아마도 감독은 어떻게 끝내야 할지 무척이나 고민한 모양이다. 영화의 주제를 친절히 텍스트로 알려준다. “하지만 유혹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살아있는 누구도 심지어 죽은 자들도” 장 보드리야르의 말처럼 영화가 어렵고 난해하다는 사실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자신의 성적 욕망을 찾고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정답도 오답도 없다는 것만큼은 명백히 알려줄 것이다.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사진제공 영화배급사 찬란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