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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 심리스릴러 <마에스트라>

무더운 여름 당신을 원기회복 시켜줄 야릇한 텍스트

소설 <마에스트라>는 청소년관람불가다. 책에서 섹스와 관련된 장면이 강렬한 조미료처럼 여기저기 등장한다는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 더 강렬한 히로인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주인공 주디스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선악을 판단하기 전에, 일단 이 이야기는 픽션이고 지금껏 이만한 여성 악당이 나오지 않았다는 데에 주목하기로 하자.

미술품 경매소에서 일하는 그녀는 수많은 사람을 죽였다. 주디스가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배고픈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죽기 살기로 공부했고 스스로 학비를 벌어 마침내 명망 있는 미술품 경매소에 취직하게 된다. 하지만 성실하게 일하다 보면 상사가 인정해줄 거라는 착한 마음씨의 그녀를 세상은 매몰차게 외면한다. 그는 비리에 휩쓸려 쉽게 해고당하고 용돈 벌이로 취직한 샴페인 클럽에서 성매매하기도 한다. 자신의 스폰서를 자처한 한 남자와 여행을 떠난 곳에서 사고로 그가 사망하게 되면서 일은 불가항력적으로 꼬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는 휴가에서 어떤 죄책감도 없이 돌아와 예술 세계와 상류층에 들어가기 위해 갑부들 사이에서 섹스, 술, 명품, 미술품을 활용하여 생존하는 방법을 배워나간다.

섹슈얼한 소설을 떠올리면 E.L 제임스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생각나기 마련이다. ‘미국 엄마들의 야설’이라 불리며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만큼 L.S 힐턴의 <마에스트라> 역시 전 세계 45개국에 번역·출간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두 소설의 명백한 차이는 로맨스 소설이냐 아니냐의 차이다. <마에스트라>가 미술품 경매 시장에서 일어나는 범죄와 각종 스릴 넘치는 장면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아마도 좀 더 자극적이고 야하게 느껴질 것이다. 가끔은 안전한 침대 위보다 누군가 들어올 것만 같은 비상계단이 더 멋진 스팟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책 커버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빨간 표지에 고대 비너스와 큐피드를 떠오르게 한다. 일러스트레이션이 섹슈얼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것에 상응하듯, 프롤로그의 내용 역시 황홀경의 순간을 매혹적으로 써놓았다. 몽환적이면서도 적나라한 그 구절들은 책에서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 

영화나 포르노그래피보다 책이 주는 자극이 더 야할 때가 있다. 작가는 침실 한가운데서 일어나는 일을 눈에 보이듯 이야기하고 독자는 오롯이 상상만으로 그 현장을 좇는 일이 꽤 성적이지 않나. 심지어 그 속에 몰입하다 의도치 않게 ‘급한 상황’이 생겨도 책은 휙 던져버리면 그만이다. 액정이 깨지거나 망가지지 않는다. 열린책들, 1만 5800원

Credit

  • 에디터 백가경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