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를 사랑한 천재, 메이플소프

"섹스는 내게 살아야 할 이유는 주는 유일하게 가치 있는 활동이에요"

섹슈얼리티의 세계를 탐구했던 사진가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전기 <메이플소프 에로스와 타나토스>가 한국어로 출판됐다. 1970~80년대에 미국 예술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메이플소프, 그에 관한 책은 찾아보기 힘들었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그의 연인이자 예술적 파트너였던 패티 스미스가 메이플소프를 추억하며 쓴 책 <저스트 키즈>, 다큐멘터리 영화 <메이플소프>가 있었지만 이번 전기문은 메이플소프가 죽기 전 직접 기획한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차별성이 있다. 이 뿐만 저자 퍼트리샤 모리스는 메이플소프의 다양한 주변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그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그의 성적 정체성과 동성애자로서의 삶, BDSM적 취향에 대해서도 차분한 어조로 관찰해나간다. 이 책을 펼친 독자라면 메이플소프가 어떻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진을 하나의 예술로 키워나갔는지, 동성애자와 이상 성욕에 대해 냉랭하게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어떻게 대처해나갔는지 쉽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X Portfolio, Mapplethorpe

메이플소프에게 섹스는 영감의 원천이었다. “섹스는 내게 살아야 할 이유는 주는 유일하게 가치 있는 활동이에요”라고 공표했던 그는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탐구하기 위해 여러 젠더의 연인을 만났지만, 작업을 할 때는 더욱 그랬다. 그는 흑인 남성의 나체에 집착하거나 포르노그래피적 요소를 작업에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그의 뷰파인더 안에선 실제로 모델들이 관계하거나 남성의 성기가 있는 그대로 노출됐고 지금은 물론, 당시에도 상당히 급진적인 작품이었다. 미술계 안에서도 그의 작업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일례로 1989년 코코란 미술관의 크리스트나 오르케이홀 관장은 예정된 메이플소프의 전시 <완벽한 순간>을 직전에 취소시켰다. 미국 국립예술기금이 그의 전시에 쓰이는 것이 우려됐다는 이유로 말이다. 예술계는 경악했고, 7백여 명의 군중이 플래카드를 흔들며 코코란을 향해 “부끄러운 줄 알라, 부끄러운 줄 알라” 하고 외쳤다. 시위 참가자들은 코코란 미술관 파사드에 메이플소프의 사진을 영사하며 그들의 메시지를 강력히 전했다. 반항적인 눈빛과 거친 가죽 재킷을 걸치고 삐딱한 분위기로 담배를 물고 있는 사진, 바로 이 책을 표지에 쓰인 사진과 같다. 이 책의 옮긴이의 말을 인용하자면, 막장 드라마의 결정판을 보는 것 같은, 하지만 절대 삼류 드라마로 흐르지 않는 이 책은 지금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을유문화사, 2만 8000원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영상출처 유튜브 채널 'Art Documentaries'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