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볼만한 영화 3

선정 기준이라면 오로지 야릇함 뿐이다.

영화 <개는 바지를 입지 않는다>의 한 장면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했다. 올해 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신진 감독을 발굴하는 ‘뉴 커런츠’ 출신 감독의 작품이 개막작과 폐막작으로 상영된다는 점이다. 개막작은 2015년에 <호두나무로> 해당 상을 받았던 카자흐스탄 감독 예를란 누르무캄베토프의 영화 <말도둑들. 시간의 길>이며 2016년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로 뉴 커런츠 상을 받은 임대형 감독의 신작 <윤희에게>다. 부산국제영화제 역사상 뉴 커런츠 출신의 감독이 개·폐막작으로 동시에 선정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신진 감독을 발굴하고 수면 위로 오를 수 있도록 견인하는 국제적인 영화제로서의 면모를 볼 수 있는 지점이겠다. 오는 12일 토요일까지 개최되는 전 세계 시네필을 위한 축제에서 플레이보이 코리아도 섹슈얼리티와 젠더, 연애와 관련된 뜨거운 영화를 꼽아봤다. 해당 영화 제목을 클릭하면 언제, 어디서 관람할 수 있는지 자세한 상영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BDSM 그 빛나는 세계에 대하여, 개는 바지를 입지 않는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에 의하면 핀란드 영화 <개는 바지를 입지 않는다>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파리에서 마지막 탱고>-부터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까지 변태적 욕망을 다루면서 관객의 뇌리에 깊은 잔상을 남기는 그런 계보에 놓여있다. 최근 개봉하는 공포 영화보다 더 잔인한 면도 있지만, BDSM에 빠질 수밖에 없는 한 남자의 집착에 대해 얘기한다. 영화는 주인공의 아내가 그의 어망에 걸려 익사하는 씬으로 시작한다. 우울감에 빠져 살던 주인공은 SM 클럽에서 한 여자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성적 고통을 아내를 잊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삼게 되는 것이다. 주연 배우 페카 스트랭은 최근 섹슈얼한 일러스트레이터의 삶을 그린 영화 <톰 오브 핀란드>로 얼굴을 알린 바 있다. 그는 민감하게 다루어야만 하는 BDSM 소재에 대해 안정적이고 세심한 연기로 이끌어간다.

 

영화 <그리스의 휴양기>의 한 장면

아슬아슬한 성적 욕망의 충돌을 그린, 그리스의 휴양기 니나와 데이비드는 8년을 함께해온 커플이다. 그들 사이에는 스킨십도 대화도 없으며 서로에게 별 관심이 없다. 둘은 그리스로 휴가를 떠나고 그곳에서 훨씬 성숙한 20살의 여성 마가리타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자존감은 하늘을 찌르고, 스스로에 대한 관능과 욕망에 충실하며 두 사람보다 성적으로 훨씬 용감하다. 마가리타는 늦은 밤 데이비드를 유혹했다가 한 낮의 교회에서 니나와 뜨거운 스킨십을 나누기도 한다. 그녀 때문에 니나와 데이비드는 강렬한 섹슈얼리티 속에서 질투와 혼란에 빠진다. 그리스의 아름다운 해변과 집들 사이에서 온화하기만 한 이 영화는 어느 한 지점에서 스릴러다운 면모를 보여주는데, 스포일러니 언급하지는 않겠다. 결말은 푸석하기만 했던 니나와 데이비드 사이에서 2세에 대한 대화가 나온다는 것. 플로리안 고치크의 영화 <그리스의 휴양기>는 쉽고 강렬하며 섹시하다.

 

영화 <하트>의 한 장면

유부남한테 유부남 상담을 하는, 하트 정가영 감독 본인은 모르겠지만 신작이 나올 때마다 플레이보이 코리아는 득달같이 달려들어 그녀의 영화를 소개했었다. 사랑, 구애, 미련, 집착, 섹스 등을 바라보는 그녀의 톡톡 튀는 시선 때문이었다. 그녀의 전작 <비치 온더 비치>, <밤치기>로 말할 것 같으면 ‘그 남자’와 함께 자지 않는 이상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내용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자로 등장하는 감독 정가영은 영화 속에서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화끈하게 돌진한다. 브레이크도 후진도 없는 정 감독의 페르소나는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다. 이번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이는 새로운 영화 <하트>도 마찬가지다. 주인공 가영은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다. 이런 고민을 안고 유부남인 미술강사 성범을 찾아가 연애 고민을 하는 가영. 둘은 상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번번이 아슬아슬한 관계가 되기도 한다.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사진제공 부산국제영화제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