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불면 영화제

같이 아늑하고 어두운 관객석에 파묻혀볼까?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의 폐막작이자 밥 딜런 주연의 다큐멘터리 영화 <돌아보지 마라>의 한 장면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 겨울 바다에 갈 계획이 있다면 주목할 것. 강릉에서 처음으로 강릉국제영화제가 시작한다. 허난설헌, 허균, 신사임당부터 동시대 문인들까지 ‘문향’이라 일컫는 강릉의 지역적 특색을 살려 영화와 문학에 집중한 프로그램이 흥미롭다. 1960년~70년대 한국 문예영화를 상영하는 ‘문예영화 특별전’과 여성 작가들의 예술과 삶을 다룬 ‘여성은 쓰고, 영화는 기억한다’ 그리고 노벨문학상 수상자 밥 딜런을 모티브로 한 영화를 상영하는 ‘익스팬디드: 딜러니스크’ 섹션으로 구성된다. 이외에도 한국 영화 100주년을 기념하여 100인의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를 상영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경포대 해변의 중앙광장에 위치한 100X100 씨어터에서 상영되는데, 바다의 풍경과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꽤 매력적이다. 11월 8일~11월 14일, 강릉아트센터, CGV 강릉, 경포해변, giff.kr

공동주택에 사는 이웃을 죽인 뒤 시체 처리를 고민하는 남자,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찾으려 자료를 뒤지는 여인이 등장하는 키라 무라토바의 영화 <세 가지 이야기>

야성적 순수: 키라 무라토바 회고전 지난해 세상을 떠난 우크라이나 영화감독 키라 무라토바의 국내 첫 회고전이 열린다. 세계영화사에서 그녀는 가장 강렬하고 독특한 작품을 선보인 감독으로 손꼽힌다. 유년기를 루마니아에서 보내고 모스크바 국립대학을 졸업한 후 오데사 영화 스튜디오에 몸담았던 그녀는 이방인으로서 비타협적 시선을 자신의 작품에서도 여실히 보여준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무기력 증후군>은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의 영화로 남편을 잃은 나타샤, 기면증을 앓고 있는 문학교사 니콜라이를 통해 공산주의 붕괴 이후의 러시아를 보여준다. 1990년 당시 베를린영화제의 은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외에도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에 날카로운 비판을 담은 그녀의 다양한 영화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10월 30일~11월 10일, 서울아트시네마, cinematheque.seoul.kr

제17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 ‘시네마 올드 앤 뉴’ 섹션 상영작 <2001 스파크 인 더 다크>의 한 장면

제17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이번 영화제에는 경쟁 부문에는 총 118개국 5752편을 출품했으며 국제경쟁에 총 35개국 54편을 선정해 소개한다. 올해 출품작들은 어느 해보다 다양한 장르적 시도가 돋보였는데 특히 여성을 소재로 한 단편에서 기존의 선형적 서사나 관습화된 캐릭터를 비트는 새로운 시도를 주목해볼 만하다. 한편 올해 한국 영화 100주년을 기념하여 ‘시네마 올드 앤 뉴’ 섹션을 진행한다. 한국 시네필들에게 교과서와 같은 감독들의 작품을 특별 초청하는 이 섹션에서 영화 <2001 스파크 인 더 다크>는 1968년 <플레이보이> 매거진에 실렸던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심층 인터뷰를 색다른 방식으로 다룬다. 이외에도 50대 제빵사의 푸근한 몸매를 사랑하는 현대 사진작가 아나타 다룬 영화 <나의 행성>, 섹스 동영상 유출로 남자친구를 고소하고 살던 곳을 떠나야 하는 혜원의 고통을 담은 <K대_oo닮음_93년생.avi>등 주목할 만한 작품이 많다. 10월 31일~11월 5일, 광화문 씨네큐브, 에무시네마, aisff.org

제 45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이자 장률 감독의 영화 <후쿠오카>의 한 장면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한 해 동안 만들어진 독립영화를 결산하는 자리인 서울독립영화제는 올해 ‘Shift’라는 주제로 화제작을 선별했다. 역대 최다 규모로 총 1368편이 모집됐으며 그중에서 52편을 소개할 예정이다. 단편 부문에는 정석주 감독의 극영화 <붕붕>, 문혜준 감독의 <그래서 우리는 춤을 추고>, 송주원 감독의 다큐멘터리 실험 영화 <나는 사자다>를 비롯한 8편의 작품이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이 뿐만 아니라 <나만 없는 집>으로 서울독립영화제2017 관객상을 수상했던 김현정 감독의 차기작 <입문반>,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받으며 제15회 인디애니페스트 대상을 수상한 정다희 감독의 <움직임의 사전>,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단편경쟁부문 작품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배꽃나래 감독의 <누구는 알고 누구는 모르는>을 만나볼 수 있다. 11월 28일~12월 6일, CGV 아트하우스 압구정, 인디스페이스, 서울아트시네마, siff.or.kr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사진제공 강릉국제영화제, 서울아트시네마,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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