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가능한 촌므파탈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황용식. 그의 허를 찌르는 섹시함을 배워보자.

촌므파탈은 ‘촌놈 옴므파탈의 줄임말’이다. 촌놈처럼 순박하게 생겼는데 허를 찌르는 섹시함을 갖춘 남자.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황용식(강하늘)을 설명하기에 가장 빠르고 쉬운 단어이기도 하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고 머리카락은 더 구수하게 곱슬거리고 지적인 면이라곤 없는 촌티 나는 ‘그’가 어떻게 여심을 휘어잡았을까? 로맨스 드라마에 뻔질나게 등장했던 조각 같은 외모의 실장님, 사장님, 이사님은 후생에서나 가능할지 몰라도 황용식 같은 캐릭터는 좀 덤벼볼 만하지 않을까? ‘황용식이’의 매력을 분석했다. 올겨울에는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는 촌므파탈 매력으로 (미래) 애인의 마음을 뜨뜻하게 데워보자는 뜻에서 말이다.

1 지지와 응원은 폭격형으로 황용식이 사랑하는 동백은 미혼모에 고아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다. 물론 나중에 누구보다 그녀를 사랑하는 엄마가 등장하긴 하지만, 남들은 그녀를 보고 박복하다고 말한다. 이런 편견 속에서 상처받으며 살아왔던 동백. 그녀의 자존감에 불을 붙이고 혁명을 일으키게 만든 것은 황용식의 무해한 지지 덕분이었다. “동백 씨 이 동네에서 제일 세고요, 제일 강하고, 제일 훌륭하고, 제일 장해요”, “되게 이쁘신 줄만 알았는데 되게 멋지시네요. 땅콩은 8천 원 하실 때부터 팬 돼버렸습니다.” 황용식은 동백에게 귀엽다, 예쁘다, 사랑스럽다 등 외모에 일관된 뻔한 칭찬보다 동백이 살아온 환경, 그녀의 내면에 있는 강인함을 멋지고 훌륭하다고 말한다. 그의 지지와 응원에는 맥락이 있다. 그 맥락은 사려 깊은 눈으로 동백을 오래 관찰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촌므파탈의 두 번째 매력은 상대의 진짜 매력을 성실하게 발굴하고 폭격하다시피 표현하는 것.

2 기본 마인드는 곧 죽어도 무데뽀 “너 아이언 맨과 헐크의 가장 큰 차이가 뭔지 알어? 유도리여 아이언맨은 유도리가 있으니께 명품 빼입고 사는 거고 헐크는 그게 없으니께 헐벗고 다니는 거라고” 함께 일하는 반장은 융통성 없이 사건에 달려드는 황용식을 나무라지만, 그는 이렇게 답한다. “그래도 나는요, 헐크가 더 뽀대는 난다고 생각해요” 촌므파탈을 탑재하기 위해선 명품 빼입는 아이언맨도, 엉덩이 뽕이 가득한 캡틴 아메리카도 필요 없다. 헐벗고 달리며 이른바 ‘노빠꾸’ 정신만 필요할 뿐이다. 헐크를 좇는 남자는 좋아하는 상대는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 그 사람 앞에서는 재는 법이 없다. 동백이 앞에만 있으면 헐크에서 동네 똥강아지처럼 졸졸 따라다니고 꼬리치고 안아달라고 난리가 난다.

3 순박섹시라는 새 장을 열자 솔직하게 고백하면 매 화마다 황용식의 촌철살인 한 마디 때문에 소리를 지르긴 했지만, 그중에서도 베스트를 꼽자면 이 대사가 아닐까? “니가 먼저 했다” 줄곧 동백을 마치 신처럼 모셨던 황용식은 어리숙하게 뽀뽀해준 동백을 보며 한 말이다. 여기서 폭발하는 매력은 순박섹시다. 존댓말로 사랑을 고백하기만 했던 황용식의 대반전이라고 할 만하다. 평소에는 지고지순하기만 해도 섹슈얼한 기회가 다가오면 민첩하게 행동하는 그의 면모를 잘 관찰해보자.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영상출처 KBS '동백꽃 필 무렵' 공식 홈페이지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