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보이 합본호

연극 후회하는 자들

당신은 여자인가요, 남자인가요? 선택에 확신할 수 있나요?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 제격인 연극을 찾고 있나? 올해는 탬버린을 치며 생을 찬미하는 뮤지컬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유치한 영화도 보고 싶지 않다면 묵직한 울림을 주는 연극 <후회하는 자들>을 추천한다.

후회는 부정적 의미로 쓰이지만 새로운 기회를 품고 있는 단어다. 제목만 보아도 이 연극은 누군가의 진한 후회로 가득 차 있다는 느낌이 올 것이다. 무대의 중심에서는 두 사람은 성전환수술을 은 60대의 두 인물이다. 여성의 삶과 남성의 삶을 동시에 경험한 주인공들은 수술 후에도 자신의 삶이 늘 꿈꿔왔던 것과 거리가 멀었다고 회상한다. 성 정체성에 대한 두 사람의 관점은 상이하지만, 성을 하나로 규정하지 않고 스스로 부정당하지 않는 그대로의 삶을 갈망하는 것만큼은 같다. 작품은 두 번의 성전환 수술에 대한 좁은 시선에 갇히지 않고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으로서의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다. 나아가 우리 사회가 규정하는 성이 문화적 억압으로서 개인의 행복에 어떻게 관여하는지도 보여준다. 정상과 비정상, 후회와 선택 사이에서 누구나 공감할 만한 울림을 줄 것이다.

이 작품은 스웨덴의 젊은 예술가인 마르쿠스 린딘(Marcus Lindeen)의 데뷔작이며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되었다.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받아왔다. <후회하는 자들>은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지금까지도 독일, 스웨덴, 멕시코, 칠레, 아르헨티나 등에서 공연되고 있다. <12인의 성난 사람들>, <기묘여행> 등을 통해 인간과 사회의 문제를 다루어온 연출가 류주연(극단 산수유)이 예리한 작품 분석력으로 연극과 영화를 재구성해 완성도를 높였다. <알리바이 연대기>, <생각은 자유>의 지춘성과 <히스토리 보이즈>, <환도열차>의 김용준이 밀도 높은 연기로 작품의 깊이와 기대를 더할 예정이다. 이번 연극은 12월 2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에서 감상할 수 있다.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사진제공 두산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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