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보이 합본호 19

성을 긍정하는 페미니즘

대통령은 섹스를 즐기지만 섹스를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모든 페미니스트는 문제를 제기할만한 사태라 생각한다.

<플레이보이>의 선임 에디터인 쉐인 마이클 싱이 나에게 전화해 글을 기고해달라고 했을 때, 나는 무척 설렜다. 우선 나는 <플레이보이>가 출판업계에서 가장 덕망 높은 출판물이었던 1980년대에 자란 사람이다. 또 다른 이유는 트럼프의 극단적 주장에 열광을 일컫는 트럼피즘(Trumpism)이 성적으로 억압적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세일럼 마녀재판 이후 여성 혐오가 극대화된 시대에 살고 있다. 억압과 퇴행의 시대를 살고 있다. 탄압과 항의가 빗발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트럼프의 시대의 살고 있다.

트럼피즘은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그중 가장 최악인 것 중 한 가지는 섹스와 관련된 것이다. 대 트럼프 대통령은 섹스를 아주 좋아한다. 그는 포르노 스타, 배우, 모델들과의 섹스를 즐긴다. 그는 심지어 스토미 대니얼스, 카렌 맥두걸 등과 섹스한 후 그들에게 돈을 지불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자신과 반대의 성별과 관계를 가졌다고 해서 섹스에 대해 긍정적일 거라고 착각해선 안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나게 많은 섹스를 즐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섹스에 호의적이지 않다. 대표적으로 그는 여성의 생식 건강에 대한 권리를 지지하지 않는다. 지난달 미국 가족계획연맹은 병원의 각종 검사와 치료에 지원금을 주는 정부의 가족계획 정책인 ‘타이틀 엑스 프로그램’에서 탈퇴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타이틀 엑스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는 병원들이 임신중절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도록 함구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신중절에 대한 여성의 선택권을 철저히 묵살한 정당의 대표이다. 지난 5월 앨라배마주는 강간이나 근친상간 피해자에 대해서도 낙태를 금지한다는 강경한 낙태 금지법인 ‘인간생명보호법 The Human Life Protection Act’이 통과시켰다. 대통령은 한 개인이 게이이든 이성애자이든 양성애자이든 트렌스젠더이든, 그 어떤 성적 자유도 인정하지 않는다. 지난 4월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군대에서 트렌스젠더 군인들을 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같은 맥락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개인의 성적 성향에 따른 차별을 금하는 평등법(the Equality Act)도 전혀 지지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섹스를 아주 좋아한다. 그는 포르노 스타, 배우, 모델들과의 섹스를 즐긴다. 그는 하지만 그가 섹스에 대해 긍정적일 거라고 착각해선 안 된다.

대통령은 미인을 아주 좋아한다. 하지만 그는 여성 차별적 안건을 밀고 있는 여성 혐오증에 걸린 남자다. “저는 아름다운 여성과 데이트하는 것을 아주 좋아해요. 여자 자체를 아주 좋아하죠”라고 그는 말한 적 있다. 여성을 단순히 대상으로만 보는 태도는 여성을 존중하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미국 대통령이 여성 혐오증을 가진 남자라고 말하는 것 자체도 매우 완곡한 표현이다. 대통령에 관한 소문 중 1/5만 진실이라 하더라도 그는 범죄자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 괴물이라 할 수 있다. 내가 여기에서 말하는 혐의들은 강간에서부터 가벼운 성추행까지 해당하며 어떤 이들은 피해자가 최대 23명이나 된다고 말한다. 그가 저지른 범죄 사실이 아니더라도 부인들을 대했던 태도만 봐도 그는 여성을 사랑하는 남자가 아니라 여자를 이용하기만 하는 남자다. 그는 첫째 부인과 혼인 중 둘째 부인과 바람을 피웠고 둘째 부인에겐 혼전 계약과 함구령을 내리며 무참히 버렸으며, 셋째 부인이 그의 5번째 아이를 낳은 직후에는 또다시 바람을 피웠다.

트럼프는 대통령직에 출마하면서 간통 사실을 여러 번 인정했지만 그는 여전히 승리했다. 성 해방에 한 단계 더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냐고? 안타깝게도 그렇진 않다.

그는 여자를 “개”나 “뚱뚱한 돼지”라 표현했으며 여성의 성기를 움켜쥘 수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 미국의 대통령은 사생활과 정치 생활에 있어서 섹스를 도구로 사용해온 것이다. 여성을 억압하는 의제를 처리하기 위한 도구, 개인적 욕구를 여성에게 강요하기 위한 도구로 말이다.

“어떤 형태로든 처벌을 할 수 있어야 해요”라고 트럼프가 낙태하는 여성들을 향해 했던 말이다. 한때 임신 중절 합법화를 찬성한다고 했던 남자가 하는 말이라니 믿을 수 없다. 하긴 트럼피즘은 골자는 했던 말을 여러 번 번복하는 것이긴 하다.

그렇다면 트럼프의 직권 시기에 성 긍정적 페미니즘이 왜 그토록 중요한 걸까? 트럼프는 대통령직에 출마하면서 간통 사실을 여러 번 인정했지만 그는 여전히 승리했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별로 개의치 않아 하는 것 같다. 성 해방에 한 단계 더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냐고? 안타깝게도 그렇진 않다.

대통령의 과도하고 문란한 성생활은 그와는 격리된 것 같다. 대통령이 섹스를 엄청나게 많이 한다고 해서 공화당이 편협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를 뜻한다. 트럼피즘은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상태에서 존재한다. 다시 말해서 대통령은 다른 사람들, 심지어 공화당원들도 감히 인정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서도 처벌받지 않고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다.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트럼프의 이상하고도 끔찍한 여성 혐오가 표출보다는 억압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공화당은 이전에도 성이나 성적 성향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공화당을 이끄는 리더가 도덕적으로 비난 받는 남성이면서 동시에 가족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공화당이 “가족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정당”이라고 말하던 때를 기억한다. 이는 풀어보자면 “섹스는 안 돼, 우린 공화당원이니까!”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결혼을 3번이나 한 간통자가 가족의 가치를 중요시한다고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라면 몰라도.

그렇다면 공화당은 어떻게 되는 걸까? 트럼피즘이 대표하는 모든 것과 거의 반대 노선을 가고 있는 그들은 어떻게 될까? 결국, 언젠가는 트럼피즘이 무너질 것이다. “네버 트럼퍼들 Never Trumpers”이 다시 미친 열성분자가 될 것이고 민주주의자들은 다시 전으로 돌아갈 것이다, 완전히 자멸적인 형태로 말이다. 그럼 섹스는 어떻게 될까? 여성들이 트럼피즘 때문에 자신들이 얼마나 억압받아 왔는지 깨닫게 된다면? 트럼프 시대가 막을 내린 후 여성들이 누릴 수 있던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생각보다 훨씬 더 탄압받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그 이후에는 섹스가 어떻게 될까?

성적 억압이 트럼피즘에 대항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을까?

대통령의 난잡한 성생활과 더 큰 죄들을 모두 섹스의 탓으로 돌리게 될까? 성적 억압이 트럼피즘에 대항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을까? 그렇게 되지는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트럼프는 자연의 질서를 망가뜨려 놓았다. 그는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한 정치적 비용의 편입분석을 완전히 바꿔놨다. 트럼피즘에 대한 반발이 어떻게 번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트럼피즘의 폭력성을 조금이라도 닮았다면 분명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언제나 진보 정치와 건강한 섹슈얼리티 사이의 좋은 관계를 권장해 온 매거진에 글을 쓸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쁘다. 자유주의자라면 당연히 성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싶어 한다. 자신만의 고유한 섹슈얼리티 때문에 개인이 힘들어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경계를 게을리하면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생긴다.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이 성을 당당하게 긍정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번역 이연정
  • Molly Jong-Fast
  • 사진제공 Branding Pot/Shutterstock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