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보이 합본호 19

한 백악관 직원의 고백

백악관 통신원인 브라이언 카렘이 고뇌에 찬 트럼프 행정부 내부자와 만나다.

“도널드 트럼프는 재선에 출마하고 싶어 하지 않아요”라고 내가 가장 자주 찾는 백악관 정보원이 몇 주전 실버 스프링에 있는 한 식당에서 커피를 마시며 말했다.

나는 웃었다. “잠재적 범죄 기소를 피하고 싶다면 선택권도 없을 텐데요.”

백악관 관련 기사를 쓰는 나와 다른 모든 리포터는 트럼프가 그의 남은 임기 2년 반 중 언젠가는 뒤로 물러서 대통령직에서 내려올 것이라는 소문을 들은 바 있다. 하지만 백악관 정보원에게서 나온 얘기는 별로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된 것이 사실이다. 그 누구도 도널드 트럼프가 무슨 짓을 할지 짐작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자신조차도 그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 본다.

트럼프 행정부는 독이 든 우물이다. 그 물을 마시면 신뢰성이 무너지고 판단력이 결여돼 환각제에 중독된 이들처럼 총체적 불안감에 빠지게 된다. 이 물을 마신 자들은 심각한 정신적 왜곡을 경험할 수 있다. 거짓말을 하게 되고, 그 거짓말에 대한 거짓말을 또 하게 되고, 동시에 이 두 거짓말을 당신이 믿게 만들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우물에 주입한 것은 꽤 엄청난 마약이다. 이 물과 견줄 만큼 역겨운 액체인 소변이나 배터리 산과 마찬가지로 나는 이 물에 맛을 들이지는 못했다.

“그는 내게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웃어 보였다. 백악관 직원들이 도널드 트럼프를 얼마나 싫어하는지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나는 비공개 정보원을 보호하기 위해 수감된 적도 있지만, 비공개 정보원을 쓰는 것은 별로 안 좋아한다. 게다가 몇 번 한 적은 있지만, 은밀한 “내부 고발자”형 미팅을 하는 것도 안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이 백악관 정보원가 만나는 것이 조금 내키지 않았다.

“공공장소에서 당신과 함께 있는 모습을 남들에게 보이기 싫어요”라고 그는 내게 말했다.

“지금 여기에 같이 있으니 어쩔 수 없겠네요”라고 나는 커피를 앞에 두고 말했다. “여기 사람들은 당신을 볼 수 있을 테니까요”

“버블 밖으로 나왔으니 괜찮아요. 여기서 아무도 우릴 몰라요”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우리가 백악관 지역에서 벗어났으니 우리가 이른바 투명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의미였다.

나는 미소 지었다. 나는 지난 몇 년간 이 레스토랑에 다양한 이유로 왔다. 심지어는 우리가 들어설 때 몽고메리 카운티의 지역 고위 공무원이 이 레스토랑에 있는 것을 보기도 했는데, 뭐 괜찮다면 괜찮은 거겠지.

어쩌면 이 미팅은 고의로 계획된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나 다를까, 내 정보원은 30일간 백악관에 출입금지 처분을 받은 것과 관련해 내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그 뒤로 내 기자 출입증은 다시 복원됐다. 이에 대해서는 ‘여기(링크)’에서 더 자세히 서술하겠다.)

“전자 발찌나 하고 있지 않으면 된 거죠. 뭐”라고 나는 말했다.

그는 내게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웃어 보였다. 백악관 직원들이 도널드 트럼프를 얼마나 싫어하는지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몇 안 되는 직원들은 진짜로 그를 아주 좋아한다. 모두 들어본 적 있는 이야기다: 트럼프에 대한 불만들, 우리에게 그의 진짜 모습을 알려주고 싶어 하는 익명의 정부 관리들이 하는 이야기 등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덤불 뒤에 숨어 돌을 던지고, 결국에는 대통령이 그 돌을 던진 대상으로 미디어를 탓하게 만든다. “가짜 뉴스를 방송하는 미디어!” 이런 말은 정말 지긋지긋하다. 게다가 트럼프에게 너무 실망하고 그가 싫다고 하는 사람들이 왜 공개적으로는 아무 말도 못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나는 “당신네는 정말 이해할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 “이렇게나 엄청난 적대감을 숨기고 있고 심지어 나한테도 불평을 털어놓으면서 액션을 취하지는 않나요?”

“뭐라고요? 직업을 잃거나 더 심하면 당신처럼 되라고요?”라고 그는 되물었다.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다른 선택권은 뭔데요? 그냥 나가떨어지고 죽은 척 하려고요? 지금 남아있는 미국 공화당원들 중 거의 대부분이 그렇게 하고 있죠? 그래서 그게 당신에게 어떻게 작용했나요? 어차피 나가떨어질 거라면 싸움이라도 한번 하고 쓰러지는 편이 낫지 않겠어요?”

“당신은 워싱턴 D.C.가 어떤지 잘 몰라서 하는 말이에요”라고 그는 전에도 여러 번 그랬던 것처럼 내게 말했다. 이 말은 누군가 내게 “외부인이니까” 혹은 D.C. 리포터가 아니라는 말을 하기 바로 전에 질책하는 뉘앙스로 자주 했던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아직도 누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할 때 도대체 무슨 뜻인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이 말은 워싱턴 D.C.식 집단 사고를 하는 기자 무리 중 하나가 아닌 사람에게 해줄 법한 말 같다. 그렇다. 나는 사교계 명사 목록에 이름 올리고 싶은 욕심 따위는 없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워싱턴 D.C.를 이해하지 못한다니? 그건 아니지 싶다. 학교 학부모회 미팅에 한 번이라도 참석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워싱턴 D.C.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누가 학부모회 미팅 수준 그 이상이라고 한다면 절대 믿지 말도록 하라. (단, 고등학교 내 파벌과 비교하고 싶다면, 그건 조금 설득력이 있을 수도 있겠다)

“도널드 트럼프는 D.C.가 만들어낸 산물이 아니에요”라고 나는 말했다. “그는 경직된 워싱턴 정치환경에서 자라나 남들처럼 적당히 타협할 줄 아는 차분한 귀족층 출신 정치가가 아니에요. 그는 한 손에는 칼을 들고 다른 손에는 지폐를 한 주먹 가득 쥐고, 그의 앞을 가로막는 사람은 돈으로 매수하거나 괴롭히는 정치적 포주예요. 그는 겉치레도 없고 도덕성과 연민도 없는 사람이에요. 그는 필로폰에 취한 미치 맥코넬(Mitch McConnell)에 스테로이드를 한 P.T. 바넘(P.T. Barnum)을 섞어 놓은 것 같은 인물이에요. 여러분은 그를 ‘보통의 일반적인’ 정치가라고 생각하는데, 그 정의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전혀 아니에요”

나의 정보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 말이 맞을지도 몰라요”

나는 그냥 웃었다. “그럴지도 모르죠. 근데 우리는 도대체 왜 만난 건가요?”

내 정보원은 나에게 아주 중요한 정보가 있다면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트럼프에 대해 밝힐 무언가가 있다”라고 얘기했다. 우리는 대통령의 “핵 허리케인” 성명에 관해 이야기했다.

“대통령이 허리케인 폭격과 관련해 아주 비슷한 얘기를 하는 것을 들었어요”라고 그는 말했다. 내 정보원은 또한 중국과의 무역전쟁과 대통령이 지난 몇 주간 진행해왔던 다른 지루한 이슈들에 관한 논쟁과 거짓말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다. “무치의 말이 맞아요”라고 내 정보원은 앤서니 스카라무치(Anthony Scaramucci)가 공개적으로 트럼프가 온전한 정신을 가졌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던 내용을 두고 말했다.

“그래요. 하지만 그는 아무도 트럼프에게 맞서지는 못할 거라고도 말했었죠. 그 말도 맞네요”라고 나는 심드렁하게 말했다.

“16개월 후에는 이 나라가 어떻게 돼 있을까? 48개월 후엔 누가 남아 있을까? 내 정보원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전 아닐 거라는 거예요’”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전 트럼프 행정부를 떠날 생각이에요”

나는 웃었다. “그게 당신이 얘기한다고 했던 소식이에요? 트럼프 행정부를 떠나지 않는 사람이 어디에 있어요? 다들 뱉어지거나 씹어 먹히거나, 거위 배설물처럼 버려지잖아요. 그러다 메릴랜드주 시골길 한가운데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됐고 머리는 왜 불타고 있는지 몰라 어리둥절하죠. 그게 뭐요?”

고백하자면, 트럼프 행정부에 어느 정도 오래 몸담은 사람에게는 내가 존경심이나 인내심을 갖지 못한다는 것을 나도 인정한다.

“전 제가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요”라고 내 정보원은 말한다.

“그래요” 나는 말했다. “당신도 워싱턴 D.C.가 어떤 곳인지 잘 모르는 건 마찬가지네요”

“저에겐 가족이 있어요”

“네, 저도요. 당신은 마치 마피아 두목을 배신하려는 사람처럼 굴고 있어요”

“미국의 대통령이 당신에게 국가를 위해 봉사해달라고 부탁한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내 정보원은 나를 아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아, 바로 저거였다. 정부가 사람을 꼬드기는 방법이 바로 저거였다.

“숀 스파이서(Sean Spicer)가 제게 그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던 것 같네요”라고 나는 숀이나 다른 전 행정부 공인이 내게 그런 말을 한 적 있는지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말했다. 하지만 나는 트럼프 행정부를 벗어나고 싶어 하는 지친 백악관 직원과 실버 스프링 다이너에 앉기 훨씬 전, 이 어려운 문제에 맞닥뜨린 적이 있었다. “지난번에 누가 저에게 그런 제안을 해왔을 때 제가 뭐라고 했는지 이야기할게요”라고 나는 말했다. “미국의 대통령이 제게 조국에 봉사해줄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긍정적으로…”

“맞아요”라고 그는 내 말을 끊고 말했다. “우리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요”

“아직 제 말 안 끝났어요”라고 나는 말했다. “저는 대통령이 대중 앞에 가서 거짓말하라고 지시하기 전까지는 그러하겠다고 답할 거예요.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 개인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저라면 전 백악관 공보국장 앤서니 스카라무치보다 더 재빨리 백악관을 나올 거예요.”

“그렇게 쉬운 게 아니에요. 흑백논리로만 볼 수 없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뉴욕타임스>에 실렸던 기명 논평 페이지를 기억해요. 거기서 그랬죠. 그 곳에 있는 ‘어른들’이라고요. 당신은 어떤가요? 당신도 그곳에서 익명의 인물인가요?”

“아니요”라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그 곳을 떠나면 누가 우리를 대체하게 될까요? 아마 우리보다 훨씬 더 최악인 사람들이 오게 될 거예요. 누구도 대통령을 섬기며 일하고 싶어 하지 않아요. 스테파니 그리샴(Stephanie Grisham)이 왜 직무가 세 개라고 생각하나요? 믹 멀베이니(Mick Mulvaney)가 왜 여러 일을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결국 그 누구도 트럼프 밑에서는 일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무엇이 더 나쁘다고 생각하세요? 정부가 아예 없는 것? 아니면 트럼프 정부요?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의 인용문이 떠올라 나는 웃었다: “신문(미디어)이 없는 정부를 택해야 할지, 정부가 없는 신문(미디어)을 택해야 할지 내가 결정해야 한다면, 나는 조금도 지체 없이 후자를 택할 것이다.” 하지만 백악관 직원 중 머리에 불이 붙던 안 붙던, 그곳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이들의 실존주의적 고뇌에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11월 재선을 앞두고 있다. 그의 행정부는 최소한 향후 16개월간 더 정권을 쥐고 있게 될 것이다. 그가 만약 재선에 성공한다면, 그의 집권 시기는 48개월 더 늘어날 것이다. 그와 함께 시작했던 직원들 대부분은 지금 사라졌으며, 아직도 백악관에 남아있는 직원들 중 캘리엔 콘웨이(Kellyanne Conway), 스티븐 밀러(Stephen Miller) 그리고 스테파니 그리샴을 제외한 다수(거의 대부분)는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노력 중이다. 백악관의 비서실장인 믹 멀베이니도 떠나지 못하고 오래 붙어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너무나 적은 인원이 많은 사람의 일을 하고 있으니,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16개월 후에는 이 나라가 어떻게 되어있을까? 48개월 후엔 누가 남아 있을까?

내 정보원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내가 아는 것 이라고는, 전 아닐 거라는 거예요”

그는 계산서를 내게 남긴 채 조용히 레스토랑을 빠져나갔다. 나는 아직도 우리가 만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어쩌면 그는 내가 전자 발찌, 혹은 전기충격 목걸이를 차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Credit

  • 에디터 김민지
  • BRIAN KAREM
  • 사진제공 Maxx-Studio/Shutterstock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