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플보

아침에 마시는 맥주

하루 세끼 중 두 끼만 맥주를 마신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아침에 맥주를 마시는 건 낯선 일이 아니다. 1970년대 가수 조니 캐쉬의 ‘Sunday Morning Comin’ Down’이라는 곡에는 아침에 마시는 맥주를 찬양하는 가사가 나온다. “나는 일요일 아침에 일어났어. 아프지도 않은데 머리 들 힘이 없었지. 아침에 마신 맥주는 나쁘지 않아. 디저트로 한 병 더 땄지.” 그리고 10년 후, 가수 폴 웨스터버그 역시 그의 맥주 사랑을 앨범 <Replacement>(1997)에 수록된 ‘Beer for Breakfast’라는 노래에 담았다. “난 그저 아침에 맥주를 마시고 싶어. 난 그저 바비큐 칩을 먹고 싶을 뿐이야.” 그가 말한 레이스(Lay’s)의 케틀 쿡드 바비큐 칩이 해시 브라운이나 감자튀김을 대체할 수 있는지 결론을 아직 내진 못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그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대학생과 떠돌이 뮤지션이나 아침에 맥주를 마시곤 했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이 아침이나 브런치에 맥주를 곁들인다. 실제 나도 그렇고.

“최근 몇 년 사이에 그런 트렌드가 더 많이 생기고 있다.” 제조 조합(Brewers Association)의 수제 맥주 디렉터 줄리아 허즈가 말했다. “특히 이제 미국에는 미국 라거 이외에도 다양한 맛과 향을 내는 맥주가 늘어서, 많은 사람이 브런치 메뉴와 궁합이 잘 맞는 맥주를 찾는다.”

아침 메뉴와 어울리는 맥주가 언제 처음 나왔는지 정확하진 않지만, 많은 전문가는 파운더스(Founders)사의 브랙퍼스트 스타우트를 첫 아침 맥주로 꼽는다. 2000년대 초반, 파운더스의 설립자 데이브 앵버스는 맥주와 함께 초콜릿 에스프레소 빈을 곁들인 경험이 있는데, 그 조합에서 영감을 받아 출시한 것이 현재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임페리얼 스타우트다. 같은 시기에 테라핀(Terrapin)에서도 커피 오트밀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맥주 공장이 딱히 아침 식사용으로 맥주를 만든 건 아니다. “아침에 커피 대신 여러 곡물이 들어간 임페리얼 스타우트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맥주 컨설턴트 맷 심슨이 말했다. 이런 트렌드를 따라 많은 맥주 제조사가 시그너처 맥주 시음회 및 다양한 이벤트를 아침에 열기 시작했다. 결국, 이런 움직임이 사회에 정착하게 된 것. “사람들이 아침 식사와 맥주가 어울린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맷 심슨이 말했다. 예를 들어, 베를리너 바이세처럼 시큼하고 짜릿하면서도 깔끔한 산미를 지닌 맥주는 과일과 굉장히 궁합이 좋다.

결국, 맥주 시장은 빠른 속도로 ‘아침 맥주’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미국인이 아침 식사로 많이 먹는 팝 타르트와 어울리는 캔맥주(21st Amendment사의 토스터 페이스트리), 베이컨과 잘 어울리는 병맥주(Funky Buddha사의 모닝 우드), 메이플 시럽과 치커리를 넣고 제조한 스타우트, 콜드 프레스 형식으로 만든 맥주 등이 있다.

하지만 아침부터 맥주를 파는 곳이 생기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마이애미주에 새로 오픈하는 사우스 비치 맥주 제조사의 공동설립자 로렌코 보르게세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난 항상 브런치와 맥주를 즐겼다”고 그가 말했다. “생각해보면 맥주는 상쾌한 맛이 나기 때문에 아침에 마시기 부담 없다. 만약 내가 칵테일, 테킬라를 마신다면 위에 부담됐을 거다. 하지만 맥주엔 탄수화물도 있고, 우리에게 에너지를 준다. 칵테일 한 잔보다 맥주 몇 병이 훨씬 속이 편한 것 같다.” 그리고 그는 “만약 당신도 아침에 맥주를 마셔보고 싶다면, 도수가 낮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런 면에서도 와인이나 다른 주류보다 훨씬 좋다. 맥주는 다른 술에 비해 부드럽다”고 덧붙였다.

로렌코 보르게세는 시장 조사 후 많은 식당에 아직 ‘맥주 브런치’라는 콘셉트가 아직 익숙하지 않다는 걸 확인하고 한 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아예 브런치용 맥주를 만들면 어떨까? “이거야말로 시장에 부족한 ‘한 방’이라고 생각했다. 없으면 만들면 되지.” 그는 브루클린에서 처음 브런치용 맥주를 출시하려고 했으나, 계약을 따내기 어려워 플로리다주로 장소를 옮겼다. 그는 그곳에서 여러 맥주 제조사를 가지고 있는 프레드 포슬리라는 사업자를 만나 맥주 플래그십 스토어를 기획했다.

그렇게 출시한 맥주는 복숭아와 코코넛 전해질이 함유된 사우스 피치 쉔디(Sounth Peach Shandy), 플로리다 오렌지 주스를 넣은 IPA 선센 블러드 오렌지(Sunset Blood Orange), 이외에도 스트로베리 오렌지 미모사(Strawberry Orange Mimosa) 등이 있다. 이 맥주 제조사의 정식 오픈은 11월 중이다. 하지만 며칠 전인 14일(미국 현지시각), 마이애미 비치에 있는 킴튼 서프콤버 호텔에서 화려한 론칭 풀 파티가 있었다. 물론 브런치 시간에 진행했다.

그는 “맥주는 하루 세끼 중 두 끼로만 즐긴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줄리아 허즈도 동의한다. “맥주가 브런치 식탁에 당연하게 등장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늦을수록 기회는 날아간다.”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더 많은 맥주가 식탁에 올라가기 시작하면, 그땐 맥주가 사이드가 아니라 주메뉴가 될 것이다.” 그런 날이 빨리 오길 바라며 건배한다.

Credit

  • 에디터 한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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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drew Dani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