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 추장의 편지

100여 년 전의 편지를 다시 읽으니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온이 심상치 않다. 미국은 살인적인 한파가 닥쳤고 호주는 폭염으로 고생 중이다. 사하라사막엔 눈이 내렸다. 인간이 자연을 훼손했기 때문일까? 100여 년 전, 인디언 추장이 쓴 편지를 읽으니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어졌다.

인디언 추장의 편지

아메리카 대륙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디언들이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백인들이 몰려와 그들을 상대로 무자비한 살육 전쟁을 일으켰다. 이것이 바로 ‘인디언과의 전쟁’이다. 1854년 미국 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는 지금의 워싱턴주에 살고 있던 인디언 수꾸와미시족의 시애틀 추장에게 땅을 팔 것을 종용했다. 인디언들의 삶의 터전을 백인들이 차지하는 대신, 그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보전기구를 정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시애틀 추장은 피어스 대통령에게 답장을 보냈다. 그것이 바로 오늘날 ‘시애틀 추장의 선언’으로 알려진 편지다.

아메리카 인디안추장 시애틀이 보낸 편지

워싱턴의 대추장(프랭크린 피어스 대통령을 지칭)이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제안을 보내왔다. 대 추장은 우정과 선의의 말도 함께 보내왔다. 그가 답례로 우리의 우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므로 이는 그로서는 친절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대들의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해볼 것이다. 우리가 땅을 팔지 않으면 백인들이 총을 들고 와서 우리 땅을 빼앗을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저 하늘이나 땅의 온기를 어떻게 사고팔 수 있는가? 우리로서는 이상한 생각이다. 공기의 신선함과 반짝이는 물을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그것들을 팔 수가 있다는 말인가? 우리에게는 이 땅의 모든 부분이 거룩하다. 빛나는 솔잎, 모래 기슭, 어두운 숲속 안개, 밝게 노래하는 온갖 벌레들, 이 모두가 우리의 기억과 경험 속에서는 신성한 것들이다.

나무속에 흐르는 수액들은 우리 홍인(인디언 종족들을 가리킴)의 기억을 실어 나른다. 백인은 죽어서 별들 사이를 거닐 적에 그들이 태어난 곳을 망각해 버리지만, 우리는 죽어서도 이 아름다운 땅을 결코 잊지 못하는 것은 이것이 바로 우리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땅의 한 부분이고, 땅은 우리의 한 부분이다. 향기로운 꽃은 우리의 자매이다. 사슴, 말, 큰 독수리, 이들은 우리의 형제들이다. 바위산 꼭대기, 풀의 수맥, 조랑말과 인간의 체온, 모두가 한 가족이다. 워싱턴의 대추장이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제안을 보내온 것은 곧, 우리의 모든 것을 달라는 것과 같다.

대 추장은 우리만 따로 편히 살 수 있도록 한 장소를 마련해주겠다고 한다. 그는 우리의 아버지가 되고, 우리는 그의 자식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들의 땅을 사겠다는 그대들의 제안을 잘 고려해 보겠지만, 우리에게 있어 이 땅은 거룩한 것이기에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개울과 강을 흐르는 이 반짝이는 물은 그냥 물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피다. 만약 우리가 이 땅을 팔 경우에는 이 땅이 거룩한 것이라는 걸 기억해 달라. 거룩할 뿐만 아니라, 호수의 맑은 물속에 비취는 신령스러운 모습들 하나하나가 우리네 삶의 일들과 기억들을 이야기 해주고 있음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 물결의 속삭임은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가 내는 목소리이다. 강은 우리의 형제이고, 우리의 갈증을 풀어준다. 카누를 날라주고 자식들을 길러준다.

만약, 우리가 땅을 팔게 되면 저 강들이 우리와 그대들의 형제임을 잊지 말고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형제에게 하듯이 강에게도 친절을 베풀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마지막 두 줄처럼 살고 있을까? 강과 자연을 우리 형제처럼 아끼고 있을까?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편지다. 오늘 밤은 영화 <원령공주>를 보며 위스키를 한잔하고 자야겠다.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은수저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