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캣콜링’ 당해본 적 있어요?

성희롱은 연희단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혹시 '캣콜링' 당해본 적 있어요?
노아 잰스마(Noa Jansma)는 자신을 성추행한 남성과 셀카를 찍어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dearcatcallers)에 올리고 있다.

작년에 스페인 여행을 다녀왔다. 외국 친구들이 휘파람을 잘 불길래 어떻게 연습했냐고 물어봤더니 “예쁜 여자를 봤을 때 불려고 연습했다.”며 웃었다. 뭔가 워드 프로세서 자격증보다 더 쓸모 있을 것 같아 나도 열심히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 이태원을 돌아다니다 보니 다들 휘파람 과외를 받았나 싶을 정도로 그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었다. “You are so cute!”라며 작업을 거는 이들도 심심찮게 마주한다. 한 외국인 무리는 휘파람을 불며 한국 여성들을 내내 따라 다녔다. 하지만 매우 불편한 볼거리였다.

얼마 전에 알았다. 이런 행위를 ‘캣콜링(Catcalling)’이라고 한다는 것을. 이른바 언어적 성희롱인데 지나가는 여성에게 외모 칭찬을 하거나 노골적으로 응시하는 것을 말한다. 해외에선 사회문제시 된 성희롱이지만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여성들이 성희롱을 당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해외에서는 캣콜링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2017년 10월 프랑스의 마를렌 사아파 장관은 처벌 가능한 캣콜링으로 ‘낯선 남성이 갑자기 여성의 얼굴 10~20cm 안쪽으로 다가와 말하는 것’, ‘거리에서 위협으로 계속 쫓아오는 것’, ‘연락처를 수차례 반복해서 물어보는 것’ 등을 예로 들며 캣콜링을 처벌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벨기에에서는 2014년 거리 성희롱 금지법이 통과되었고, 포르투갈과 페루도 관련 법안을 제정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처벌 규정조차 모호한 편. 경범죄처벌법 제3조 41항을 보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지속적으로 접근을 시도하거나 지켜보는 행동은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캣콜링 성희롱은 ‘불쾌하긴 하지만 신고하기엔 애매한 수준’일 때가 많다. 그 때문에 신고율 자체도 낮은 편이다. 사건화됐을 때 성희롱을 입증할 방안도 막연하다. 성추행 스캔들로 온 나라가 뜨겁다. 이참에 관련된 법안들을 손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손보는 계기가 되길. 아, 스페인에서 연마한 휘파람은 절대로 불지 않기로 했다. 늦은 밤, 화장실 갈 때 도저히 무서워서 어쩔 줄 모를 때 빼고는.

#dearcatcall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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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은수저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