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기 말고 관태기

인맥 관리하거나 새로운 관계 맺기 피곤한 사람 주목

혹시, 당신도 관태기?

졸업 이후로 연락이 뜸했던 친구한테서 카톡이 왔다. 결혼한다며 청첩장을 준다고 밥을 산다고 했다. 삼겹살에 소주를 얻어먹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눴다. “야, 우리 대학교 때 친했었잖아.” 근데 지금은 아니잖아 임마. 결국 축의금 5만 원을 내고 결혼식 사진을 찍었다. 뭔가 찝찝했다. 이 친구가 내 결혼식에 올 확률? 2% 정도 되려나. 아마 내가 결혼할 확률이 그 정도 되니까.

쓸데없는 인맥을 관리하는 게 점점 귀찮아지고 있다. 예전보다 돌잔치, 집들이, 송년회 같은 모임도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나만 그런 줄 알았더니 통계가 그렇단다. 형식적인 모임에 참석하여 잡소리를 깨작거리거나 억지로 인간관계를 부여잡고 있는 게 힘들다는 이야기다.

직장인뿐 아니라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요즘 대학가에서는 MT 참석률이 현저하게 낮아졌다고 한다.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며 굳이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분석한다. 잘 모르는 친구와도 어울렸던 예전 세대와는 달리 요즘 젊은 층은 학교, 학원만을 오가며 좁은 관계만 맺으며 자란 것도 원인이라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트위터, 네이버 블로그, 뉴스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7년 인터넷에서 ‘송년회’를 언급한 횟수는 2014년 73,811회였던 데에 비해 2017년에는 30,004회에 불과했단다. 이것 때문에 ‘관태기’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관계’와 ‘권태기가 합쳐진 단어다. 새로운 사람과 관계 맺는 것에 싫증을 느끼거나 인맥을 관리하는 것에 피곤함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대학 내일 20대 연구소’가 ‘2016 20대 트렌드 리포트’에서 처음 쓰였다. 권태기인지 관태기인지 결혼식 청첩장이나 돌잔치 초대 같은 건 ‘이 정도 친분 관계일시 O만 원을 지참하고 참석할 것’이라고 국가에서 지정해줬으면 좋겠다. 축의금 5만 원낼지 7만 원 낼지 고민하는 것도 머리 아프니까.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은수저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