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면 화내는 너

I'm Hengry!

배고프면 화내는 너

새로운 신조어가 유행한다. ‘행그리’. 앵그리버드도 아니고 MC그리에 대한 내용도 아니다. ‘배고프다’의 ‘Hungry’, ‘화나다’의 ‘Angry’를 합성한 단어로 허기가 져서 화가 난 상태를 뜻한다. ‘기초 성문법’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우선순위 영단어’만 몇 장 읽었다면 알 수 있는 조합이다. 얼마 전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챔피언이 된 한국계 선수 클로이 킴은 경기 직전 SNS에 “아침을 먹지 않았더니 지금 배가 고파서 화가 난다(Hengry)!”라고 말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연구에 따르면 배고픔은 곧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한다고 한다. 자제력이 부족해진 몸은 스트레스에 취약한 상태가 되고 화와 분노를 조절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배가 고플 때 짜증이 더 쉽게 표출되는 것. 그건 가히 정상적인 신호라는 얘기다.

취업 시장이 어려워지며 이 단어가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실업률은 9.9%로 역대 최악. 이 상태에서 음식 가격도 계속 오르며 ‘행그리’를 외치는 젊은이들이 늘어났다. 청년경제고통지수도 계속 오르는 중이다. 2012년~2016년 사이 국내 청년층의 우울증 환자의 증가율은 4.7%로 전체 평균 1.6%의 세배에 달한다.

그만큼 배고픔을 참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단식 투쟁이 의미가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간디는 1947년 인도가 독립과 분단 위기로 유혈사태에 휩싸이자 단식으로 무력 충돌을 멈췄다.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힘든 일이 있더라도, 애인과 헤어졌어도 매 끼니는 챙기자. 이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잖나?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은수저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