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만우절 거짓말 5

꽤 훈훈하다.

거짓말이 허락되는 만우절이 수 세기 동안이나 없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사람들이 얼마나 농담하고, 거짓말하고 싶어 하는지 방증한다. 학창 시절에는 만우절을 핑계 삼아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하기도 하고, 어떤 어른들은 평소 하지 않았던 허무맹랑한 짓을 하기도 한다. 거짓말이나 농담 속에는 사실보다 더 진실한 사람들의 마음속 바람이나 욕망 같은 것들이 드러나 흥미롭다. 오스트리아의 한 저술가는 “좋은 농담은 익명으로 계속 여행한다”라고도 하지 않았나. 그래서 시간을 계속 여행하는 역대 유명한 만우절 거짓말 다섯 가지를 모았다.

스파게티 나무(1957) BBC의 ‘스파게티 나무’는 귀엽고 창의적인 소재로 만우절 거짓말 시리즈의 고전이 되었다. 뉴스 쇼 파노라마는 1957년 만우절에 스위스의 농민들이 스파게티 나무를 경작한다고 보도했는데, 허무맹랑한 듯 보이지만 BBC 사무총장조차 스파게티 나무를 백과사전에서 찾아볼 정도로 근거가 치밀한 방송이었다. 그럴듯하게 기상 상황을 설명하고, 영상에서는 나무에 열린 스파게티 가닥을 끌어당기는 스위스 농부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주었다. 전국의 시청자들은 BBC에 스파게티 나무를 키우는 방법을 문의했고, 이에 BBC는 “토마토 깡통에 스파게티를 한 가닥을 넣고 기도하면 된다“고 대답했다.

런던에 착륙한 UFO(1989) 만우절을 하루 앞둔 어느 날, 런던 외곽에서 운전하던 시민들은 까무러치게 놀라며 경찰에 신고했다. 하늘에 반짝이는 비행접시가 자신의 도시에서 내려다본 것이다. 비행접시가 점점 커지며 결국 한 밭에 떨어져 시민들은 경찰에게 외계인 침공에 대해 경고하며 신고했다. 거기서 은색의 물체가 걸어 나왔는데, 그는 아쉽게도 외계인이 아닌 버진 레코드 사에 근무하는 직원이었다. 그가 타고 온 비행물체는 사실 UFO처럼 보이도록 특수 제작된 열기구였고, 4월 1일 하이드 파크에 착륙시키려 했으나 바람 탓에 하루 일찍 잘못된 곳에 도달했다고.

원주율 값은 3.0(1998) 1998년에 과학 전문지 <뉴 맥시칸즈>는 알라바마 주 입법부가 원주율(pi)의 값을 3.14159를 성경적 가치에 따라 3.0으로 변경한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는 곧 인터넷에 올라와 전 세계로 퍼졌다. 알라바마 입법부가 법안에 항의하는 사람들로부터 수백 건의 전화를 받게 되고서야 이 기사가 얼마나 멀리 퍼졌는지 알게 됐다.

버거킹의 왼손잡이 와퍼(1998) 버거킹은 만우절을 맞아 <USA 투데이>에 ‘3200만의 왼손잡이 미국인을 위한 왼손잡이 와퍼’를 출시했다는 거짓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에 따르면, 새로운 와퍼에 포함된 모든 양념은 왼손잡이 고객을 위해 180도 회전했다는 것. 다음날 버거킹은 왼손잡이 와퍼가 만우절 농담이었다고 발표했지만 이미 수천 명의 고객이 신제품을 찾은 뒤였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버거킹에 많은 이들이 오른손잡이 와퍼도 요구해 진땀을 흘렸다는 후일담이 전해진다.

하늘을 나는 펭귄(2008) BBC의 자연사 다큐멘터리 시리즈 <진화의 기적>은 남극 대륙에서 하늘을 나는 펭귄을 촬영한 영상을 발표했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540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일으켰다. 영상에 등장한 희극인인 테리 존스는 펭귄들의 비행(?)을 감명 깊게 바라보며, 그들이 추운 겨울을 견디기 위해 날아서 남미의 열대 우림으로 건너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BBC는 이후에 만우절 농담이었음을 밝혔고, 후속 비디오에서는 BBC가 나는 펭귄을 재현한 특수효과를 담은 메이킹 필름까지 게재했다.

Credit

  • 에디터 한수연
  • 정수진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