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디스트 페스티벌을 위해 떠난 멕시코

지포라이트에서 터부란 없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호텔은 오악사카(Oaxaca) 언저리 산기슭에 위치했는데, 무려 일곱 시간 반이나 걸린다. 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이다. 나는 주인장 볼에 입을 맞추고 애써 미소 지어 보였다. 그러자 그는 내게 엄지손가락만큼이나 두꺼운, 대마초로 가득한 조인트를 건넸다. 오랜 세월 이 호텔을 방문하면서 자 리잡은 우리만의 의식이다. 누디스트 페스티벌을 위해 멕시코 지포라이트(Zopolite)에 왔다는 사실이 기쁘다. 여기선 아무것도 숨길 것이 없으니까 말이다.

이곳은 공공장소를 누드로 돌아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대마초를 비롯해 불법 약물들 역시 환영받는다. 그런 것들이야말로 누디스트와 히피처럼 개성 강한 모든 이들이 지포라이트의 넓은 바닷가를 사랑하는 이유니까. 이곳의 많은 여행자가 그랬듯 나 역시 여행길에서 만난 낯선 이들로부터 지포라이트를 추천받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에 위치한 누드 비치의 디저트를 파는 여성도, 누드로 다닐 수 있는 오리건의 온천에 간다던 커플도 모두 이곳을 추천했다. 다들 “멕시코에 간다면, 무조건 지포라이트에 가봐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지포라이트는 1천여 명 남짓한 인구가 사는 동네로 크게 붐비는 휴양지는 아니다. 지난 5백 년 간, 달구경 온 여행객에게 인기가 많았던 이유도 바로 그 연유 때문이다. 서부 멕시코 주인 오악사카와 여타의 동네와 마찬가지로 지포라이트 역시 주나 연방 차원의 관리를 거부하고 있다. 관광업이 주로 ‘마법의 버섯’에 집중된 주변 산동네들처럼 이곳에선 모래사장에 앉아 고래를 구경하며 여유롭게 한 대를 즐기거나 바다가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파이프에 불을 붙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마 문화가 어찌나 공공연한지. 종종 일을 마친 인명 구조원들이 일터에서 대마를 나눠 피는 모습도 목격할 수 있다. 또 해변을 한참을 걷다 보면 분명 약을 제안하는 사람과 마주치게 돼 있다. 물론 동시에 이 여유로운 동네의 한계를 시험하는 이상한 관광객과 휴가 온 가족들과 문제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머무는 해변을 지나면 화려한 보디페인팅으로 가득한 나체의 크리스티나 콜다벨라(Cristina Coldabella)를 찾아볼 수 있다. 테이블 위에서 파도 소리와 함께 일렁이는 음악에 양팔을 흔들며 주변 이들에게도 보디 페인트를 권유하는 그녀. 이 이탈리아 토박이는 지포라이트에 거주한 지 이제 막 일 년이 됐다. 친구를 보기 위해 지포라이트에 처음 온 뒤 이곳의 경치와 사랑에 빠지며 충동적으로 이사를 결정했다고 한다. “지포라이트에 터부란 없어요. 나체에 겁 먹을 필요도 없죠.” 그는 자신의 가슴과 페인트로 칠한 비키니 하의를 가리켰다. “이탈리아에선 상상도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지포라이트는 특별한 동네죠. 내 마음을 활짝 열어줬어요.” 그리곤 주변을 둘러보며 감탄한 얼굴로 말했다. “여기선 자유롭게 살 수 있죠.” 크리스티나는 맥주 한 모금을 마신 뒤, 호텔 누드(Hotel Nude) 바에서 선착순 서른 명에게만 제공하는 무료 HIV 검사 행사에 당첨되는 행운을 맛보기까지 했다.

멕시코 시티에서 온 나렐리 디아즈(Nallely Diaz)는 한 여성의 양 가슴에 체리를 그려 넣기를 마무리하고는 나에게 일어서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내 가슴에 노란색과 주황색으로 어우러진 해바라기와 초록색 잎을 그려 넣으며 그는 축제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멕시코 누디스트 연합의 이사진으로 2016년부터 축제준비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었다. “지포라이트는 멕시코 유일의 누드 비치예요.” 그가 말했다. 거의 모든 멕시코 해변이 공유지지만 호텔과 리조트는 해변 주변을 모두 사들여 프라이빗 해변으로 만드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지포라이트가 아닌 곳에서 누디스트들은 실내나 개인 정원에서 요가를 하고, 전통 테마즈칼(멕시코의 사우나)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며 나름의 휴가를 보낸다. 하지만 그 무엇도 이 특별한 누드 비치의 자유를 이길 순 없다.

콜다벨라가 5분 만에 완성했다고는 믿기지 않는, 섬세한 그림을 보여주자 그는 내게 팸플렛을 건네고는 보디페인팅을 기다리는 다음 손님을 불렀다. 그가 건넨 팸플렛은 누디즘은 섹스나 난잡함이 아니며, 나체는 성적인 유혹이 아니라 쓰여 있었다. 또 이 반들거리는 팸플렛에는 성추행이나 희롱을 당할 경우 바로 보안담당자에게 연락하라는 문구도 적혀있었다. 이 축제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 당신이 바닷가의 짠 내음과 햇빛을 만끽하러 온 누디스트든, 세상에 사랑을 외치고 싶은 성 소수자든, 성병 검사에 부담할 자금적 여유가 없는 자유로운 히피든, 어떤 의미에서든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은 여행자든 여기서 당신은 안전하다는 것. 바로 그뿐이다.

그러니 파도에 겁먹을 필요도 없다. 어떤 이들은 지포라이트를 ‘죽음의 해변’이라 부르고 또 그 악명에 걸맞은 곳이라고 한다. 크고 센 파도는, 특히 바위로 뒤덮인 부근이 심한데 익사 사고도 잦다. 하지만 깃발이 어떤 곳이 안전한 곳이고 어떤 곳이 위험한 곳인지 알려주니, 깃발만 확인한다면 문제없다. 이곳의 파도는 결코 여유롭게 산호초 사이를 헤엄치는 물고기를 감상하며 물에 둥둥 떠 있을 수 있는 마얀 리비에라와의 파도와 다르다. 크게 굴렀다가 부서지고 계속해서 밀고 당긴다. 하지만 마땅히 이 바다를 존중해준다면 지포라이트는 당신에게 끝내주는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호텔 누드(Hotel Nude)의 매니저이자 지역 호텔리어 협회 회장인 에어 플로레즈(Jair Flores)는 “지포라이트엔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습니다. 바로 따스한 사람과 이 곳만의 느긋한 라이프스타일이 그렇죠. 당신의 관점을 바꿔놓을 겁니다. 한마디로 지포라이트는 마법과도 같은 곳이죠.”

Credit

  • 에디터 김민지
  • Bex VanKoot
  • 사진제공 Pe3k /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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