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넘쳐나는 쓰레기에 관한 비밀

중국이 한동안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수입했다는데, 왜일까?

전 세계 넘쳐나는 쓰레기에 관한 비밀

맞은편에 앉은 내 친구 홀리(Holly)는 우리 테이블에 남겨진 녹색 플라스틱 숟가락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숟가락 손잡이에는 ‘친환경’이라는 단어가 새겨져 있었다. “거짓말이지. 이건 퇴비로 만들 수 없을뿐더러 환경에 해가 되지 않도록 미생물 분해도 할 수도 없어. 환경친화적이라는 말이 우리가 날마다 쏟아내는 퇴비 속에서 쉽게 분해된다는 걸 뜻하지 않는다고. 이 물건은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는 산업 공정을 거쳐야만 해. 대중을 속여먹는 또 다른 방식에 지나지 않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는 26살의 에너지 담당 애널리스트 홀리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향한 반감을 늘 큰소리로 드러냈다. 세계 곳곳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이 양산되는 현실은 그녀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Science Advances>가 최근에 내놓은 보고서는 재활용 플라스틱의 양이 실제로 놀랄 만큼 적다는 걸 증명한다. 전체 폐플라스틱에서 재활용되는 것은 10분의 1도 채 안 된다.

대체로 쓰레기의 양은 국민총소득(GNI)에 비례해서 늘어난다. 2014년, 1인당 발생시킨 쓰레기의 양을 비교했을 때 최고의 자리에 오른 미국은 매년 15만 7400t의 쓰레기를 생산하며 그 중 상당량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으로 보내는 선박에는 온갖 종류의 공산품이 가득 실린다. 이 컨테이너들이 미국에서 비워지자마자 재활용할 쓰레기로 채워진다. 이 폐기물은 세척 후 다양한 제조공정을 거쳐 중국으로 옮겨지는데, 날마다 4천 회를 반복한다.

다년간 미국을 포함한 서구의 대다수 국가는 넘쳐나는 폐기물을 중국에 수출함으로써 의지해왔다. 그런데 지금, 상황이 바뀌는 중이다. 작년 7월 중국은 2018년 1월 1일부로 24가지 종류의 고체 쓰레기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한 것이다. 글로벌 환경 문제에 대해 앞으로 중국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예견한 것과 같다. 중국은 환경 문제에 관해서 여러 국가의 보호자이면서 동시에 리더가 될 요량이다. 중국 국민이 전 세계 쓰레기 수집상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자국 영토가 지독한 폐기물로 뒤덮이지 않도록 보호하려는 것이다. “일부 인센티브 체계는 중국에 꽤 열악한 편이었죠.” 미국 오리건주의 환경 품질 국(DEQ, Department of Environmental Quality)에서 일하는 재활용 전문가 피터 스펜델로우가 통화 중에 한 말이다. “중국의 인건비는 무척 저렴했죠. 그러니 미국의 재활용 시설 입장에서는 굳이 미국 내에서 고가의 인건비를 지급하며 폐기물을 분리할 필요가 없었던 거죠. 중국에게 맡기면 되니까요.”

그런데 최근 중국은 환경 악화에 맞서 싸우겠다면 태도를 바꿨다. 물론 오래전부터 실행했어야 하는 문제나 칭찬받아 마땅한 행보이긴 하다. 시진핑 주석은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연설에서 ‘환경’이라는 단어를 89번 언급했고 ‘경제’는 단 70번만 언급했다.  

사실 중국 집권당에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중국이 오염됐다는 사실은 누가 봐도 명백했기 때문. 최근 인터넷에서 급격히 퍼진 후 자취를 감춘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차이나 Plastic China>만 봐도 여실히 알 수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두 가족이 작업하는 소규모 민영 플라스틱 재활용품 처리장에 대한 이야기다. 이곳의 아이들은 산더미처럼 쌓인 플라스틱 무더기에서 뛰어논다. 만약 이들이 선진국의 여느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목가적인 전원과 초목 우거진 동산에서 놀고 있지 않을까?

현재 중국서 시행하는 수입금지 폐기물의 조건은 오염률 상한, 0.5%까지다. 굉장히 엄격하게 따지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국이 WTO에 제소했다는 뉴스가 나왔을 때, 미국 재활용산업에 종사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중국이 이 기준을 느슨하게 풀어버릴 거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중국의 감독관들은 워싱턴주 터코마에 있는 파이오니아 재활용 시설에 방문해서 1360kg짜리 종이 꾸러미를 낱낱이 검사했어요. 그들은 폐기물에서 우유 주전자 하나와 신발 크기만 한 천 쪼가리를 찾아내더니 말하더군요.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이 폐기물을 받을 수 없습니다.’” 

중국의 이런 조처에도 쓰레기 배출량은 줄어들지 않았다. 그 결과 어마어마한 재활용 폐기물 쌓여서 폐기물관리시스템에 문제를 유발하는 수준에 멈추지 않았다. 중국은 재활용이 가능했던 물질까지 꼼꼼하게 검사하기까지 시작했다. 중국 당국이 주장한 요건이 엄격한 탓에 재활용 물품 회수시설들은 운영현황을 재검토해야 했다. “시설들은 컨베이어벨트의 작동속도를 낮추고 1회 이상 폐기물을 재검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오염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포틀랜드 메트로의 재활용 프로그램 책임자 매트 코롯의 설명이다. 더 많은 작업자를 충원하니 재활용 물품 회수시설들의 운영비가 치솟았다. 상황은 심각해져 요즘엔 폐기물을 가져오는 수집상들에게 그 비용을 청구하는 추세다. 예전에는 재활용할 원재료를 가져왔다면서 수집상에게 돈을 지급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세상에 자기 집 뒷마당에 폐기물 처리시설을 두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트럭에 실려 오는 쓰레기는 차량정체와 악취, 공기 오염을 함께 달고 오는데 말이죠.” 정부 규제라는 여파가 닥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익명을 요구한 동부 해안의 어느 수집상이 한 말이다. “폐기물 처리산업 종사자들이 모인 전국 규모의 회합이 열릴 경우, 주최 측은 어떤 문제건 의제로 받아들일 겁니다. 재활용 문제만 아니면요. 그들은 쓰레기가 실제로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그들의 프로그램이 낳는 최종 결과물이 무엇인지, 열악한 하부구조와 사업 기획 때문에 그들의 입지가 얼마나 줄어들고 있는지를 논의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자기들 사업을 서둘러 시작하고 싶어 할 뿐이죠.”

중국 정부는 전 세계의 반발 여론에 미동도 하지 않았다. 중국에서 발행되는 영어 신문 <차이나 데일리>는 이렇게 밝혔다. “청바지부터 장난감까지 중국에서 생산하는 저가의 공산품들이 미국 소비자들의 형편을 넉넉하게 만들 동안, 제조 과정에서 비롯된 오염을 중국이 모조리 감당해왔다는 것을 미국은 결코 인정하거나 언급하지 않는다. 오히려 선진국들은 오염을 개발도상국의 영토로 이전하는 것이 그들만의 전략이라면 전략이었다. 서구 기업들은 소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 떠벌리는 동안 자신들이 저지른 해악만큼은 공공연히 숨겼다.”

요약하자면, 중국은 오염 때문에 발생하는 비용은 일반적으로 무척이나 빈곤한 나라와 그 국민이 감당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이건 독재 정부가 비난의 화살을 국외 행위자들에게 돌리는 전형적인 가식적 행동이지만, 그렇다고 중국이 틀린 말을 한 건 아니다.

수익창출을 위해 유독성 쓰레기를 들여왔던 중국의 허물은 부분적으로나마 벗을 수는 있겠지만 중국 역시 근본적 해결 과정에는 어떤 역할도 못하고 있다. 세계의 쓰레기 관리시스템이 붕괴됐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상황이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자체들은 주민들에게 재사용을 권장하기 시작했고, 재활용할 수 있는 물질과 할 수 없는 물질에 대해 심화한 교육을 하고 있다. 적어도 지방정부들은 중국의 쓰레기 분류 조치 때문에라도 자체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고심하게 됐다. “미국 내에는 재활용 폐기물이 오염시키는 문제가 심각합니다. 그 문제를 제대로 다뤄야만 합니다.” 재활용 파트너십(The Recycling Partnership)이 주최한 온라인 회의에서 호아퀸 마리엘이 업계 동료들에게 한 말이다. 현시대를 살아남기 위해서는 심각한 결함이 있을지언정 쓰레기를, 재활용 폐기물을 관리하는 체계적 시스템이 절실하다.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Michael Disabato
  • 사진제공 Sean Pavone /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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