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함과 순수함을 그리다

일러스트레이터 스텔라 루나.

Fatale, 2014

펑크 록과 오컬티즘(Occultism)을 사랑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스텔라 루나. 그녀의 작품 대부분은 흑백이다. 무엇보다 클래식하다는 이유에서다. “불안은 언제나 많은 영감을 줘요. 중국계 호주인으로 시드니에서 자란 10대의 저는 어딜 가도 어울리지 못했어요. 언제나 도망치고 싶어 했거든요.” 그림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다른 일을 하고 있을 자신의 모습이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드 코어 록 밴드를 위한 잡지를 만들고, 보드카 라벨을 디자인하는 등 아티스트로서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스텔라 루나 ⓒ Dakota Gordon

2014년에는 첫 개인전을 열었는데, 전시 제목도 자신의 작품 이름인 ‘Fatale’로 했다. 집착에 가까운 18세기 유럽의 낭만주의에 대한 애정을 작품 곳곳에서 엿볼 수 있는데, 특히 악마와 마녀의 모습이 공존하는 10 대 소녀 일러스트를 주로 그린다. 불안함과 순수함을 동시에 담기 위해서다. 그녀 작품의 독특한 분위기는 곧 시드니 곳곳에서 만날 수 있을 만큼 인기를 얻었다. 브랜드 반스의 ‘반스 파크 시리즈’ 아티스트로 참여해 스케이트장을 자신의 일러스트로 채웠고, 2015년에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All about Women’ 페스티벌에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주로 록 밴드의 티셔츠와 코믹 북에서 볼 법한 그녀의 일러스트는 2018년 패션 컬렉션에도 등장한다.

All Hallows Eve, 2014
Doppelganger, 2014

어느 날 한 통의 낯선 메일이 왔고, 거기엔 그녀의 일러스트를 프라다 컬렉션에 사용하고 싶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정작 당사자는 스팸 메일인 줄 알았다고. 몇 개월 후 밀라노에서 열린 프라다 2018 S/S 컬렉션에 일러스트 ‘Fatale’이 런웨이에 올랐다. 1940년대 미국의 만화가 준 타프 밀스(June Tarpe Mills)의 코믹 북에 등장하는 히로인에서 영감을 받은 ‘Girl Invented’라는 주제의 컬렉션. 그녀를 포함 한 8명의 아티스트가 작업한 여성 일러스트가 런웨이를 꾸몄다. “밤을 새면서 쇼를 생중계로 봤어요. 영상을 다 본 다음에는 SNS에서 해시태그로 올라온 제 작품을 하나 하나 찾아봤죠. 말도 안 되는 일이었어요.” 프라다 쇼에 쓰인 스텔라 루나의 작품은 그녀의 분신과도 같은 ‘Fatale’이었다. 선글라스를 낀 채 담배를 물고 있는 단발머리 소녀. 그 소녀는 선글라스 뒤로 표정을 숨긴 채 정면을 담담하게 응시하고 있다. 선글라스에 불타는 집과 차가 비친다. 카오스 상태에서 도 ‘스스로 강해지기’를 실천하는 모습을 담았다고. “그 어떤 것도 결정된 건 없어요. 곧 프라다와 함께한 작업이 끝날 테고,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고 싶긴 해요. 제가 좋아하는 밴드의 뮤직 비디오나 앨범 재킷 작업도.

Prada S/S 2018 collection
Prada S/S 2018 collection

The work of illustrator Stellar Leuna, ‘zine creator Brigid Elva, and manga artist Natsume Ono is featured in #PradaSS18 #w4w #StellarLeuna (Sydney) started out making DIY ’zines and merch designs for local hardcore bands and has since made art for print publications, streetwear apparel, and large-scale murals. #BrigidElva (UK), is the author of the comic book #ComaDeep. She has self-published works #Hex, #Room, and #FieldNotes and is involved in various ongoing ’zines. #NatsumeOno made her debut in 2003 with #LaQuintaCamera and has since set much of her work in Italy. Her works include #RistoranteParadiso (#Ota), #SaraiyaGoyou (#Shogakukan), and #TsuratsuraWaraji (#Kodansha). Many of her stories have been animated or made into dramas. Link in b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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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김민지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