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서 ‘사고 칠 것 같은’ 선수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사고칠 것 같은' 국가대표 축구선수 5명을 꼽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직도 2002년의 빨간 물결을 잊지 못한다. 모두가 숨죽이고 경기를 지켜보며 함께 기뻐하고, 안타까워하고, 환호했던 순간. 4강에 오른 대한민국 대표팀을 보며 많은 이들은 ‘우연’과 ‘기적’이라는 단어를 연상했다. 그리고 그 이후, 한일 월드컵만큼의 영광은 없었고 그만큼 러시아 월드컵을 향한 대중의 관심도 조금은 수그러들었다. 앞서 치른 평가전에서 부진했던 탓도 있겠다. 하지만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열정은 변함없이 뜨겁게 불타오른다. 그 열정이 승리로 이어지길 바라며 23명의 국가대표 중 ‘사고 칠 것 같은’ 선수 5명을 꼽았다. 태극전사의 발끝을 떠난 공이 골망을 가를 때 우리의 마음은 다시 한번 붉게 물들 것이다. We, the Reds!

이승우

이승우 1998년생 이승우는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한국축구의 유망주다. 2011년부터 FC바르셀로나 유스 팀에서 활동하며 키워온 빠른 스피드와 민첩한 움직임은 상대 수비진을 교란하고 빈틈을 파고들기 충분하다. A매치에 데뷔한 지 1달이 채 넘지 않은 신예지만 지난해 일찍이 아시아축구연맹으로부터 ‘유스 플레이어 상’을 받았다. 한국 선수로는 이천수, 박주영, 기성용에 이은 네 번째 수상. 그리고 이번에는 영국 <스카이스포츠>에서 ‘러시아 월드컵 영 플레이어 20인’으로 선정됐다. 대표팀의 막내가 펼칠 패기롭고 적극적인 플레이에 대한 대중의 기대가 높다. ‘한국의 메시’, 이승우의 등번호는 10번이다.

손흥민

손흥민 프리미어 리그의 ‘이달의 선수’로 두 번이나 뽑혔고, 토트넘 공식전에서 통산 140경기 47득점 26도움을 기록한 손흥민. 그러나 국가대표로서 치르는 경기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4년 전 브라질에서의 아쉬움을 딛고 그는 다시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양발로 공을 자유롭게 다루며 적진으로 침투하는 손흥민은 <스카이스포츠>의 ‘러시아 월드컵 슈퍼스타 20인’에 메시, 호날두, 네이마르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지난 온두라스전에서 이승우의 패스를 이어받아 왼발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만큼 어린 후배들과의 ‘케미’도 관전 포인트. 승리를 향해 또 한 번 달려나갈 그는 여전히 대표팀의 자타공인 에이스다.

황희찬(좌), 문선민(우)

황희찬 손흥민과 함께 투톱을 이루며 최전방 공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황희찬의 별명은 ‘황소’. 우연의 일치인지, 그의 소속팀인 잘츠부르크의 엠블럼도 황소다. 177cm의 크지 않은 키지만 탄탄한 몸을 가진 그는 마치 로데오 장의 황소처럼 필드를 거칠게 누빈다. 체격이 큰 선수들과 대면했을 때에도 피하기는커녕 오히려 맞서고 이긴다. 그의 저돌적인 드리블을 본 사람들은 루이스 수아레스를 떠올리기도 한다. 독일의 축구전문지 <키커>에서 ‘러시아 월드컵 유망주 20인’으로 꼽고, 영국과 독일의 외신 또한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목해야 할 선수’라고 언급한 대표팀의 비밀 병기. 다가오는 시합을 기다리며 황소는 골대를 향한 발길질을 준비하고 있다.

문선민 국외파 선수들로 가득한 23인의 최종 엔트리에서 인천 유나이티드FC 소속의 문선민은 유독 돋보인다. 올 시즌 K리그의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를 기록 중인 그는 스웨덴의 3부 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부 리그로 영역을 넓히며 활동했던 이력은 그가 신태용 감독의 선택을 받도록 이끌었다. 스웨덴 선수들과 오랜 기간 함께 해왔으니 서양 강호와의 경기에서 날렵한 공격력을 발휘하며 크게 활약할 것이라는 평가. 우리나라 대표팀이 처음 마주할 상대가 스웨덴이라는 사실은 그에게 의미가 클 테다. A매치 데뷔전이었던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왼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한 문선민이 러시아에서도 짜릿한 골맛을 선사하길 바라도 좋을 듯하다.

기성용

기성용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만 21세의 기성용은 팀 내 최연소 선수였다. 그리고 지금 그는 선수들이 믿고 따르는 우리나라 대표팀의 ‘캡틴’이다. 건장한 체격과 튼튼한 체력을 바탕으로, 중앙에서 패스를 연결하고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노련하게 경기를 이끈다.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이영표 해설위원은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필드에서 기성용이 이동하면 빈자리가 약해진다. 그만큼 그가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기성용은 지난달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서 100번째 A매치 경기를 치르며 데뷔 10년 만에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그가 왼팔에 차고 있는 노란 완장이 더욱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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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 김선희
  •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