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뜨는 뮤지션 칼리 우치스

소울 가득한 보컬은 에이미 와인하우스와 빌리 홀리데이를 떠올리게 만든다.

칼리 우치스의 시대

많은 이들이 기다렸던 칼리 우치스(Kali Uchis)의 데뷔 앨범 <Isolation>이 공개되기 딱 1주일 전, 우치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초조한 기색 없이 그는 음반 제작에 관해 꽤나 긴 설명을 시작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제작 기간 동안 큰 문제가 대여섯 번 있었음에도 바로 지금이 ‘알맞은 타이밍’이라고. “이 음반은 정말 오랫동안 작업했기 때문에 뭐라고 표현해야 적절할지 모르겠네요.” 우치스가 통화의 운을 떼며 한 말이다. 현재 그는 콜롬비아에서 가족과 함께 휴가를 즐기는 중이다. “애지중지하던 새를 결국 둥지에서 세상으로 날려 보내는 기분이에요. 상처에 붙였던 일회용 밴드를 결국에는 떼어내는 중이죠. 모든 것이 가지런히 정돈되도록 말이에요.”

지난 1년 반 동안 우치스가 뮤지션으로서 성취해낸 것을 살펴보면, 그가 잠시 휴가를 떠났다고 해서 비난할 수는 없을 정도다. 2018년 한 해만 놓고 봐도, 그녀는 팝 스타 라나 델 레이의 북미 스타디움 투어의 오프닝 무대에 섰고, 그래미 시상식에 참석했으며 캐나다 출신 R&B 뮤지션 다니엘 시저와 컬래버레이션한 곡 ‘Get You’가 최우수 R&B 퍼포먼스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 마침내 미국 최장수 연예 프로그램 <더 투나잇 쇼>에서 우치스의 앨범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우치스의 본명은 칼리 로에이즈로, 1990년대 초반 폭력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 온 부모와 함께 워싱턴 D.C. 외곽에서 생활하며 버지니아 북부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녔다. 아버지는 예술에 소질이 있고, 반항적인 십 대였던 우치스를 집에서 쫓아냈고, 그는 결국 차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생계를 위해 잡다한 일을 하기 시작했다. 2012년 그는 온라인 믹스테이프을 배급하는 플랫폼인 DatPiff에서 데뷔 믹스 테이프 <Drunken Babble>을 공개했고, R&B와 힙합, 재즈와 두왑을 섞은 그 앨범은 찬사를 받으면서 스눕독과 오드 퓨처의 리더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를 비롯한 여러 아티스트의 이목을 끌었다. 후속작은 2015년의 스튜디오 EP 앨범 <Por Vida>였는데, 이 음반의 제작에는 디 플로와 케이트라나다, 배드배드낫굿이 참여했다. 지금 그녀의 소울 가득한 보컬은 에이미 와인하우스와 빌리 홀리데이와 비교되곤 하지만, 데뷔 앨범이 햇빛을 보기까지는 다시금 3년이 더 걸릴 터였다.

칼리 우치스의 시대

우치스는 프로젝트의 콘셉트를 잡을 때 한 가지 컬러와 연결 짓곤 한다. <Por Vida>의 컬러는 파스텔 위주의 컬러, 그중에서도 분홍색이었다. “저는 여전히 작은 소녀였죠. 그 색은 모두 제게 잘 어울렸어요.” 같은 방식으로, <Isolation>은 사파이어 블루와 루비 레드, 토파즈 옐로우 등의 화사한 컬러 위주였다. 이러한 작업 방식 덕분에 닉 나이트가 찍어준 그의 포트레이트가 앨범 커버로 사용되었으며, 그녀의 변화무쌍한 외모에도 영향을 주었다. 닉 나이트는 오래전 우치스를 발견한 영향력 있는 사진작가로, 촬영할 때 배경 음악으로 그의 음악을 자주 사용했다. 영국의 떠오르는 R&B 스타 조자 스미스가 피처링한 관능적인 곡 ‘Tyrant’의 뮤직비디오는 할리우드가 왕년에 보여준 화려함의 일부이자 1990년대 네트 아트의 일부였던 테크니컬러를 담아냈다. ‘After the Storm’의 뮤직비디오는 더욱 초현실주의적이다. 우치스는 1960년대의 가정주부를 연기하고,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는 식물이 머리처럼 자라나는 장난감으로 공동 출연한다. 곡 중 백 보컬로 기여한 팔리아멘트-펑카델릭의 창설자 부치 콜린스도 말하는 인형으로 카메오 출연한다.

“애지중지하던 새를 결국 둥지에서 세상으로 날려 보내는 기분이에요. 상처에 붙였던 일회용 밴드를 결국에는 떼어내는 중이죠. 모든 것이 가지런히 정돈되도록 말이에요.”

그는 제작 의도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내 인생의 다양한 지점을 묶어낸 음반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트랙의 마지막 곡인 ‘Killer’는 차에서 먹고 지내며 장난감 키보드와 조그만 저질 마이크로 녹음한 것이다. 나중에 마음에 드는 편곡을 찾지 못하고 있다가 복고풍의 소울밴드 댑-킹스와 뉴욕에서 레코딩 세션을 갖게 됐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공개된 일기”로 묘사한다. 음반에 담긴 15개 트랙은 로맨틱한 시련과 고난을 다루는데, 가족들이 이민자로서 겪었던 경험과 그의 자존감을 보사노바와 레게 톤의 음악으로 아울렀다. “이제는 서구 문명이 스페인어 음악을 받아들일 때가 됐어요. 라틴 국가들에서 우리는 무척이나 오랫동안 영어로 작업해오면서 영어로 된 것은 무엇이든 지지해왔으니까요.” 우치스는 예전부터 북미에서 성공을 거둔 라틴 아티스트들은 영어로 노래를 부른 사람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소셜 미디어 활동 하나하나에도 대중의 심한 잣대를 받는 많은 젊은 아티스트들처럼, 23살 난 우치스도 온라인상에서 발설한 코멘트 때문에 문제에 직면한 적도 있다. 어느 트위터 유저는 우치스가 최근 들어 갑작스레 갈색인종이라는 사실을 이용해먹으려고 애쓴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우치스가 라틴 세계의 정치에 대해 어떤 의견도 밝히지 않는다고 그를 비난한 후, 격분에 찬 트윗을 쏟아내기까지 했다. “저는 갈색인종은 아니지만, 라틴계 여성이기는 하죠.” 우치스는 이렇게 말하고는 라틴계 커뮤니티가 미국 사회에서 동등하게 여겨지는 것과 관련된 논의를 지속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 당장은 세상 모든 사람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헌신적으로 정리해나가야만 하는 때에요. 저는 이런 노력에 헌신하는 사람이 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서구 문명이 스페인어 음악을 받아들일 때가 됐어요. 라틴 국가들에서 우리는 무척이나 오랫동안 영어로 작업해오면서 영어로 된 것은 무엇이든 지지해왔으니까요.”

우치스가 걸어온 여정의 방향은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가족이 될 것이다. 처음에 가족들은 우치스의 행보에 대에 회의적이었지만, 그가 LA를 비롯해 전 세계 투어에 올랐을 때도 누구보다 각별히 챙겨주는 관계가 되었다. 지금 우치스의 이두박근에는 아버지의 이름을 문신으로 새겼다. 앞으로 며칠간 그는 콜롬비아에서 가족들과 함께 축구 중계를 시청하고, 남자친구인 래퍼 융 글리시와 유쾌한 분위기로 대화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동영상으로 올리려고 한다. 그는 현재 가족이 살 집을 짓는 중이라고 말했다. 바쁜 일정을 감안하면 그가 거기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Isolation>이 공개된 현재, 그는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공연을 했다. 토요일로 정해진 2주 차 공연은 기타리스트가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1주 차 주말보다는 더 매끄럽게 진행될 것이고, 한층 더 볼거리가 많은 쇼가 될 테다. 세상에는 항상 부정적인 의견만 내놓는 사람이 있다는 걸 잘 안다. 그리고 그는 ‘부정적인 주파수’를 감지해내는 능력이 있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만사를 침착하게 대처하는 중이다. 어쨌든 인생 최대의 난제들을 이미 해결해버린 사람이니까.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포토그래퍼 Felipe Q Nogueira
  • Max Mertens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