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을 괴고 볼 수 있는 포르노

안티포르노와 바람에 젖은 여자.

로망 포르노(Roman Porno)는 드라마를 바탕에 깔고 남녀의 섹스 장면을 연출하는 영화의 한 장르다. 1970년대 일본의 영화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했을 만큼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또한, 내용 면에서도 성애 묘사만을 기계적으로 보여주던 기존 포르노의 방식을 뛰어넘었다. 대표적으로 <링> 시리즈의 감독 나카타 히데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유키사다 이사오, <두더지>의 소노 시온 등 유명 감독들은 로망 포르노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후 비디오를 매체로 한 AV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로망 포르노는 1988년을 기점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그런데 최근 로망 포르노가 부활했다. 일본 닛카츠 영화사가 영화계에 짙게 깔린 남성 중심적 시각에서 탈피하고 여성들까지 즐길 수 있는 포르노를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한 것이다.
어디서든 평등을 외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남성에 의해 탄생한 포르노에선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며칠 전, 이 두 영화가 상영 중인 극장에는 관객의 절반 이상이 혼자 온 여자들이었다. 키득거리게 했다가 턱을 괴게 했던 영화 <안티포르노>와 <바람에 젖은 영화>다.

안티포르노 이 땅의 모든 여자들은 ‘자유로운 척’ 할 뿐이야! 주인공 쿄코는 소설 속 등장인물을 그림으로 옮기고, 그림 속 모델이 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시 소설로 옮기는 독특한 작업 방식으로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성공한 예술가.  그녀는 남성 위주의 시선을 철저히 거부하며 여성의 진정한 자유에 대해 고민하는 반면, 자신을 동경하는 매니저 ‘노리코’에게는 잔혹한 행위를 서슴없이 요구하며 여왕으로 군림한다. 

바람에 젖은 여자 도시를 벗어나 산 속 허름한 오두막에서 홀로 살아가는 전직 극작가 고스케. 모든 욕망을 버린 채 평온한 삶을 꿈꾸던 그의 계획은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자신에게 돌진해온 여인 시오리의 등장으로 틀어지기 시작한다. 성적 욕망에 거침없는 시오리는 주변 남성들과 보란 듯이 관계를 맺으며 고스케를 자극하고, 그는 시오리의 과격한 행동을 무시하는 것으로 맞대응한다. 

Credit

  • 에디터 백가경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