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자?

포토그래퍼가 호텔에서 포착한 107가지 사적인 순간.

시몬, ‘에바 리코보노’

낯선 호텔에선 언제나 새롭고 재미있는 일이 생긴다. 일단 내 침이 잔뜩 묻은 베개를 베지 않아도 된다. 풍성하게 차오른 새 침구에 기분 좋게 파묻힐 수 있다. 게다가 운이 좋아서 새로운 애인이라도 동행하면 그가 어떤 인간군상인지 살피는 재미도 쏠쏠하다. 현관을 열자마자 신발은 어떻게 벗어두는지, 방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무엇인지(물론 이따위 걸 살필 겨를이 없는 편이 좋지만), 셔츠와 속옷은 벗어서 어디에 두는지, 자다가 이를 바득바득 갈지 않는지 말이다.
내가 이탈리아의 포토그래퍼 시모나 플라미니(Simona Flamigni)의 작업에 빠진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시몬(Simon)으로 알려진 그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멋진 일’이 일어날 것 같다. 시대와 장소를 가늠할 수 없는 호텔룸에서 주인공은 의미심장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다리를 꼬고 담배를 피우는 여자, 침대에서 공중부양하며 섬뜩하게 웃는 여자, 타월만 걸치고 야릇하게 웃는 남자까지, ‘사연’을 알고 싶게 만든다. 시모나가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한 때는 2013년이었다. 당시 그는 유르겐 텔러(Jurgen Teller)가 오스카상에 이름을 올린 32명의 배우를 촬영한 프로젝트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시모나가 촬영한 107명의 피사체 또한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이다.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영화 속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연이 아니라는 것. 기준은 오로지 그의 판단이었다. 작품 속에서 그 배우가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 자신의 판단에 맡긴 거다. 그래서 더 멋진 걸까? 사각형의 방, 사각 프레임 안에서 107명의 배우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시모나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가 이탈리아에서 불과 6시간 만에 보내온 답장은 다음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simon171

시몬, ‘일리리아 스파다’
시몬, ‘줄리아 베빌라쿠아’
시몬, ‘가브리엘라 페션’
시몬, ‘엘레나 라도니치치’
시몬, ‘다리오 아이타’
시몬, ‘시아라 프란치니’
시몬, ‘카트리니 멘지아’
시몬, ‘캐롤리나 크레센티니’
시몬, ‘안드레아 보스카’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포토그래퍼 Simona Flamigni
  • 스타일리스트 Amelianna Loiacono
  • 사진제공 Simona Pavan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