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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헤프너가 사랑한 여자

그의 여성관은 진보적이었다.

“성적 자유란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자유와 같은 것이다. 자유는 인간의 잠재력을 해방한다.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욕구가 있는 성적 주체다.” 휴 헤프너(Hugh Hefner)가 수십 년간 <플레이보이> 섹션 ‘플레이보이 필로소피’에서 힘주어서 했던 말이다. 창간 직후 메릴린 먼로를 필두로 많은 유명인사가 표지 모델을 자처한 것도 이 때문이다.

헤프너가 여성에게만 강요했던 청교도적 잣대를 무너뜨리자, 여성 독자들은 사랑과 연애에 관해 주체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후 1960년부터 그는 ‘눈만 즐거운 잡지’를 넘어 언론매체로서의 역량을 갖추기로 결심한다. 독자들에게 읽을 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이유였다. 그때부터 잡지에는 민권운동, 베트남전, 언론의 자유 문제에 대해 자유주의적 입장의 칼럼과 여성 인권에 대한 인터뷰가 등장한다. 에리카 종(Erica Jong)처럼 영향력 있는 페미니스트와의 난상 토론을 그대로 실었던 기사는 그야말로 괜찮은 아이디어였다.

<플레이보이>는 예나 지금이나 페미니즘의 치열한 격전지다. 과거에는 더 심했다. 제2차 페미니즘 물결이 일던 당시, 여성운동은 성 혁명과 맞닿아 있었다. 가부장적이고 관습적인 가족 문화를 거부하고, 성에 대한 여성의 권리를 되찾으려는 움직임이었다. 헤프너는 이에 핵심 사안이었던 피임약과 낙태를 합법화하는 법적 싸움에 물심양면 지원하기도 했다.

이로써 <플레이보이>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여성 모델이 등장했고, 여전히 등장하는 중이다. 플레이보이 로고가 박힌 옷을 입고 싶은 여성, 혹은 옷을 벗어 던지고 싶은 여성까지. 헤프너는 이들을 ‘플레이메이트(Playmate)’라 부른다. 메이트, 다시 말해 친구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단순히 이름 없는 음란물 배우가 아니라 독자가 우상화해야 할 존재다. 믿기지 않는다면, 플레이메이트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음탕한 가십보다 그들의 인생관, 직업관에 대한 얘기가 가득하다.

Credit

  • 에디터 백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