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감독 인터뷰

배우도 꽃미남, 감독도 미중년이었네.

안드레스(앤디) 무시에티는 현재 전성기다. 2013년 공포 스릴러 <마마>로 두각을 드러낸 후, 공포 영화 역사상 가장 큰 기대작을 제작할 열쇠를 거머쥐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드라마 <트루 디텍티브>를 연출한 감독 캐리 후쿠나가가 오랜 기간 공들여 각색하고 있던 프로젝트였지만, 그가 제작사와의 충돌로 막바지에 하차하게 되면서 무시에티가 급하게 메가폰을 들었다.

영화 <그것>은 미국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루저스 클럽’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왕따들이 계속해서 벌어지는 실종 사건에 대해 파헤치며 광대 모습을 한 악마를 만나는 이야기다. (원작에서 언급된 적 있는,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그것’과 싸우는 장면은 영화 속편에 나올 예정이다.) 무시에티는 광대 공포증이 없다. 그래서 그는 1990년도에 등장한 배우 팀 커리의 ‘페니 와이즈’ 이후 가장 무서운 광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할리우드는 이 44세의 감독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미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에선 그에게 또 다른 스티븐 킹의 작품인 <더 조운트>의 메가폰을 넘겨줬다. 또한, 그는 애니메이션 원작인 SF영화 <로보텍>을 연출하기로 계약한 상태다. 또한, <그것>은 개봉부터 엄청난 매출을 올리며 영화계에 큰 획을 그었다(오프닝 주에 1,3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무시에티의 제작 파트너이자 여동생인 바바라 무시에티는 많은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제작사 측에서 작업 제안을 해온 상태라고 말했다. 그가 호러 영화의 새 거장이 떠오르고 있다는 증명. 그는 <플레이보이>와 함께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워너브러더스 사무실에서 대화를 나눴다.

그곳에선 그와 그의 팀인 마지막 편집 작업을 하는 중이다. 이런 감독의 느긋한 태도와는 반대로 <그것>에 대한 기대치 때문에 부담감을 많이 느꼈을 것 같다. 그는 오히려 관객의 기대치 같은 건 사실 영화 제작 당시에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오히려 흥분되고 기대됐다고 한다.

사람들이 뭘 기대하고 있는지에 대해 듣는 것도 좋았지만, 그것이 그의 동력이 되진 않았다.

그와의 인터뷰를 옮겨본다.

꽃중년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

처음 공개한 티저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많은 사람이 기대하고 있다는 걸 알고 난 후 영화에 대해 느낌이 바뀌었는가?아니다. 그 반응을 보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수준의 반응이었다. 그 후 걱정이라기보단 오히려 더 기대됐다. 속으로 약간의 압박감을 느끼긴 했지만, 그건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압박감에 더 가까웠다. 나 자신도 놀랄 만한 작품을 만드는 게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최근에 많은 감독이 저예산 공포 영화로 대박을 터뜨린 후, 마블이나 스타워즈 영화 제작사 측으로 스카우트 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제 당신도 그런 제안을 많이 받았을 텐데, 기분이 어떤가?
예산이 큰 영화를 찍을 때는 제작사의 뜻을 많이 반영해야 하므로 내 예술적인 감각을 많이 죽여야 하는데, 난 그런 걸 원하지 않는다. 저예산 영화를 찍었을 때 더 자유롭다고 느낀다. 예산이 작을수록 감독의 범위도 넓어진다. 물론 예산이 적으면 못하는 것도 많지만. 그런 것이 균형 아니겠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 영화는 이미 있는 틀에 끼워 맞추는 것뿐이다.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

그리고 큰 제작사와 일하면 제약이 많을 거라는 건 알고 있겠지?
물론. 창의적인 부분, 그리고 관객과 교류할 수 있는 감정적 연결고리를 만들 틈이 적어지겠지. 액션이든, 호러든, 혹은 코미디이든. 만약 영화와 관객 사이에 감정적 교류가 없다면 그건 잘못된 거다. 나는 모두를 즐겁게 하지만 결국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는 그런 블록버스터 타입의 영화에 쉽게 지루함을 느낀다. 그런 영화는 감정적 연결고리라고 넣는 것도 굉장히 인위적이다. 나부터도 아무런 감흥이 없다.

그러면 만들고자 하는 영화의 규모가 늘 정해져 있는 건가?
사이즈보단 작품을 본다. 만약 예술적인 것들을 많이 해볼 수 있는 작품이라면 <마마> 같은 저예산 영화로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1990년에 방영된 TV 미니시리즈 <그것>은 어떻게 감상했나?
나는 별로 감흥이 없었다. 난 이미 꽤 나이가 든 후에 봤기 때문이다. 그때 ‘페니 와이즈’를 맡은 배우 팀 커리의 연기가 꽤 좋았는데도, 사실 공포로선 그다지 훌륭하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아이디어보다 작업물의 완성도가 더 높았을 거다. 콘셉트가 나빴다는 게 아니라, TV 미니시리즈라는 게 원래 좀 그렇다.

<그것> 주연 ‘페니 와이즈’ 역을 맡은 빌 스카스가드
<그것> 주연 빌 스카스가드 평상시 모습

‘페니 와이즈’ 배역을 찾는 건 얼마나 걸렸나? 전작 배우가 기억에 남아서 쉽지 않았을 텐데.
쉽지 않았다. 나는 빌 스카스가드를 본 순간 그에게 꽂혔다. 그에겐 특별한 뭔가가 있었다. 이 작품을 재구성하면서 나는 내내 ‘페니 와이즈’를 약간 어린애 같은 캐릭터로 상상했다. 빌은 각도에 따라 다정한 아이 같은 모습이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눈에 광기도 보였다. 순식간에 악마 같은 모습으로 변할 수도 있더라. 그에겐 그런 ‘균형’이 있었다.

처음에는 겉모습만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연기 역시 그 ‘균형’이 훌륭했다. 내가 만들고 싶었던 건 예측할 수 없는 괴물이었는데, 그의 광기와 불안정한 눈빛이 아주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책에서 묘사된 그 캐릭터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도 관객이 예상할 수 없는 그런 페니 와이즈를 만들고 싶었고, 빌은 거기에 완벽한 배우였다. 공식적으로 캐스팅된 가장 마지막 배역이기도 하다.

Credit

  • 에디터 윤신영
  • Drew Turney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