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섹시한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제

서울아트시네마, 데이비드 린치의 걸작만 모았다.

이상하게 섹시한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제
서울아트시네마 <데이비드 린치 특별전> 포스터

이상하게 섹시한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제가 열린다. 11월 15일부터 11월 26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데이비드 린치 특별전>이다.  영화 <블루 벨벳>(1986),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 <인랜드 엠파이어>(2006)를 포함하여 총 7편의 대표 작품을 상영한다. 

 

데이비드 린치는 컬트 영화의 귀재로 불리는 영화감독이면서 각본가, 프로듀서, 화가, 음악가, 작가로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 활동을 펼치는 동시대 가장 독창적인 이름이다. 그는 1966년 단편 영화 <6명의 아픈 사람들 Six Figures Getting Sick>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첫 화면부터 그로테스크한 화면의 이 애니매이션은 6명의 토하는 사람이 나온다. 그리고 짧은 영상이 계속해서 반복되는데 자극적인 굉음은 어딘지 오싹하게 만들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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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멀홀랜드 드라이브>

문제적 데뷔작 <이레이저 헤드>(1977)를 세상에 내놓으며 컬트 팬들을 끌어모은 데이비드 린치는 이후로도 기괴한 상상력을 펼치며 전통적인 영화의 내러티브를 무너뜨리고, 꿈과 현실 사이의 경계가 모호한 작품들을 연이어 만들었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추구해온 린치는 지금도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그려볼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며, 영화가 표현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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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루벨벳> 주인공 도로시 밸렌스

영화제 시작 첫날, <블루벨벳>과 <이레이저 헤드>가 상영됐다. 각각 컬러와 흑백 필름인 이 두 영화는 데이비드 린치가 낯선 이들에게 그를 단박에 알려줄 만하다. 매력적 가수 도로시 밸렌스(이사벨라 오셀리니)는 정신 질환자 프랭크(데니스 호퍼)에게 인질로 잡혀 아이와 남편을 모두 잃는다. 심지어 성적 폭행까지 당하는 그녀를 극의 중심에 선 제프리(카일 맥라클란)가 돕기 위해서 나서며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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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집에 몰래 숨어든 제프리를 유혹하는 도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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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도착증을 보이는 프랭크를 연기한 데니스 호퍼. 산소호흡기를 끼고 엄마를 찾고 있다.

곡 ‘블루벨벳’을 필두로 흐르는 재즈 선율과 사운드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이 영화는 1986년 제12회 LA 비평가 협회상에서, 데니스 호퍼는 남우조연상을 데이비드 린치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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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레이저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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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바람 맞은 주인공을 보며 낄낄대고 있다.

바로 뒤이어 상영된 <이레이저 헤드>는 드라마틱했던 <블루벨벳>과 달리 정적이지만 괴이한 소재로 데이비드 린치의 실험성을 제대로 보여줬다. 극중 압권인 캐릭터는 아기다. 주인공이 다른 여자와 낳은 아기는 정체불명의 기괴한 모습인데, 주인공은 나중에 아기를 가위로 살해한다. 분명히 흑백 스크린으로 흐르는 온갖 생경한 모습이 마치 악몽을 꾸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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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머리통이 갑자기 날아갔다.

그의 영화는 대체로 해석 불가다. 어쩌면 해석 자체가 무의미한 세계다. 그는 자신의 영화를 감상하는 법에 대해 얘기한 적 있다. 요지는 “내 영화를 음악 듣듯이 봐라”다. 우리는 음악을 들을 때 해석하며 듣지 않는다. 그 선율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빠지듯이 기괴하고 가끔은 맥락 조차 찾을 수 없는 영화에 그냥 빠져들라는 것. 호러와 스릴러, 게다가 컬트 장르를 좋아하는데 섹슈얼리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접하고 싶다면, 당장 서울아트시네마로 달려가라. 참고로 영화제 첫날 관객이 정말 많이 왔는데도 발이 시렸다. 입구에 갖춰진 무릎 담요를 꼭 챙겨갈 것. www.cinematheque.seoul.kr

Credit

  • 에디터 백가경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