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물을 10만 년간 영구처분할 곳, 온칼로

핀란드어로 온칼로(Onkalo)는 '은폐'를 뜻한다.

핀란드에 작은 섬 ‘올킬루오토(Olkiluoto)’가 있다. 이곳을 조명하는 이유는 인류 최초의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시설 ‘온칼로(Onkalo)’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핵폐기물 처리 방법에 대해 고민해왔다. 우주로 날려버리는 방법과 수중에 묻는 방법. 하지만 위험 부담이 매우 큰 방법들이다. 가능성은 희박하다지만 핵폐기물을 우주로 날려버리려다 발화 시점에 폭발한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인류의 재앙이 올 것이다. 그렇다면 수중에 묻는 것?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인데, 언젠가는 그 공간이 마땅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물 속에 묻는다는 건 ‘처리’가 아니라 ‘저장’ 개념이라는 말이 많다. 지상에 보관하자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너무 약하고.

핵폐기물을 10만 년간 영구처분할 곳, 온칼로
온칼로 개요도

핀란드는 핵폐기물 처리 연구를 위해 1978년부터 핀란드 전역에 대한 지질 조사를 시작했고, 1983년 핵폐기물을 땅에 묻어 영구처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 균열이 많고, 지하수의 흐름이 많은 곳, 지진과 같은 외부 충격에 약한 곳은 배제했다. 연구 결과 올킬루오토 섬이 가장 적합했던 것. 35억 년 전에 만들어진 이 지반은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100만 년 동안 불과 3m의 지표가 상승했을 뿐이다. 핵폐기물 정화에 약 10만 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는 걸 고려했을 때 이 지역이 가장 적합했다(참고로 인류 역사는 4,500년).

지역 주민에게 모든 연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30년 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이곳의 단단한 암반을 굴착해 온칼로를 짓게 됐다. 완공은 22세기인 2120년. 2023년부터 핀란드 6기의 원전에서 배출되는 핵폐기물을 이곳에 옮기고 여덟 단계에 걸쳐 봉인한 뒤 10만 년간 영구처분에 들어간다.

핵폐기물을 10만 년간 영구처분할 곳, 온칼로
온칼로 공사 현장

하지만 온칼로 역시 문제가 있다. 핵폐기물이 정화될 10만 년 동안 인류가 온칼로에 들어가지 말아야 하는데, 자칫 잘 못 하다간 어마어마한 방사능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10만 년 뒤엔 지금 사용하는 문자도 무용지물일 확률이 높은 데다, 인류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관건이다. 따라서 미래의 후손을 위해 경고를 알리는 다양한 장치를 설치할 예정인데, 4m에 달하는 뾰족한 스파이크를 온칼로 입구에 세운 뒤 거기에 모든 공용 언어로 경고문을 적는 것도 하나의 장치. 문자가 아닌 사인 시스템로도 표현했다. 방사능 표시와 방사능에 노출될 경우 사망에 이른다는 해골, 도망쳐야 한다는 픽토그램으로 표현했다.

이렇게 핀란드는 온칼로 시설물을 발견하는 자에게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시스템을 꾸준히 연구 중이다. 더불어 온칼로 내부를 미로처럼 만들어 접근이 쉽지 않도록 했다.

핵폐기물을 10만 년간 영구처분할 곳, 온칼로
온칼로 경고문
핵폐기물을 10만 년간 영구처분할 곳, 온칼로
온칼로 사인 시스템

핀란드 온칼로는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던져준다. 지난 7월 17일에 열린 핵폐기물 처리 관련 첫 공청회가 열렸는데 많은 지역 주민의 반발, 공청회 장소 점거로 무산됐다. 핀란드처럼 핵폐기물 처리시설과 관련해 정부는 지역 주민과 끊임없는 소통과 과학적 근거를 통해 신뢰를 끌어내야 하고, 충분한 조사를 한 뒤 연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끝으로 덧붙이자면 핀란드 주민이 가장 크게 신뢰한 조항은 ‘주민이 반대하는 지역에는 영구적으로 건설하지 않는다’였다.

Credit

  • 에디터 한수연
  • 사진제공 www.posiva.fi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