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자고 싶은데, 밤새 자고 싶진 않아

하프나잇(Half-Night)에 벌어진 일.

너랑 자고 싶은데, 밤새 자고 싶진 않아

미국 <플레이보이> 1/2월호는 ‘올해의 신조어’로 ‘하프나잇 스탠드(Half-Night Stand)’를 꼽았다. ‘대체 이게 무슨 말이야’라는 충격을 안은 채 검색하니 해외에선 이미 익숙한 개념이다. 물론, 익숙한 만큼 대중적인진 모르겠지만.

밤부터 아침까지 온전한 하룻밤을 보내는 원나잇 스탠드와(One-Night Stand)와 달리 하프나잇 스탠드는 그 밤의 일부만 함께 하는 것이다.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그저 할 것 다 하고 떠나고 싶을 때 집으로 가면 되는데, 혹자의 의견에 따르면 그 시간이 보통 새벽 3~5시쯤이라고. 즉, 하프나잇 스탠드는 원나잇 스탠드 후 아침에 떠안게 되는 ‘현타(현실 자각 타임)’를 피하는 수단인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하프나잇 스탠드에 대한 남녀의 견해 차이. 해외에서 진행한 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여성은 부끄러움을 증폭시키는 아침 햇살이 싫어서 또는 ‘큰마음’ 먹고 했는데 오르가슴을 못 느껴서 등 다양한 이유로 원나잇 스탠드를 피했다. 원나잇 스탠드에 익숙하지 않은 여성의 ‘잠은 집에서, 편안하게 샤워하고 내 침대에서 자고 싶어서’라는 이유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심리에 관해 성 테라피스트 배이 애리어(Bay Area)는 “더 이상 섹스하고 싶지 않을 때, 낯선 이와 굳이 아침까지 있을 필요는 없다. 집으로 돌아가 편안한 침대에서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반면, 남성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대부분 남성은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해서 아침이 되기 전에 떠난다는 건 생각해보지도 못했다”고 대답했다. 이들이 이렇게 말한 이유는 함께 아침을 맞이하는 것이 원나잇 스탠드의 과정이고, 상대방 역시 동의하지 않았냐는 거다. 하긴, 하룻밤을 예상했던 남성은 상대방이 갑자기 “나 집에 갈래”라고 말하면 황당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로스앤젤레스의 한 심리학자 세스 메이어(Seth Meyers)는 “만약 집에 갈 거라면 ‘너와 함께 이 밤을 끝낼 때까지 있을 수 없다’고 정확히 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하프나잇 스탠드는 “상대방을 선택할지, 혼자만의 시간을 선택할지, 당신에게 놓인 새로운 자유다”라는 심리학자 타미 넬슨(Tammy Nelson)의 말처럼 원나잇 스탠드의 좌절과 그로 인한 자유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기대했던 것과 달리 만족스럽지 못한 순간 혹은 그저 그런 관계에서 피곤함을 느낀 순간, 우리는 하프나잇 스탠드의 갈림길에 놓인다. 이기적인 걸까? 아니면 ‘쿨’한 걸까? 이에 관한 답변이 어느 것이든 이해할 수 있는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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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 한수연
  • 사진제공 andrey_l/Shutterstock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