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할 때 쓰는 가구

이제는 섹스용 가구를 창고에 처박아둘 필요가 없다.

‘섹스용 가구’라는 말을 들으면 나이든 졸부가 자신만의 ‘붕가붕가 파티’를 위해 별장에 사뒀을 것 같은 물건이 떠오른다. 하지만 섹스용 가구는 더이상 자유로운 섹스를 즐기는 ‘스윙어’들만이 남는 방에 갖춰두는 사치품이 아니다.

한때 땀에 젖은 BDSM용 그네로 제한되며 비난받던 이 ‘로맨틱 가구’는 이제 예술에 경지에 이르렀다. 점점 더 많은 섹스용 가구를 수제로 제작하고 있고, 인간공학적인 디자인은 특급 호텔 로비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법한 모양새다. 이젠 셀 수 없이 많은 옵션이 있는 섹스용 가구를 쉽게 살 수 있다. 그네부터 ‘슬링’과 ‘글라이더’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웨지’와 스팽킹을 위한 의자 그리고 아래가 뚫린 ‘퀴닝’ 의자까지 있다. 최근 다양한 매체가 섹스 토이를 다루면서 더 고급스러운 섹스 토이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루스 박사가 말하는 ‘예술에 가까운 섹스’ 역시 대중에게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온몸으로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섹스 말이다. 침실 밖에서 하면 더 좋고.

물론, 의자 위에서 관계를 갖는 건 그다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섹스용 의자 역시도 역사적으로 유행하던 시기에 일상적 가구를 본떠따 만들어진 것이기에 참신하다고 할 수 없다. 섹스 박물관만 가도 대충 만든 듯한 치과 의자와 중세 고문 기구의 중간쯤 되는 철제 혼합물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원전 1150년에 기록된 것으로 보이는 ‘튀린 에로틱 파피루스’는 갈대와 돌로 만든 기하학적 가구 위에서 관계를 나누는 커플의 모습을 보인다. 한 여성은 ‘웨지’로 보이는 것 위에 엎드려 있고, 또 다른 여성은 이집트 가정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네모난 의자에 앉아있다. 1800년대, 루브르 박물관 근처에 위치한 사창가인 르 샤바네를 자주 방문했던 에드워드 7세는 루이 15세의 화려한 스타일을 띤 ‘시에즈 다무어(말 그대로 ‘사랑을 나누는 의자’)를 주문했다. 쓰리섬할 때 신체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급습한 예카테리나 2세의 러시아 성에선 그의 은밀한 에로티카가 그대로 담긴 방이 발견됐다. 이 방은 꽤나 아름답게 조각한 남근과 여성 성기 모양의 다리를 지닌 테이블과 부드러운 벨벳으로 덮인 의자로 꾸며져 있었다. 20세기 중반부터 고무로 만든 가구가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섹스 토이 제작자는 딜도가 장착된 고무 의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오늘의 섹스용 의자 역시 모더니즘에서 비롯한 디자인이다.

마음만 먹으면 그 어떤 의자도 섹스용 의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섹스용 의자는 최대한 폭넓은 움직임을 수용면서도, 오금에 부담을 주지 않고도 연인의 골반이 딱 맞을 수 있는 디자인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인지 디자인 특허를 갖고 있는 섹스용 의자도 두 개나 있다. 탄트라 체어의 ‘젠’은 뫼비우스의 띠를 가로로 잘라놓은 듯한 디자인이고 1,3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젠의 디자이너 에이제이 비타로는 탄트라가 “총각들이 쓰는 의자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이것은 관계에 도움을 주는 가구다.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걸 만들고 싶었다. 이 세상의 공허함을 채울 수 있는 무언가를 말이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의자는 아처 보체어다. 3,100달러에서 3,900달러에 판매되고 있는 이 의자는 해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선 배드에 굴곡을 더한 모습이다(위 그림과 같이). 가구공 로버트 카츠마렉이 출산 후유증으로 골반 장애와 관절염에 시달리는 아내를 위해 이 의자를 만들고 특허까지 받았다. “2년이나 설계하고 실험하고 원형을 만드는데 매달렸다.” 그가 말했다. “아처를 세상과 나눠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과물인 아처는 요란하지 않은 디자인에 방수기능을 갖췄고, 매트리스에 버금가는 스프링을 사용해 다양한 몸의 움직임을 편안하게 지지한다. 게다가 무릎과 엉덩이의 부담도 덜어준다. 탄트라는 마차 같은 모습을 재현하는 데 더 집중한 반면 아처는 더 높고 야외에서 사용하기 좋은 실용성을 보인다. 두 의자의 폭 모두 16.5인치 길이로 양다리를 벌리고 앉기에 완벽하다. 특히, 탄트라는 여성이 사두근과 둔근을 사용해 골반 움직임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게끔 한다.

럭셔리 가구 제작자를 포함한 모든 제작자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디자인이다. 모든 가구는 예술 작품에 버금가는 미적 감각을 품고 있다. 르 코르뷔지에나 헤르만 밀러와 같은 가구 장인들이 편안함과 사색을 디자인적 요소로 여기듯, 섹스를 디자인의 기준으로 두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과거의 가구가 섹스를 끌어내는 단순한 기구에 그쳤다면 오늘날 가구는 섹스와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이케아가 에로틱한 가구를 들여오는 것은 먼 훗날에 날이지만, 섹스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공공연해진 것처럼 섹스용 가구도 곧 침실과 평범한 거실에서 흔히 찾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Credit

  • 에디터 한수연
  • Chloe Kent
  • 사진제공 Bowchair.com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