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콘돔, 그 현실적 후기

여성 콘돔을 사용해봤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여성 콘돔, 생소한 데다 찾기까지 힘들다. 상상 속의 동물도 아니고 아직까진 보지도 듣지도 못한 피임법. 물론, 직접 써본 사람을 더욱 없을 것이다. 이렇게 인기가 없는 데도 여성 콘돔은 벌써 일부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여성 콘돔이 관계 중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체 여성 콘돔이란 무엇일까?

여성 콘돔은 여성이 착용하는 유일한 피임 도구로 계획하지 않은 임신이나 성병을 예방하고, 그 길이는 약 6.5인치로 착용했을 때 약 1인치 정도 질 밖으로 나오는 형태다. 일반 남성 콘돔보다 조금 더 크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성 콘돔은 막힌 터널 끝에 단단한 두 번째 링이 있다는 것, 그 점이 일반 남성 콘돔과의 차이점이다. 자, 이제 궁금한 건 못 참는 내가 직접 체험하기로 했다. 섹스를 자주 할 수 있다는 좋은 핑계도 있으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성 콘돔은 불편하고, 어색하고, 매력적이지 않았다.

난 여성 콘돔을 사기 위해 성인용품 매장 ‘더 플레저 체스트(The Pleasure Chest)’에 들렀다. 가장 믿음직하고 무난한 것을 선택하기로 마음을 먹고 FC2 여성 콘돔을 골랐다. 이 콘돔은 유일하게 FDA 승인을 받은 여성 콘돔이기도 하다. 매장 직원에게 이걸 사는 사람이 있긴 한지 물었더니 “아니요, 별로 안 사요”라는 대답뿐. “가끔 와서 사는 남자도 있어요. 페니스가 너무 커서 일반 남성 콘돔으로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라고 말을 잇는 그에게 난 이렇게 말했다. ‘쩐다!’

“FC2 여성 콘돔은 페니스가 발기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콘돔은 이미 ‘풀발기’한 페니스도 ‘시무룩’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론상으로 여성 콘돔은 현대적인 데다 배려심이 넘치는 피임 방법인 게 틀림없다. 일반 남성 콘돔처럼 페니스는 콘돔으로 들어가는 원리이니, 이 콘돔은 여성 몸에 삽입한 순간부터 대기 상태인 셈. 일부 남성은 여성 콘돔이 페니스를 조이지도 않고 둔하게 만들지도 않기 때문에 더 선호한다. “왜 콘돔을 챙기는 건 남자의 몫이야?”라는 말도 종종 들어왔다. 다행히 이 경험을 함께 증명한 파트너는 굉장히 친한 사이인데, 부디 창피할 것이 없는 사이와 함께 사용하길 추천한다.

여성 콘돔은 실험실용 장갑 재질인 나이트릴로 만들어졌고, 한 상자는 약 9달러(한화 9,500원)이고 총 세 개가 들어있다. 일반 남성 콘돔보다 비싼 편. 그리고 장황한 사용설명서도 들어있는데 아, 소개하기 전에 심호흡 좀 하고. 사용설명서를 읽는 순간 포기하고 싶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글과 표 사이에 ‘FC2 여성 콘돔은 적어도 세 번 이상 사용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었다. “새로운 것이 늘 그렇듯, 이 제품 역시 연습이 필요하다. 연습만 한다면 분명 쉬워질 것.” 그렇다. 한쪽 다리를 의자에 올리라든지, 무릎을 꿇고 앉으라든지, 혹은 스쿼트 자세로 앉아 콘돔을 삽입하라는 등 단계별로 굉장히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이런 자세는 의도치 않은 섹시함을 연출하기에 딱이다). 사용설명서에 겁먹은 것도 잠시, 굉장히 상싱적이라는 걸 금방 알아챘다. 5분 동안 한숨을 쉬며 ‘대체 내가 뭘 하는 거야?’라는 물음 뒤, 난 계획대로 미끈거리고 축축한 물질을 두 허벅지 사이에 덜렁거리며 화장실에서 나왔다.

게다가 사용설명서에 따르면 FC2 여성 콘돔은 관계 전에 착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나긴 전희의 분위기를 망칠 일이 없다고 한다. “전희의 흐름을 콘돔 때문에 깨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 이건 좋다. 문제는 이 콘돔 때문에 전희 자체를 피하고 싶어진다. 나만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난 내가 섹스할 때 굉장히 섹시하면 좋겠다. 하지만, 엄청난 존재감을 내뿜는 FC2 여성 콘돔 덕분에 나는 ‘에로틱’이라는 단어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덜렁거리는 1인치 때문이다). “FC2 여성 콘돔은 페니스가 발기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콘돔은 이미 ‘풀발기’한 페니스도 ‘시무룩’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적어도 미적 관점에선 그렇다. 상대방은 “이상하게 생겼어. 전혀 흥분되지 않는다고. 여자가 이 흐물거리는 걸 질 속에 넣는 장면을 생각만 해도 페니스가 말랑말랑해져”라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성공적으로 발기했지만 나는 처음 겪는 콘돔이 불편한 탓에 정신이 산만해졌다. 관계 자체에 신경 쓸 수 없었다.

“느낌은 좋은데 따뜻한 바셀린 튜브 같아.” 나중에 그가 말했다. “그러다가 ‘어, 이게 질 끝에 닿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어.” 나 역시 관계 도중 ‘나쁘지 않은데? 콘돔이 별로 느껴지지도 않아!’라고 생각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섹스를 했다. 상대방의 말에 따르면 “격정적으로 몸을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둘 다 뭐가 있는지도 모르게 돼. 그러다 콘돔이 사라진 걸 알게 되지. 질 속 깊은 어딘가로 콘돔이 들어간 걸 확인하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다. 내 콘돔이 사라져서 이불을 뒤적거리며 ‘어디 있어? 어디 갔어?’라고 한참을 찾았다. 그러던 와중 FC2 여성 콘돔은 내 안에서 미끈거리는 고무 매듭이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내 손가락을 족집게 삼아 끄집어냈다. 다시 생각하기도 싫다.

어쩌면 내가 잘못 사용했던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우리가 너무 격렬했거나. 너무 많이 움직였나? 그냥 다른 사람에게 어땠냐고 물어보는 게 나을까? 아무튼, 두 번 다시 사용하고 싶지는 않다. 물어보고 싶어도 여성 콘돔 사용 경험이 있는 다른 여자를 모른다. 아직 상자에 콘돔이 두 개나 남았다. 내가 쓰지 말고 나눠줘야지.

주변 여성 동료 두 명을 끈질기게 설득한 뒤 이 선물을 줬다. 한 명은 선물을 받고 신나기까지 했다(미안). 그는 새로운 ‘썸남’에게 ‘부티콜(Booty Call)’을 할 수 있는 핑곗거리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일 때문에 여성 콘돔에 관한 글을 써야 하는 데 도와줄래?”라는 문자를 보냈다. 답장은 오지 않았다. 다른 한 명은 같이 사는 애인과 진지한 관계를 유지 중이니 한 번 써 볼 만하겠다고 말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나 역시 질문하는 걸 그만둬야 했다. 이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이 또 하나 있다면 난 그다지 여성 콘돔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는 것. 그러니 궁금하다면 나처럼 직접 경험하시라. 분위기가 이상해지면 제발 내가 미리 얘기했다는 걸 기억하고!

Credit

  • 에디터 한수연
  • Anna del Gaizo
  • 사진제공 Svetlana Tokarenko/Shutterstock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