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닐링구스와 상업주의에 관해

여성의 질에서 바닐라 향이 날 필요는 없다.

커닐링구스와 상업주의에 관해

“무엇이 당신이 커닐링구스를 더 많이 할 수 있게 할까?” 지난주, 소셜 미디어에 퍼졌던 한 크라우드 소싱 캠페인이다. 오럴 섹스를 위해 디자인한 라텍스 속옷은 당신의 혀와 당신의 파트너를 뿅 가게 만드는 오르가슴 사이를 ‘말 그대로’ 갈라놓는 물건인데, 현재 이 회사는 한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24,000달러 가까이 자금을 모았고 목표액수를 초과한 상태다.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결과, 80%의 대부분 여성은 오럴 섹스를 받기를 원하면서도 냄새나 분비물 걱정 탓에 거부한 적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렇다면 그 속옷에는 어떤 기능이 있을까? 이 속옷의 재질은 통기성 없는 얇은 라텍스인데 신축성이 뛰어나 피부에 착 감겨 오럴 섹스나 리밍(Rimming, 혀로 항문 주위를 자극하는 행위)을 받을 때 입기 좋다. 또한, 오르가슴을 느끼는 동안에도 냄새나 질액을 차단하는 장벽을 만들어낼 수 있다. 심지어 속옷에서 바닐라 향까지 난다.

설문에 참여한 여성 다수가 냄새 또는 분비물에 관해 많은 걱정을 하는 것 같다. ‘이 속옷은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여성에게 오럴 섹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제품이다.’ 난 이 제품 제작자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런 말은 오히려 여성의 질과 건강, 쾌감에 관한 부정적 고정 관념을 더 품게 한다.

‘이 속옷은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여성에게 오럴 섹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제품이다.’ 이런 말은 오히려 여성의 질과 건강, 쾌감에 관한 부정적 고정 관념을 더 품게 한다.

자그마치 2018년인 지금도 여성의 질은 무지함에서 나온 그릇된 정보와 성차별주의의 장막 때문에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신체기관으로 남아있다. 질과 질액을 혐오스럽게 여기는 사람만 봐도 그렇다. 사실, 질은 스스로 자정 기능을 갖춘 경이로운 신체기관인데도 말이다. 질에 있는 분비샘은 질액을 생산하고, 질액은 죽은 세포를 비롯한 몸에 해로울 가능성이 있는 다른 물질과 함께 날마다 흘러나온다. 분비액의 양과 빛깔은 여성이 생리 주기의 어떤 단계에 있느냐에 따라 다양한 상태를 보인다. 질이 분비물을 내보내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로, 질이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질의 주름도 감염에 맞서 몸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고, 질의 피부에는 피지라고 불리는 질액을 생산하는 분비샘이 있다. 분비물의 양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그게 위생상태가 열악하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는 아니라는 것. 그건 질이 스스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걸 나타낼 뿐이다.

이 제품의 초점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에게 맞춰져 있다. 이 속옷의 제조사인 로랄스(Lorals)의 캠페인 영상은 여성이 점심시간에 운동한 뒤 샤워를 하지 않는 등 낮에 겪은 순간을 갑자기 떠올리는 장면을 담고 있다. 여성이 몸이 ‘찝찝한’ 상태이기 때문에 오럴 섹스를 받지 않을 거라는 메시지, 그리고 바닐라 향이 나는 속옷이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거라는 메시지는 여성 혐오에 뿌리를 두고 있다. 로랄스는 여성이 하는 걱정에 초점을 맞추며 여성에게 “그래, 하자”라는 말을 할 수 있도록 부추기지만, 좀 더 깊게 살펴보면 그들이 실제로 초점을 맞추는 것은 남성의 편안함과 쾌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상대방에게서 ‘더 향긋한’ 냄새가, 여성 입장에서는 ‘부자연스러운’ 냄새로 느껴지는 냄새를 없애는 이 제품의 마케팅은 ‘여성의 질은 이렇게 생기고, 이런 냄새가 나야 한다’라는 관념만 강화할 뿐이다. 질은 특유의 냄새를 풍기는 게 당연하다. 굳이 질에서 장미 향이 나게끔 할 필요는 없다.

이 제품이 은연중에 나타내는 또 하나의 잘못된 사실은 많은 여성이 입으로는 “싫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오럴 섹스를 원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 관념은 남성의 생각을 위험천만한 방향으로 몰고 간다. 로랄스가 성병을 예방하는 제품을 만들었다면, 그 제품이 이 시장의 블루오션을 차지할 가능성은 컸을 것이다. 이 회사의 CEO는 자사가 추후에 성병을 예방하는 기능을 지닌 속옷을 출시하고 싶다며 밝혔지만, 지금까지 출시한 제품은 덴탈 댐(Dental Dam, 오럴 섹스를 할 때 성병에 걸리지 않도록 사용하는 라텍스 조각) 역할을 수행하지 않으며 FDA의 승인조차 받지 못했다. 이를 미루어 볼 때 로랄스 속옷은 미용과 냄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이 명확하다.

질과 관련된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에 탄생한 ‘성 건강(Sexual Health)’ 제품은 이 속옷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생리 중에 음문이 닫혀 있게 하는 립스틱을 봤고, 질에 삽입하면 분비물이 반짝반짝 빛나게 해주는 동시에 질을 보기 좋게 꾸민다는 약을 봤다. 여성이 자신의 질을 자세히 아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라고 느껴온 현실에서, 로랄스가 주장하는 ‘여성의 불안감’은 실제로도 존재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우리 사회는 많은 여성에게 소외감을 안겼고 이를 없애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 그런데도 왜 여전히 이런 제품을 만들까?

Credit

  • 에디터 한수연
  • Tara Costello
  • 사진제공 July Prokopiv/Shutterstock
닥터플레이보이 7월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