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플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향수

체취와 애정 그리고 섹스 어필의 상관관계.

소개팅 앱이 등장하면서 현대인의 연애방식에는 큰 변화가 감지됐다. 하지만 소개팅 앱을 통해 연인을 찾는 과정에서 간과하는 것이 있다. 바로 상대방의 체취를 맡아보는 것. 레이첼 허즈 박사의 저서 <갈망의 향기>에서는 체취가 이성에게 끌리는 요소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물론 현대사회에서 악취가 나는 남자를 거부하지 않았더라면 향수 산업이 이렇게 번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허즈 박사는 향수의 출현 이전에는 적어도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향기가 성적 끌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엘리자베스 시대(1558~1603년) 영국에서는 여성들이 사과 껍질에 자신의 땀을 묻혀 연인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문화권에서 체취와 애정 그리고 성적 이끌림 간에는 특별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봤다. 인도어로 ‘키스’는 ‘냄새(체취)’를 뜻하고 이누이트는 서로 입술을 맞대기보다는 코를 비비는 행위처럼 말이다.

달콤한 꽃 향이나 관능적인 향이 매력적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허즈 박사는 이성을 유혹할 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은 우리 몸에서 나는 향기, 곧 체취라고 한다. 모든 인간은 각자의 면역체계를 대표하는 고유의 향이 있다. 완벽한 셀카를 찍거나 페라리를 타고 다닌다 해서 여성이 본능적으로 남성의 건강을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허즈 박사에 의하면 생물학적으로 여성의 유전자 중 가장 이기적인 목표는 자신과 다른 면역 체계를 가진 건강한 남자를 찾는 것이라고 한다.

“이성에 대한 탐색은 건강하고 왕성한 생식 능력을 갖춘
짝을 찾는 행위다”

맥쿼리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이안 스티븐은 “이성에 대한 탐색은 건강하고 왕성한 생식 능력을 갖춘 짝을 찾는 행위”이라는 과학적 이론을 강조한다. 그는 ‘건강 상태와 체취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에도 참여했다. 특히 성적인 행동과 관련해 집단 안에서 가장 건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후각으로 발산해 생존하고자 하는 본능에서 발동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건강한 배우자와 함께하기를 선택한 사람은 건강한 유전자의 자식을 낳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제로 합니다. 그래야만 훌륭한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MHC, HLA라는 유전학 분야에서는 그 향은 오직 유전적인 성질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한다.

“우리 몸 안에는 병원체에 대항하는 항체를 담당하는 유전자를 다량 갖고 있어요. 이런 유전자를 다수로 보유한 사람은 몸에서 더 좋은 향이 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은 냄새를 통해 유전자의 퀄리티를 확인하는 것이죠.”

또한 여성은 상대방과 잘 지낼 수 있는지를 냄새로 판단한다고 한다. 주로 다른 종류의 유전자를 가진 남성한테 끌릴 가능성이 높다. 본인과 유전적으로 다른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은 미래의 자식이 더욱 다양한 유전자를 갖게 되는 것이고, 이는 곧 더 좋은 면역체계를 갖게 되는 것이다.

남성의 향에 대해 논할 때 페로몬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페로몬이 성욕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 증명된 것은 없다. 그러나 뷰티 업계는 자연스럽게 상대방을 유혹할 수 있다 홍보하며 수많은 페로몬 향수를 내놨다. “사람 간의 화학적 커뮤니케이션이 정말로 효과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페로몬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에요.”라고 말했다. <코가 알고 있는 것들: 일상 속 향에 관하여>의 저서 에이버리 길버트 박사는 “어머니는 아기를 냄새로 알아볼 수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가진 질병 혹은 감정을 냄새로 알아봅니다. 사람의 냄새에는 많은 정보가 담겨있어요. 그러나 사람의 냄새가 바퀴벌레나 개한테처럼 성적인 이끌림을 유도하지 않습니다. ‘페로몬’이라는 개념 자체는 사람 이외의 동물에게만 적용해야 한다고 할 수 있어요.”

스티븐 박사도 이에 동의한다. “사람도 페로몬을 생성하긴 합니다. 그러나 성적인 작용을 한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떨어집니다. 사실 대부분 사람은 페로몬 향을 맡지 못해요. 그렇다고 기업들이 성욕이 왕성한 젊은 남성에게 페로몬 향수를 파는 것을 멈추지 않죠.”

그렇다면 왜 특정 향이 인기가 많은 것일까? 자연히 몸에서 나는 향이 중요하다면 향수를 뿌리는 것이 의미 없는 것 아닐까? 독자적인 향수 라인을 가진 세르주 루텐은 향수는 사치품으로 여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제로 구매하게끔 하거나 위생으로 여겨지면 안 됩니다. 그건 목욕으로 해결되니까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루텐에 의하면 사치품의 시작인 코롱의 역사는 클렌징할 수 있는 능력에서부터 시작됐다. 세르주 루텐의 향수나 오 드 트왈렛을 사는 것은 여성에게는 남성의 상태를 알려준다. 상태라 하면, 얼마나 자기관리에 투자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그렇기 때문에 화려한 스포츠카로 상대방을 유혹하려는 것보다는 샤워, 적절한 식단관리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Credit

  • 에디터 김민지
  • 번역 김윤진
  • Stacey Marcus
  • 사진제공 Konstantin Shadrin/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