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트렌드 7월 2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남자는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여자의 성적 고통에 대해

2014년 틴더 앱을 통해 처음 만난 38세의 스테파니와 41세의 브랜든은 서로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꾸준히 연락하다가 그다음 해에 사귀게 됐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섹스도 아주 많이 한다. 그 이후부터 불행하게도 스테파니는 질염에 걸렸다. 박테리아의 불균형으로 생기는 질염은 치료가 쉬워서 스테파니는 곧 정상적인 성생활을 할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치료가 끝났는데도 스테파니는 처음 감염됐을 때 느꼈던 고통을 그대로 받았다. 원인을 알고자 여러 의사를 찾아갔지만 아무 이상 없다는 진단만 받았다. 고통은 몇 달간 지속됐다.

이러한 사연은 스테파니 경우만 아니다. 하버드 의과 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만성 통증을 느끼는 사람 중 70%는 여성이다. 배꼽 아래부터 엉덩이까지 6개월 이상 고통이 지속되는 만성 골반통이 그중 하나다. 성교통의 경우, 전체 여성 4명 중 3명은 겪어본 적 있다고 답했다. 만성 골반통을 앓게 되면 사람을 쇠약하게 만드는데, 전조 증상도 없어서 정확한 진단도 힘들다. 스테파니는 증상이 시작되고 6개월이 지나서야 외음부통 진단을 받았다. 이는 만성통증 종류의 하나로 원인이 불분명하다. 

“섹스할 때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분명했어요.” 브랜든은 그녀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다고 플레이보이에 전했다. “꽤 혼란스러웠어요. 제가 겪어볼 수도 없으니 걱정만 됐죠.” 현재 이 둘은 약혼한 상태다. 스테파니는 심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이 병을 앓는 많은 여성과 같이 이겨나가고 있다. 동시에 이 둘은 새로운 성생활에 적응해야 했다. 연인이나 배우자가 이런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노력하는 자세가 기본이 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일부러 원하는 것이 아닌 이상 성관계 중 고통을 겪는 일은 절대 일반적이지 않아요.”라며 산부인과 전문의 캐서린 맥휴가 말했다.

여자들이 착각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남자들이 알았으면 해요. 섹스하기 싫어서 여자들이 만들어 내는 말이 아니에요.

만약 여자친구가 골반통이 있거나 섹스할 때 고통스러워한다면 산부인과에 가서 고통을 유발하는 염증이 있는지 검사해야 한다. 그중 대다수의 질병이 전염성이 없다. 미국의 유명한 산부인과 메이요 클리닉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만성 골반통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자궁내막증, 방광염, 자궁 안의 유섬유종, 외음부통, 신경통 등이다.

만성 골반통은 생겼다가도 없어진다. 특정 행동과 연결될 수도 있고 스트레스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자궁내막증이 제 인상을 집어 삼켜버렸어요.” 워싱턴주에 사는 39세 린지는 2015년부터 극심한 허리통증과 복통, 부종을 겪고 있다. “섹스를 해본 적은 있어요. 즐거운 일이죠. 그런데 자궁내막증 때문에 즐기기는커녕 오히려 힘들어요. 저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싶고 건강한 성생활을 즐기고 싶어요.”

골반통 치료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생활방식의 변화, 수술까지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맥휴에 의하면 치료를 위해서는 큰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어떤 사람들은 몇 달, 심지어 몇 년간 고통에 시달릴 수도 있죠. 그래도 희망이 있어요.”

“고통을 인정하고, 견뎌내고, 치료하는 이 과정을 모두 거친 커플은 이제 좀 더 편안하고 즐거운 섹스를 즐길 수 있어요. 그리고 그 결과는 시간과 노력을 들일만 한 가치가 있죠.”

우선, 여성과 관계를 맺을 때는 골반통이 진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여자들이 착각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남자들이 알았으면 해요. 섹스하기 싫어서 여자들이 만들어 내는 말이 아니에요”라고 린지가 말했다. 만약 어떤 여성이 아프다고 말한다면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더불어 그녀가 이 얘기를 꺼내는 것조차 힘들어한다는 사실도 알아두자. 그러니 섹스를 강요하거나 압박감을 주면 안 된다는 것도 기억하자. 그녀가 더 긴밀해지는 것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서로 즐거운 경험을 만들 수 있다. 다만 무슨 일이 있든 안전한 섹스를 해야 한다.

섹스를 하기 전에 기억해야 할 것 한 가지. 맥휴는 강압적이지 않은 분위기를 강조했다. 이에 성 치료사 캐롤라인 로보이는 “여성들에게 얼마나 아픈지 물어보세요.”라고 조언했다. 어떤 사람은 타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또 다른 사람은 강한 압박을 느낀다. 칼에 찔리는 느낌이라 묘사하는 사람도 있다. 맥휴에 의하면 많은 여성은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고통인데도 죄책감을 느낀다고 한다. 증상에 대해 충분한 대화를 거쳤다면, 섹스할 때 알아둬야 할 점들을 물어보자. “가장 중요한 질문은, 남자는 그 고통을 못 느끼기 때문에 관계 도중 어떻게 알아차리느냐입니다.”

 

그녀가 주도하게끔 하라. “만약 그녀가 고통스러워한다면 주도권을 줘야 해요. 계속 이어나가고 싶어한다면 말이죠.” 선호하는 체위나 방법을 선택하게 한 뒤 삽입을 원한다면 모든 움직임을 그녀가 조절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젖어야 한다. “어떤 때는 윤활제를 제대로 바르지 않아서 고통을 겪을 수도 있어요.”라고 로보이가 말했다. 따라서 윤활제랑 친하게 지내야 한다. 윤활제를 사용하는 것이 자신의 능력이 부족한 탓이 아니다. 상대방이 질염이나 분비물이 심하지 않다면, 실리콘 베이스 윤활제를 추천한다. 질염과 같은 염증이 있다면 자극이 덜한 수용성 윤활제를 추천한다. 만약 콘돔을 사용한다면, 콘돔이 찢어질 수 있으니 절대로 오일 베이스 윤활제를 쓰면 안 된다. 모두가 기피하는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다양한 체위와 테크닉을 시도해보자. 창의성이 키포인트다. “어느 날은 압박감, 템포, 신체 부위, 소리에 집중할 수도 있어요. 다른 날에는 비주얼에 신경 쓸 수도 있어요.” 특정 체위가 만족감이 높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정상위를 선호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은 안 좋아할 수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애널 섹스에 응할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은 생각하는 것조차 싫어할 수 있다. 그러니 무엇을 좋아하는지 먼저 물어보고 시험해보자.

삽입에만 너무 치중하지 말자. 이건 기본적인 상식이다. 고통으로 인해 삽입할 수 없다면 대안으로는 오럴 섹스가 있다. 혹은 상호 자위, 더티 톡, 섹스 토이, 가슴 애무, 마사지 등의 방법이 있다. “신체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고, 상대방이 안전하고 크리에이티브하고 섹시한 뭔가를 느끼게 한다면 삽입을 시도하기 전에 단단한 신뢰를 쌓을 수 있어요. 만약 삽입하다가 고통이 오면 다른 재미있는 부위로 되돌아가면 되는 거예요.”

섹스 도중에 상대방을 잘 관찰하고 커뮤니케이션하자. 가끔 파트너가 ‘아파!’라고 소리칠 수도 있다. 고통에 휩싸이면서도 애써 언급하지 않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 여자는 당신을 만족시켜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니 섹스를 할 때 중간중간 그녀가 괜찮은지 체크하자. 섹스가 끝난 뒤에는 어땠는지 팔로업을 해보자.

기대치를 조금 낮추자. 가끔 그녀는 고통 때문에 의자에 앉거나 타이트한 바지를 입지 못할 때도 있다. 모든 일상이 그녀를 피곤하게 할지도 모른다. 섹스는 아예 언급조차 안 될 수도 있다. 그럴 땐 이해심을 가질 것. 섹스의 ‘타임아웃’이 필요한 때다. 그리고 지금 그녀도 당신만큼 이 상황에 당황스러워할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전문가와의 상담을 고려해보자. 장기적인 문제가 된다면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 해당 전문가는 새로운 체위 등을 제안할 수도 있고 우울감이나 죄책감을 느낄 때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그녀에게 병원 상담에 함께 해도 되는지 물어보자. “연인 혹은 배우자와 함께 병원에 오는 환자들을 많이 봐요”라고 맥휴가 전했다. 인내심을 가져라. 천천히 가는 것은 그녀와 당신의 연결고리를 더 강하고 만족스럽게 만들어줄 것이다.

“고통을 인정하고, 견뎌내고, 치료하는 이 과정을 모두 거친 커플은 이제 좀 더 편안하고 즐거운 섹스를 즐길 수 있어요. 그리고 그 결과는 시간과 노력을 들일만 한 가치가 있죠.”라고 맥휴가 설명했다. “섹스가 정말 좋아질 거예요. 왜냐하면 둘이서 항상 서로를 만족시킬 방법을 찾고 있을 테니까요.” 항상 서로 도와주면 환상적인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Credit

  • 에디터 백가경
  • 번역 김윤진
  • Leslie Quander Wooldridge
  • 사진제공 studiostoks/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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