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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들이 간과하는 것

무엇보다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섹스는 좋은 거죠. 하지만 모든 걸 내려놓고 내가 겪은 트라우마도 되풀이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본 적이 있나요? 완전한 안정감을 느껴본 적이 있나요?” 얼마 전 트위터에 올렸던 문장이다. 그러니까, ‘안정감’이 대체 뭐냐고?

안정감이란 주변 사람에게 마음을 열 수 있을 만큼 스스로 안정을 느끼는 것이다. 안정감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굉장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 감정을 여러 번 느꼈다. 하지만 이 ‘안정감’이 얼마나 드물게 일어나는지 트위터에 글을 올린 뒤에서야 깨달았다.

글을 올리기 전날, 나는 억누르고 있던 트라우마를 겪으면서 감정이 격해진 상태였다. 내가 쓴 <Let That Shit Go>를 읽은 사람이라면 내가 전 남자 친구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사실을 작년에서야 깨달았다는 일을 알거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왜 그렇게 오래 걸렸는지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또 왜 다른 남자들과도 같은 일을 되풀이됐는지 알 수 있다.

나는 너무 늦게 깨달은 탓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친구들과의 약속까지 취소할 뻔했다. 사람들에게 둘러 쌓여있을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곁에 친구가 있으면 그나마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절대로 이 사실을 말할 생각은 없었다. 비슷한 주제 근처에도 가기 싫었다. 신경을 다른 곳에 두고 싶었다(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았지만).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성폭행으로 이어졌다. 친구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내 얘기를 하기 시작할 때 쯔음 감정이 폭발해버렸다. 어느 순간 나는 눈물이 눈 앞을 가린 채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남자가 날 만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혹은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빨리 깨닫지 못한 것이 왜 이렇게 부끄러울까?”라는 말을 하며 앉아있었다.

친구들은 뻔한 위로의 말들을 해줄 수 있었지만 아무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나에게는 최고의 위로가 됐다. 그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울면 되는 거였다. 내 생각과 두려움을 자유롭게 말하고, ‘색안경을 끼고 보거나 고치려 들지 않을까’하는 두려움 없이 오롯이 내가 겪고 있는 일들을 가감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감정을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작지만 어쩌면 가장 진실한 사랑이다.”

다음 날, 침대 위 비몽사몽 상태로 내 경험을 트위터에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 절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펼쳐졌다. 놀랄 만한 이슈를 만들었다. 많은 사람이 안정감을 느껴본 적도 없을뿐더러 느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까지 했다.

내가 올린 글은 친구나 연인을 태그하는 것도 모자라 슬픔으로 가득 찼다. 어떤 사람은 있지도 않은 일로 설교를 한다며 비난했다. 물론 이해할 수 있었다. 안정감을 느끼는 건 쉽지 않다. 그렇다고 경험 자체가 쉽지 않을 정도로 어려운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 단순한 사랑의 형태다.

나는 사람들이 연애에서 쉽게 간과하는 행위들을 찾아냈다. 그리고 지극히 ‘남성적인 접근방법’의 연애코치 아담 메이나드는 안정감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지 설명한다.

“복잡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사회에서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로부터 느끼는 것을 잘 표현하지 못해요. 우리는 자신 있게 삶의 방향을 찾고 또 그 과정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느끼게 됩니다.”라고 말한다. “우리의 경험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그 경험마저 통제할 수 있어요. 그제야 비로소 안도감을 찾을 수 있어요.”

자, 이제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상담 치료 아닌가? 대답은 ‘NO’다. 물론 상담 치료를 받는 일은 매우 좋은 일이며, 전문적인 치료와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여기서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상황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또 그들을 부끄럽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 그게 다다. 이 정도의 치료를 위해 시간당 수백 달러를 써야 한다는 생각은 정말 말도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또 감정 노동을 강행하며 상호의존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 절대 아니다. 그들의 말에 경청하고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사랑의 실천이며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진심 어린 친밀함의 표시다. 그 안정감은 오랫동안 지속할 것이다.

“감정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치유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더 이상 묵혀 놓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 때 바로 마음의 안정이 생기죠. 다른 사람에게 연민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고요. 상대방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라며 그가 설명한다.

“남성들은 보통 다른 사람의 감정은 비이성적이고 근거 없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감정은 항상 말이 되는 것도 아니고 또 말이 돼야 하는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마음의 공간을 내어준다 한들 그들을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하는 것이 아니에요. 이 생각은 그들을 위해서도 좋지 않아요. 반대로 해결되지 않았다고 무언가를 잃는 것도 아니에요. 나중에 똑같이 돌려받기 위해 관심을 주고 연민을 느끼는 것도 아니에요. 상대방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드려도 문제될 수 있어요. 객관성을 잃어버리고 혼란의 원인을 착각하는 것도 안 좋아요. 물론 상대방을 위해 그들의 감정을 처리해주는 것도 아니고요.”

이어서 그는 “상담치료와 안정감을 제공하는 것의 차이는 실제 치료의 정도, 능동적인 처리 과정,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깊이의 차이입니다. 마음의 공간을 내어준다고 해서 특별히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세요.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인간관계는 치료사가 의뢰인의 성장, 치유, 명확성, 이해 그리고 고통의 원인을 파헤치는 것에 직접 관여할 때 발생해요.”

인생의 안정감에 대해 알아가려고 노력해야만 한다. 그 안정감이 잠깐 생겼다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면, 다른 사람한테도 그 안정감을 충분히 베풀고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물론 우리 모두 안정감을 원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그 안정감을 제공하고 있을까?

다른 사람에게 받은 것만큼 비슷한 감정으로 응하는 것은 매우 아름다운 일이다. 이런 일들은 우리가 숨 쉬는 공기만큼 풍부해야 하는데 많은 사람은 스스로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안정감을 느끼고 싶다면, 메이나드의 방법을 추천한다.

“연민을 느끼는 건 예술이면서 과학이에요. 경청하는 것도 포함돼요. 진심으로 다해 경청하는 거죠. 욕구, 조건, 이의를 가져선 안 됩니다. 관찰이나 조언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에요.”라고 한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든 영향받지 않고 그들의 감정이 마치 나의 감정인 양 여기지 않으면 돼요. 그렇게 공간을 내주는 일은 어렵지 않아요.”

약간의 제한을 두는 것이다. 자신 가진 감정적 경험을 토대로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 것이다. “남성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은 비이성적이고 근거가 없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통제되지 않는다 싶으면 떨쳐 버려요. 감정은 말이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 돼야 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느끼기만 하면 되는 것이에요. 무엇을 듣는 합리화하지 마세요. 받아들이고, 관찰하고, 간직하세요.”

Credit

  • 에디터 김민지
  • 번역 김윤진
  • Bruna
  • 사진제공 Tiko Aramyan/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