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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r in SEX

해시태그로 돌아본 2018년의 섹스 그리고 사랑.

올 한해, 전 세계는 섹스에 관한 이슈들로 떠들썩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한 콘돔 이야기를 시작으로 번화가에 당당하게 등장한 성인용품숍, 로봇 애인, ‘미투 운동’에서 이어진 ‘힘투 운동’까지. <플레이보이 코리아>가 2018년을 들썩이게 한 해시태그를 모두 모아봤다.

편의점 가듯 ‘섹스템’ 사러 가자
핑크 시트지로 창문을 꽁꽁 싸매고 ‘성인용품’이라 쓰여 있는 어덜트숍은 이제 안녕. 당당히 성인용품을 쇼핑하는 시대가 열렸다.

#세계 1위_텐가_한국진출
지난 21일, 세계 1위 성인용품 브랜드 ‘텐가’의 대표 마츠모토 코이치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한국 진출 2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내년 초 국내 첫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말이다. 이 자리에서 “누구나 거부감 없이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성인용품으로 양지로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는데, 최근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에도 참가해 성기를 대상화하지 않는, 편안하고 거부감 없는 제품들을 대중에게 소개하며 호응을 끌어냈다.

#무인성인용품점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이를 위한 무인 성인용품숍 ‘샤이맨’이 등장했다. 키오스크에서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고 성인 인증 후 결제,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콘돔부터 러브젤, 페로몬 향수, SM 용품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있어 직원의 도움이 필요 없을 정도. 중국 최대 성인용품 유통 회사 ‘하오치어이’와 ‘시반’의 협업으로 제품군도 다양한 편이다. 현재까지 11호점을 오픈한 상태다.

콘돔, 수고했어 올해도
언제나 솔깃한 콘돔에 관한 뉴스 3.

#2018평창동계올림픽_역대최다콘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인기 기념품은 마스코트 수호랑의 구즈가 아니었다. 바로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다로 배포된 콘돔이 가장 인기가 많았다. 약 11만 개로 2925명의 선수가 출전한 것을 고려할 때 한 선수당 약 37개의 콘돔이 제공된 셈. 콘돔이 배포된 뒤 데이트 앱인 ‘틴더’의 사용은 급증했는데, 평창 선수촌 부근에서 일주일간 약 348%가량이 증가했다고 전해진다. 

#짝퉁콘돔_81억원어치
약 50만 상자, 한화로 약 81억 원어치 수준의 콘돔이 유통됐다. 수용성 윤활유 대신 값싼 실리콘 오일로 제조된 저질 콘돔으로 모텔, 자동판매기, 슈퍼마켓 심지어 약국으로까지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허베이성, 허난성 일대로 81억 원어치의 콘돔을 생산 및 유통에 가담한 17명의 일당이 체포되며 사건은 일단락. 불법으로 생산된 제품은 듀렉스, 오카모토, 식스센스, JISSBON 등 굵직한 유명 브랜드로 더욱 파장이 컸다.

#쿠바의콘돔사용법
콘돔은 유용하다. 비단 침대 위가 아닐지라도. 잘게 잘라 머리끈으로 쓸 수 있는 데다 자동차 타이어를 임시방편으로 때울 때마저 빛을 발한다. 특히 쿠바는 ‘쿠바식 발명(Invento Cubano)’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콘돔의 쓰임새는 다채롭기까지 하다. 비교적 구하기 쉬운 데다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인데, 조업 활동이 금지된 쿠바에서는 콘돔 낚시가 크게 유행하기도 했다. 바람을 불어 넣은 콘돔의 부력을 이용하는 것인데, 최대 250m 밖의 물고기를 낚을 수 있는 것. 유튜브에 ‘Condom Fishing’만 검색해도 던지는 족족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미투 운동, 그 후
‘나도 당했어요’ 전 세계 여성들이 자신이 성추행당한 경험을 고백하면서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미투 운동. 그로부터 1년, 과연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미투운동_벌써1
2017년 10월, 미국에서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이 밝혀진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빠르게 퍼졌다. 1년이 지난 지금, 미국에선 성차별에 대항하는 운동이자 단체 ‘타임스 업’이 탄생했고, 여기에 많은 할리우드 배우가 참여해 시선을 끌었다. 이들은 주로 소수인종과 저소득층 여성의 권익 보호에 관해 말하며, 현재 상담자 수만 2,500여 명에 달하는 상황. 반면, 가해자로 고발된 배우 케빈 스페이시, 앵커 빌 오랄리, 뉴욕주 검찰총장 에릭 슈나이더만 등 200명이 넘는 거물급 인사는 지위와 명예를 잃고 ‘추락’했다. 국내에선 배우 오달수와 조재현, 드러머 남궁연, 영화감독 김기덕 등이 가해자로 지목받았고 특히, 배우 故 조민기는 피해자 고발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안겼다. 이후 피해자를 향한 비난과 ‘미투’를 악용하는 사례 등 본질과 다른 움직임이 보였지만, 훼손하지 말아야 할 미투 운동의 본질은 이렇다. 더는 권력을 앞세운 성폭력을 묵인하지 않고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과 평등을 지향한다는 것. 과연 2019년에는 어떤 외침이 들릴까?

#HimToo
지난 1년간 미투 운동이 비판을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정의로운 고발을 가장해 무고한 피해자를 발생시키기 때문이었다. 소위‘거짓 미투’가 넘친다는 것. 미국의 대법관으로 임명된 브렛 캐버노에게 성폭행 의혹이 일어나자, 그의 지지자들은 그가 ‘거짓 미투’에 휘말렸다며 ‘힘투(#HimToo)’ 해시태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편, 국내에선 지난해 11월에 일어난 ‘곰탕집 성추행 사건’이 대표적인데, 이에 반발하는 이들은 ‘한국판 힘투 운동’ 집회를 열었다. “여성의 한마디에 남성을 범죄자 취급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가장 큰 쟁점은 힘투 운동 역시 미투 운동의 본질을 흐린다는 것. 성폭행은 성별과 관계없이 일어난다. 또, 성별로 ‘거짓 미투’의 피해자와 가해자를 나누는 건 오히려 혐오를 조장한다. 한마디로 ‘거짓 미투’에 대항하는 움직임이 왜 ‘힘(Him)’투 운동일까. 이제는 성별이 아니라 평등과 인권을 향한 새로운 담론을 펼칠 때다.

커플과 범죄 사이
사랑했던 커플이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는 건 한순간이었다.

#안전이별
‘변해도 너무 변했다’라는 말을 이때 쓰는 걸까. 2018년, ‘안전이별’이라는 단어가 우리 입에 종종 올랐다. 연인과의 이별 과정에서 폭력과 협박 즉, ‘이별 범죄’로부터 자신의 안위와 자존감을 지킨 채 헤어지는 것을 뜻한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안전하게 이별하는 방법’, ‘안전이별 수칙’ 등 많은 글이 올 정도로 데이트 폭력과 ‘이별 범죄’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았다. 이와 관련해 범죄심리 전문가 이수정 교수의 “이별이 피해의 이유가 돼선 안 된다. ‘이별 범죄’가 아니라 ‘살해 위협’이 맞는 표현이다”라는 말이 화제. 마침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남편 왕진진으로부터 감금과 협박을 당하고 끝내 이혼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우리는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그리고 사랑과 폭력은 공존할 수 없다.

#성매매조회는_휴대폰번호로
지난 8월, 휴대전화 번호와 3만 원만 있다면 연인의 성매매 여부와 성적 취향을 알 수 있는 사이트 ‘유흥탐정’의 등장으로 인터넷이 한동안 뜨거웠다. 사이트 운영자는 성매매 업주끼리 비밀리에 공유하는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고 이를 활용하고 조회한 것. 협박과 살해 위협을 피하고자 의뢰인에게 “연인에게 이 사이트 존재를 알리지 말라”라고 부탁했지만 석 달이 채 되지 않아 결국, 경찰에게 덜미가 잡혔다. 혐의는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참고로 오로지 여성만 ‘유흥탐정’에 의뢰할 수 있었다.

섹스 안 하는 ‘성진국’ 일본
일본의 섹스산업은 호스티스바, 페티시클럽, 러브호텔, 섹스 로봇 등 수백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실은 조금 달랐다.

#성관계만족도최하위국가
성인용품 브랜드 텐가가 실시한 조사 ‘2018 글로벌 자위행위 조사’에서 일본이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이 조사는 19개국의 나라를 대상으로 자위 만족도, 빈도, 성적 능력, 파트너와의 교감 등을 종합해 산출한 점수로 일본이 최하위 점수인 37.9점을 기록했다. 1위는 인도로 85.6점, 그 다음은 멕시코, 브라질, 케냐 순이다. 한국은 40.7점으로, 일본과 마찬가지로 하위권. 우리나라도 방심은 금물이다.

#섹스없이산다
일본 40대 이하의 국민 중 50%가 성경험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호주 SBS방송의 뉴스 쇼 ‘더 피드’가 방영한 다큐멘터리 ‘일본의 섹스(Sex in Japan: Dying for Company)’에 따르면 요즘 일본 젊은이는 데이트할 시간조차 없어 사람과의 관계보다는 포르노나 섹스로봇 같은 대체물을 더 선호한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 문제연구소가 2015년 펴낸 ‘제15회 출생 동향 기본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미혼 여성 가운데 44%, 미혼 남성 중 42%가 성 경험이 없다고 말했다.

수면 위로 올라온 LGBT, 디지섹슈얼
2018년엔 동성애를 다룬 영화가 대중의 인기를 끌었고, ‘동성 결혼 합법화’를 추진하는 국가들이 늘어났다. 심지어 인간보다 로봇과의 섹스를 선호하는 ‘디지섹슈얼’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SEXROBOT
“한번 로봇 애인을 경험하고 나면 다시는 인간과의 관계를 원하지 않게 될 거야!” 영화 <AI>에 등장하는 섹스 로봇 ‘지골로 조’가 고객에게 했던 말이다. 하지만 올 한해는 ‘로봇과의 사랑’이 더 이상 영화적 상상에 그치지 않을 것을 예견했다. 인공지능(AI), 바이오 소재 기술, 로봇공학, 의료기기 기술 등이 융합한 섹스 로봇은 현대 과학에 힘입어 눈부시게(?) 발전했다. 지난달 미국 리얼보틱스사에서 선보인 섹스 로봇 ‘하모니’만 봐도 알 수 있다. 하모니는 인도 성교육서 ‘카마수트라’에 수록된 64개의 체위를 재현할 수 있고 실제 사람과 비슷한 표정을 지을 수 있으며 사용자와 터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단순한 대화까지 가능하다. “다른 사람과 자도 돼?”라는 질문에 섹스 로봇은 토라지기까지 한다니 거의 사람과 흡사한 정도인 것이다. 한편, 각계각층에서는 인간 존엄성이 사라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올해 초 BBC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섹스 로봇을 통해 너무 쉽게 성관계를 맺으면 인간성이 변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영국 로봇공학재단에서도 “성삼품화를 심화하고 소아성애, 성폭행 등에 대한 욕망을 만족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우려 속에서도 섹스 로봇 산업은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최근 캐나다의 ‘킨키스 돌스’는 섹스 로봇이 상주한 성매매 업소를 냈고 2020년까지 미국 전역에 10개의 지점을 열 계획이라 밝혔으며 LA 한 클럽에서는 섹스 로봇을 스트리퍼로 세우기도 했다. 디지섹슈얼(digisexual), 인간보다 로봇과의 섹스를 선호하는 현상을 뜻한다. 로봇 애인은 잔소리하지 않으면서 완벽에 가까운 섹스 스킬을 구사할 것이다. 지골로 조의 말처럼 인간과의 관계를 원하지 않는 시대가 정말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LGBTQINASIA 
장애인, 성 소수자, 어린이, 노인 등 ‘약자’가 살만한 세상이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 아닐까? 2018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곳곳에서 아시아에 대한 응원이 쏟아졌다. 바로 아시아 몇몇 국가들이 성 소수자 평등을 보장하는 대열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인도에서는 157년 만에 동성애 금지법이 위헌 결정이 났다. 인도 대법원은 지난 9월 대법관 5명의 만장일치로 동성애 금지법 법률을 무효 선언했다. 대만에서는 지난해 헌법재판소인 사법원이 ‘남녀 사이에서만 혼인할 수 있다’는 민법에 위헌 결정 내린 후, 올해부터 주도적으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내년 초에 대만은 아시아 국가 최초로 동성 결혼 합법화를 이뤄낼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 역시 2018년이 가기 전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며 상속인 지위 및 시신 인수 자격도 인정할 방침이다. 물론 여전히 동성애에 강경한 반응을 보이는 국가도 많다. 말레이시아는 여성 레즈비언 커플에게 공개 매질을 했으며, 중국에서는 소설에서 남성끼리의 사랑을 묘사했다는 이유로 해당 작가에게 약 10년 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인권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자유와 권리다. 동성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인간이 아니라고’ 판단할 권리는 어떤 사람에게도 없다.

#QUEERINMOVIE
동성애, 트렌스젠더 등 성 소수자의 이야기를 다루는 퀴어 영화는 확실히 주류 장르는 아니다. 하지만 퀴어는 새로운 주제 의식을 끌어내기 좋기에 영화계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소재인 것만은 분명하다. 올해도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퀴어 영화가 여러 작품 눈에 띄었다. 비록 동성애지만 누구나 공감할 만한 연애 초반의 감정을 밀도 있게 표현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감독 그레타 거윅의 연출력과 10대의 동성애적 심리를 잘 묘사한 <레이디 버드>, 특별한 능력을 지닌 여성 인물을 중심으로 강력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델마>와 <판타스틱 우먼> 등이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천재’라고 불리며 동성애적 성향을 보여줬던 시대의 아이콘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메이플 쏘프>와 <보헤미안 랩소디>도 흥행을 구가했다. 마지막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퀴어 영화제인 ‘2018 서울프라이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은 <계절과 계절 사이>도 빼놓을 수 없겠다. 김준식 감독의 이번 작품에서는 영화계 안팎에서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억압에 맞서며 소신 있는 행보를 보여온 배우 이영진이 주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끈 팬티의 의미가 성관계 동의라고?
아일랜드 여성들을 거리로 나오게 한 최악의 무죄 사건.

# ThisIsNotConsent
지난 11월, 아일랜드의 한 성폭행 재판 결과가 전 세계 여성의 분노를 일으켰다. 사건은 이렇다. 27세 남성이 골목에서 17세 여성을 강간했는데, 남성 측 변호인이 “여성은 레이스 끈 팬티를 입고 있었다. 이는 누군가를 만나거나 함께 있고 싶어 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다”라고 주장하며 무죄가 선고된 것. 이후 많은 여성은 자신의 SNS 계정에 ‘야한’ 속옷 사진과 함께 ‘#ThisIsNotConsent(이것은 동의가 아니다)’라는 해시태그를 올리고 거리 행진을 하며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흐름은 아일랜드 정치권까지 번져 한 여성 의원은 끈 팬티를 의회에 들고나와 지난 재판을 비판하기도 했다. 속옷은 말이 없다. 2019년에는 ‘Yes’를 ‘Yes’로, ‘No’를 ‘No’로 받아들일 수 있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

Credit

  • 에디터 PLAYBOY KOREA 편집팀
  • 사진제공 UruphongK, CarlosDavid, Rawpixel.com, MyImages - Micha, Soifer, fizkes, Jacob Lund/Shutterstock, courtesy maggie w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