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플보

앉아서 볼일 보는 남성을 위한 변론

서서 보면 하루에 2300방울이 손과 바지에 튄다.

“잠깐 자리 좀 비울게. 여자처럼 소변 좀 보려고.” 무슨 프로그램인지 밝히기 부끄럽지만, 방송 몰아보기를 하던 중 친구가 한 말이다. 난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친구는 앉아서 소변을 보고 오겠다는 이야기였다. 아마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말이다. 이런 행위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변기는 원래 앉으라고 만들어진 것 아니겠는가?) 비아냥 거리지 않았다. 대신 “그래, 볼일 보고 와”라고 짧게 답했다.

남성이 앉아서 소변보는 것을 왜 여성스럽다고 생각하거나 금기시 하는지, 나는 항상 이해되지 않았다. 편하고 소변을 흘릴 일도 전혀 없으며 심지어 볼일을 보는 동시에 이메일을 보내는 등 멀티태스킹도 가능한데 말이다. 그리고 간혹 변기에 조준하지 못해 변기를 닦아야 하는 일이 생기는데 그게 영 귀찮고 더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뿐만 아니라 가까이 붙어있는 소변기에 볼일을 보면서 옆의 남자와 아무렇지 않은 척 눈 맞추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내 개인적인 이유가 당신을 설득하기에 부족하다면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이 우리에게 더 이롭다는 연구 결과에 대해서도 적어보도록 하겠다. 지난 2014년 네덜란드 라이덴대학교 의학센터의 연구진은 앉아서 소변보는 것이 요로감염에 걸릴 확률을 낮춰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앉는 것이 요로 역학적으로 우리 몸에 더 이로워 전립선 관련 문제도 예방하고 더 나은 섹스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서서 소변을 보는 것은 우리 몸에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한다. 전문가에 의하면 서서 볼 때 골반과 척추의 근육들이 활성화돼 소변의 흐름을 막는다고 한다. 특히 다른 사람들과 가까이에서 소변을 보기 때문에 방심해서 방귀가 새어 나오는 일이 없도록 주변 근육들에 더 힘주게 된다고 한다.

반면, 비뇨기과 전문의인 마이클 잉그버는 앉아서 소변 보는 남성이 방광을 충분히 비우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한다. 서서 보는 남성의 평균 소변 잔류량이 29.5ml인데 반해 앉아서 보는 남성들의 경우에는 47.5ml 정도 된다는 것이다. “이 차이는 임상적으로 별 의미 있는 수치는 아니에요. 남성의 경우 방광 내 소변의 양이 100ml 미만인 경우 정상 수치에 해당하니까요”라고 그는 말한다.

“앉아서 소변 보는 것이 전립선 관련 문제를 예방해주고 더 나은 섹스를 할 수 있게 돕는다.”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이 여성스러운 행위라고 간주하는 것은 지극히 사회화 과정에서 갖게 되는 생각이에요.”라고 사회학자인 브라이언 셰퍼드는 말한다. “사회화라는 개념은 사람들이 사회적 불문율을 학습하는 과정을 말해요. 늑대로부터 길러지지 않은 한 모든 인간은 사회화 과정을 거치게 되죠. 소변을 볼 때 앉거나 서는 문제는 사회적으로 무엇이 용납되느냐가 핵심이 되는 것으로, 보통 부모의 생각이 그대로 아이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많아요.”

셰퍼드는 이런 사회화가 배변훈련을 할 때부터 시작되는 경우도 있고, 일부는 타인의 화장실 이용습관을 관찰하면서 진행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아이들은 화장실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용납되는지에 대해 다른 곳에서 배우기도 해요.”라고 덧붙인다. “남자 화장실에는 소변기가 있고 여자 화장실에는 없는 것처럼, 환경적인 차이도 남녀 간에 화장실을 이용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음을 말해주고 있어요. 물론 사회는 각기 다르고, 어떤 지역에서는 남자가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 곳도 있답니다.”

유럽에서는 남성이 앉아서 소변보는 것이 더 일반적인데 이는 독일에서부터 온 습관이라고 알려졌다. “여성운동을 하는 이들이 남성이 변기를 더럽힌다며 소변을 볼 때 앉아서 보라고 주장했었어요.”라고 메릴랜드 대학교의 스테판 소이퍼 박사는 말했다.

일본(결혼한 일본 남성 중 49%가 앉아서 소변을 본다. 이는 1999년 기준 15%가 상승한 수치다.)이나 대만의 경우에는, 지역별로 권력을 가진 엄격한 화장실 협회가 존재해 남자들이 앉아서 소변을 보기 시작했을 거라고 추측한다. 그렇다. 올바른 화장실 사용법 전파를 위해 설립된 협회가 존재한다. 소이퍼는 미국에도 화장실 협회가 있지만 거의 휴면상태로 활동은 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어떤 국가에서는 서서 소변을 보는 것이 종교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이슬람교를 꼽을 수 있다. 이슬람교에서는 하디스(예언자의 행동과 말, 그가 허용한 행위들로 일상생활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의 내용에 따라 남성이 더러운 소변과의 접촉을 피하도록 쪼그려 앉아 소변을 보는 것을 권장한다.

객관적으로 앉아서 소변보는 것이 여성스럽다고 여겨지는 이유는 여성들이 달리 배뇨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 행위가 본질적으로 여성스럽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근거 없는 성별 기준으로부터 나온 사회규범일 뿐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것이다: 앉아서 소변을 보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

Credit

  • 에디터 김민지
  • 번역 이연정
  • Bobby Box
  • 사진제공 Pair Srinrat/Shutterstock